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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값, 유가 재상승에 4040달러대로 하락…연준 금리 결정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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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값, 유가 재상승에 4040달러대로 하락…연준 금리 결정 촉각

사우디 정유시설 공격에 에너지발 인플레이션 우려…12월 금리 인상 가능성 부담
중국 저가 매수는 금값 지지·인도 수요는 관망…전문가들 올해 금값 전망 하향
지난 6월 10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의 금 거래업체 해턴가든메탈스에 금괴가 놓여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6월 10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의 금 거래업체 해턴가든메탈스에 금괴가 놓여 있다. 사진=로이터

국제 금값이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에 대한 공격으로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하자 약세를 나타냈다.

중동 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이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금 시장을 압박했다.

금값은 최근 온스당 4000달러(약 530만원) 아래로 떨어졌다가 저가 매수세에 힘입어 반등했지만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날 예정된 연준의 기준금리 결정과 다음 날 발표되는 미국 물가지표가 향후 금값의 방향을 가를 변수로 주목받고 있다.

28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국제 금 현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3% 내린 온스당 4046.62달러(약 536만원)를 기록했다.

미국의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도 0.4% 하락한 온스당 4060.10달러(약 538만원)에 거래됐다.

블룸버그통신은 금값이 최근 두 거래일 동안 일부 회복한 뒤 연준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4000달러선 위에서 좁은 범위의 등락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에 유가 1% 이상 상승…금값에는 악재


국제 금값이 다시 하락한 주요 원인으로는 국제유가의 반등이 꼽힌다.
국제유가는 28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정유시설에 대한 공격 소식으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1% 이상 상승했다.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 원유 공급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국제유가가 상승할 수 있다.

이번에는 이같은 유가 상승이 안전자산인 금의 투자 매력을 높이기보다 오히려 가격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높은 에너지 가격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우고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경제분석기관 캐피털이코노믹스의 하마드 후세인 기후·원자재 이코노미스트는 "유가 상승과 그에 따른 연준의 예상보다 강경한 통화정책 대응 가능성이 금값을 압박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은 이자나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는 자산이다.

따라서 시장금리가 오르면 채권 등 이자 수익을 제공하는 금융상품에 비해 금을 보유하는 데 따른 기회비용이 커진다.

중동 분쟁이 금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에너지 가격 상승이 금리 인상 전망을 강화하면 금값을 오히려 떨어뜨릴 수도 있는 것이다.

블룸버그도 중동 지역에서 상당한 양의 원유가 계속 공급되고 있음에도 미국의 이란 추가 군사공격 가능성과 이스라엘 총선 결과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국제유가를 떠받치고 있다고 전했다.

◇연준 28일 금리 동결 유력…12월 인상 가능성은 89%


금 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이날 발표될 연준의 기준금리 결정이다.

연준은 28일 오후 통화정책 회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 참가자들은 12월 기준금리 인상 확률을 89%로 반영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금리를 유지하더라도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 압력이 지속되면 연말에 추가 긴축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높은 에너지 가격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겠다는 중앙은행의 의지를 시장에 확인시켜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고 분석했다.

연준이 금리 동결을 결정하더라도 향후 통화정책에 관한 발언이 예상보다 강경하면 금값에는 추가적인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대로 추가 금리 인상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 금 시장의 부담이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독립 금융시장 분석가 니코스 차부라스는 미국의 물가지표가 예상보다 낮게 나오고 연준의 메시지가 시장 예상만큼 강경하지 않다면 금값이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29일 미국 PCE 물가지수 발표…추가 금리 인상 판단 변수


투자자들은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과 함께 29일 발표되는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에도 주목하고 있다.

PCE 물가지수는 연준이 물가상승률 2%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중요하게 살펴보는 인플레이션 지표다.

최근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 압력이 얼마나 지속될지가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물가 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나면 시장에서는 연준의 12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더 높게 반영할 수 있다.

반면 물가 둔화 흐름이 확인되면 추가 긴축에 대한 우려가 약해지면서 금값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 시장에서는 이번 금리 결정뿐 아니라 향후 미국 국채금리와 달러 가치의 움직임도 중요하게 보고 있다.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하면 금 보유에 따른 기회비용이 커지고 달러 강세는 다른 통화로 금을 매입하는 투자자들의 부담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AI 주식 급락에 금까지 매도…최근 회복세도 불안정


최근 금값 하락에는 에너지 가격과 금리 전망뿐 아니라 주식시장의 움직임도 영향을 미쳤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주 인공지능(AI) 관련 주식이 급락하자 일부 투자자들은 다른 투자에서 발생한 손실을 충당하기 위해 보유한 금을 매도했다.

