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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일감 쌓은 한국 조선업, 인력은 44% 줄어…해외 조선소 확대에 고용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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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일감 쌓은 한국 조선업, 인력은 44% 줄어…해외 조선소 확대에 고용 충돌

- OECD 집계 10년 새 한국 노동력 44% 급감…주요 야드 외국인 비중 15% 기록
- 영국 해운 분석기관 MSI 경고…2028년 글로벌 선박 인도량 2025년 대비 2배 급증
- 원가 절감 위한 해외 생산 거점 확대에 공공 금융 '한국 일자리 잠식' 고민 부상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사진=한화오션이미지 확대보기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사진=한화오션

한국 조선업계가 사상 최대 수준의 수주 잔량을 채우며 활황을 누리고 있으나 현장에서는 2014년부터 2024년까지 10년 동안 노동 인력이 44% 줄어들며 생산 인력 공백을 겪고 있다.

해운 전문지 트레이드윈즈(TradeWinds)는 2026년 11월 5일(현지시각) 분석 기사에서 중국의 기술 추격과 인력난을 타개하기 위해 조선사들이 추진하는 해외 조선소 건립 전략이 한국 내 제조업 일자리를 줄일 수 있다는 모순을 안고 있다고 짚었다.

이러한 현장 인력 위축은 글로벌 선박 인도량이 2025년 대비 2배 수준으로 불어나는 2028년을 전후해 조선업계의 공기 관리와 원가 방어 능력에 부담을 안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 거점 해외 이전 둘러싼 금융 지원 논란

2026년 10월 26일 부산에서 개최된 '트레이드윈즈 글로벌 조선 포럼'에서는 한국 조선업이 직면한 제조 경쟁력 확보와 고용 유지 사이의 충돌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한국선급(KR)의 송강현 실장은 단순한 기술 우위만으로는 한국이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송강현 실장은 한 축이 기술이라면 다른 한 축은 저비용 제조 역량이라며, 한국이 보유한 기술력과 해외 생산 거점을 결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생산기지의 해외 구축을 둘러싸고 공공 금융 지원의 정당성 논란이 제기됐다. 박재연 한국무역보험공사 팀장은 포럼에서 국내 기업들이 한국 대신 필리핀 같은 해외에 조선소를 짓는다면 한국 노동자들은 삶의 터전에서 일자리를 잃게 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중국과의 제조 원가 격차를 좁히기 위해 추진되는 생산 거점 다변화가 한국 제조업 기반을 약화할 수 있다는 정책 금융 기관의 고민이 표면화된 셈이다.

이와 함께 조선사들은 중국과의 경쟁 속에서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미국 해군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사업과 특수선 건조 분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숙련공 44% 감소와 공급 과잉 경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에 따르면 한국 조선업 생산 인력은 2014년부터 2024년까지 10년 동안 44% 줄어들었다.

고강도 노동 환경으로 청년층 신규 유입이 줄어들면서 주요 조선소 전체 인력 가운데 외국인 노동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2023년 기준 15%까지 늘어났다. OECD는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스리랑카를 핵심 인력 공급국으로 명시했다.

해운 시장의 중장기 공급 부담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아담 켄트(Adam Kent) 마린 스트래티지 인터내셔널(MSI) 상무는 2028년 예정된 글로벌 선박 인도량이 2025년의 약 7500만GT(총톤수) 수준보다 2배가량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조선소 도크를 채운 수주 물량이 쏟아져 나오는 시점에 글로벌 물동량 둔화나 지정학 갈등이 겹칠 경우 공급 과잉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 환경이 냉각될 때 대규모 설비 확장에 투입된 금융 비용을 감당할 주체가 불분명하다는 점도 포럼 현장에서 제기됐다.

현장 안정화와 생산성 혁신의 과제


조선업계는 도크 회전율과 수익성이 숙련공 수급에 따라 좌우되는 가치사슬 구조를 지닌다. 2026년 들어 삼성중공업은 9월 23일, HD현대중공업은 10월 27일, 한화오션은 10월 29일에 각각 직영 노동조합과 임금 협상을 매듭지었으나, 협력업체 처우 격차 해소와 작업장 안전 확보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제조업 현장에서는 필리핀 야드 활용이나 미국 조선소 인수 등 일부 기업의 해외 거점 확보가 속도를 낼수록 한국 사업장의 일감 배분과 협력업체 생태계를 둘러싼 마찰이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다만 조선 현장의 인공지능 기반 설계와 로봇 용접 등 공정 자동화 도입 속도가 빨라져 인력 공백을 메우고, 글로벌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박 수요가 견조하게 뒷받침된다면 시장의 공급 과잉 우려는 누그러질 여지가 있다.

해운·조선업계 안팎에서는 대규모 선박 인도가 집중되는 2028년까지 한국 조선소들이 공정 병목 현상을 방지하면서 수익 구조를 유지할 수 있을지 차분히 지켜보는 분위기다.

해외 생산기지 활용을 통한 원가 절감과 한국 내 숙련 인력 기반 유지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확보하는 작업이 향후 수주 호황의 결실을 지켜내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