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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빅테크 로비 단체, 왜곡 통계로 美 무역대표부에 한국 공정위 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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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빅테크 로비 단체, 왜곡 통계로 美 무역대표부에 한국 공정위 제소

- 연례 무역장벽 보고서 의견서 접수 맞물려 과징금 불균형 앞세운 통상 압박 여론전
- 글로벌 독점 제재와 영세 기업 단순 합산 착시…공정위는 엄정한 사법 주권 고수
- 삼성전자·현대차 대미 투자 보조금 연계 노림수 속 美 의회 권력 지형이 완충 작용
미국 주요 테크 로비 단체들이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의 플랫폼 규제 입법을 저지하기 위해 왜곡된 과징금 비교 통계를 앞세워 자국 정부에 공식 조사를 요구했다. 이미지=제미나이4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주요 테크 로비 단체들이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의 플랫폼 규제 입법을 저지하기 위해 왜곡된 과징금 비교 통계를 앞세워 자국 정부에 공식 조사를 요구했다. 이미지=제미나이4

미국 주요 테크 로비 단체들이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의 플랫폼 규제 입법을 저지하기 위해 왜곡된 과징금 비교 통계를 앞세워 자국 정부에 공식 조사를 요구했다.

미국 매체 데일리프레서는 11월 6일(현지시각) 미국 경제 단체들이 연방 무역대표부(USTR)의 연례 국외 무역 장벽 보고서 작성 과정에 한국 공정위를 제소하는 의견서를 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대규모 현지 생산 기지를 구축하는 상황에서 터져 나온 이번 공세는 대미 투자 혜택을 볼모 삼아 한국 규제 당국을 길들이려는 통상 압박으로 풀이된다.

정례 무역장벽 보고서 겨냥한 미국 테크 진영의 여론전

미국 컴퓨터통신공업협회와 정보기술혁신재단 등 테크 기업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들은 지난주 USTR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한국 공정거래위원회가 미국 기업을 표적 삼아 차별 규제를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가 텍사스 반도체 시설에 수십억 달러를 투입하고 현대자동차가 조지아 전기차 단지를 조성하며 미국 내 보조금 혜택을 받는 사이, 한국에 진출한 미국 플랫폼 기업들은 이사회 국적 등을 이유로 과중한 행정 처분을 받고 있다는 논리다.

한국 정부와 공정위는 국적에 따른 차별은 없으며 사법 주권에 입각해 공정하게 법을 집행한다는 입장을 확고히 하고 있다.

다국적 기업에 부과된 과징금은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의 중대성과 천문학적 관련 매출액에 비례해 법에 따라 정당하게 산정된 결과다. 한국 측은 미국 주도 공급망 협력에서 수익성 보장과 관세 인하, 전문직 비자 발급 확대를 요구하며 통상 주권을 수호하고 있다.

모수 은폐한 과징금 격차 주장과 통계 착시의 실체


미국 로비 단체들은 공정위의 10년 치 집행 기록을 자체 분석한 수치를 압박 수단으로 내세웠다. 컴퓨터통신공업협회는 미국 기업이 한국 경제 활동 비중의 5% 미만을 차지하지만, 공정위가 부과한 전체 과징금의 약 25%를 분담했다고 분석했다.

정보기술혁신재단 역시 미국 기업 대상 평균 과징금이 2900만 달러(약 395억 5600만 원)에 달해 한국 기업 평균치인 140만 달러(약 19억 960만 원)의 20.7배에 이른다는 수치를 제시했다.

그러나 이런 비교는 표본 집단 자체를 왜곡한 산출 방식이다. 글로벌 플랫폼 기업의 수조 원대 매출을 바탕으로 산정한 시장지배력 남용 제재 처분과, 수천 개 한국 영세 기업이 연루된 단순 하도급 불공정 및 경미한 담합 사건의 평균값을 단순 비교해 격차를 부풀렸기 때문이다.

연구 기관 컴피티어가 공정위 규제로 양국에 약 1조 달러(약 1364조 원) 규모의 누적 피해가 발생한다고 발표한 분석 또한 미국 빅테크의 독점적 이익 감소를 양국 경제 전체의 손실로 호도한 수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미 투자 연계 압박과 미국 의회 권력 지형의 상쇄 변수


미국 재계는 구글, 메타, 넷플릭스 등이 협력자가 아니라 규제 표적으로 취급받고 있다며 비차별 원칙을 약속한 양국 합의 취지를 지키라고 촉구하고 있다.

수전 델베네 하원의원과 짐 조던 하원의원,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 유력 정계 인사들도 문제 제기에 동참하며 의회 차원의 대응을 예고했다. 미국 테크 로비 진영은 이를 통해 향후 대미 투자 기업에 대한 지원 조건 재검토를 행정부에 요구하겠다는 의도를 노골화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의회의 권력 구도가 일방적인 테크 로비의 관철을 제약하는 안전판으로 작동할 수 있다.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 지도부는 자국 빅테크의 시장 독점에 강력한 견제 기조를 이어온 데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청정에너지 보조금을 방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플랫폼 독점 규제에 비판적인 민주당의 통상 철학상 테크 기업들의 로비 논리가 미 의회 전체의 일방적 지지를 얻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USTR 보고서 발간을 전후해 양국 정부가 공식 통상 채널을 통해 사실에 기반한 규제 투명성을 입증하고 조율하는 실무 대응이 마찰을 차단할 기준점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