금 시장에서도 매도 압력이 커지면서 금값은 약 3개월 만의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후 AI 관련 기술주가 반등하면서 다른 자산의 손실을 메우기 위한 금 매도 압력도 일부 완화됐다.

금값은 최근 두 거래일 동안 반등했지만 시장에서는 회복세가 안정적으로 이어질지에 대한 의구심이 남아 있다.

JP모건 프라이빗뱅크의 탕위쉬안 아시아 금리·외환 전략 책임자는 금 시장의 유동성이 여전히 부족하고 금리가 추가로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리가 정점에 도달할 때 금값도 확실한 바닥을 형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금값이 온스당 4000달러 아래로 내려갈 경우 기술적인 지지선이 거의 없어 시장이 여전히 취약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가계는 저가 매수…인도 소비자들은 추가 하락 기대


금값이 4000달러 아래로 떨어진 뒤 지속적인 급락을 피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실물 금 수요도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가계의 금 매입 수요는 최근 두 달 동안 증가했다.

금 가격이 고점에서 하락한 가운데 중국 본토 주식시장의 투자 매력이 떨어지면서 가계 자금 일부가 금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값 하락을 매수 기회로 판단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실물 수요가 가격을 지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인도에서는 소비자들이 금 매입을 늦추고 있다.

인도 최대 귀금속 정련업체에 따르면 현지 가계는 최근 금값 하락이 더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해 축제 기간에도 구매를 미루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세계 최대 인구를 가진 인도의 금 소비자들이 가격 하락을 예상하며 관망하는 반면 중국 가계는 저가 매수에 나서는 등 주요 시장의 수요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수요 차이는 국제 금값이 추가 하락할 경우 실물 매수세가 어느 정도 가격을 지지할 수 있을지를 판단하는 변수다.

싱가포르 화교은행(OCBC)의 크리스토퍼 웡 전략가는 단기적으로 금값이 추가 조정을 받을 위험이 남아 있지만 매도 압력이 완화되면 실물 수요가 가격을 지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금값이 보다 안정적인 상승세를 회복하려면 국제유가 하락과 인플레이션 둔화, 달러 약세, 미국 국채금리 하락이 함께 나타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올해 금값 전망 잇따라 하향…내년 회복 기대


최근 국제 금값의 불안정한 움직임은 전문가들의 가격 전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로이터가 실시한 전문가 조사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2026년 금값 전망치를 두 분기 연속 하향 조정했다.

미국 국채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달러가 강세를 나타내는 데다 기준금리도 예상보다 오랫동안 높은 수준에 머물 수 있다는 점이 주요 이유로 꼽혔다.

금은 올해 여러 차례 급격한 가격 변동을 겪으면서 안전자산으로서의 수요와 높은 금리에 따른 매도 압력이 동시에 작용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2027년에는 금값이 다시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금값에 대한 장기적인 기대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올해 남은 기간에는 금리와 달러 움직임이 가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백금과 팔라듐의 가격 전망도 하향 조정됐다.

로이터 조사에서 전문가들과 거래업자들은 2026년 백금과 팔라듐 가격 전망치를 세 분기 연속 낮췄다.

28일 귀금속 시장에서는 금과 함께 은, 백금, 팔라듐 가격도 하락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은 현물 가격은 1.2% 내린 온스당 53.73달러(약 7만1200원)를 기록했다.

백금은 0.5% 하락한 온스당 1532.49달러(약 203만원), 팔라듐은 0.4% 떨어진 온스당 1022.21달러(약 135만원)에 거래됐다.

국제 금값은 온스당 4000달러선을 회복했지만 높은 국제유가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상승세를 제한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실물 금 수요가 가격을 지지하고 있으나 유동성 부족과 금리 상승 가능성 때문에 시장의 불안정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로이터도 에너지 가격 상승이 연준의 통화정책 전망에 영향을 미치면서 금값에 하락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금 시장에서는 28일 연준의 금리 결정과 29일 미국 PCE 물가지수를 통해 추가 긴축 가능성을 확인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