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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폰8 듀얼카메라, 왜 수직으로 배치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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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폰8 듀얼카메라, 왜 수직으로 배치했을까?

VR촬영시 가로모드 고려…부품 재배치 따른 변화일 수도
지난 19일 제품 정보 사전 유출로 유명한 소니 딕슨이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공유한 아이폰8의 뒷면. 듀얼 카메라 자리가 수직으로 파여 있다. 사진=소니 딕슨 트위터  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19일 제품 정보 사전 유출로 유명한 소니 딕슨이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공유한 아이폰8의 뒷면. 듀얼 카메라 자리가 수직으로 파여 있다. 사진=소니 딕슨 트위터
[글로벌이코노믹 이재구 기자]
왜 애플은 올가을, 또는 그 이후에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최신 아이폰8용 듀얼카메라를 수직으로 배치되도록 설계했을까? 최근 유출된 몇몇 아이폰8 설계도면은 아이폰8용 듀얼카메라가 수직으로 배치된 모습을 보여주면서 팬들의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또한 예상대로 일부 도면에서 나타난 뒷면으로 옮겨진 지문센서와 듀얼 카메라 수직 배열은 온라인 상에서 아이폰 팬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많은 아이폰팬들은 이같은 유출도면에 기반한 디자인 미학에 대해 아주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와관련, 폰아레나는 최근 상당히 설득력을 가지는 추론과 설명을 내놓았다.

◆팀 쿡이 말한 “모든 사람들을 위한” “거대한” AR을 준비중?

실마리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인터뷰에서 “모든 사람들을 위한” “거대한”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증강현실(AR)에 대해 말했다는 점에서 찾아 볼 수 있다.

AR과 가상현실(VR)은 모바일에서 많은 잠재력을 가진 급부상하는 기술이다. 팀 쿡은 이 특별한 인터뷰에서 VR을 칭찬하는데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았지만 AR과 VR양쪽 모두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어쨌든 간에 아이폰8에 관심을 갖는 고객들은 “수직으로 배치되는 카메라가 AR, 또는 VR과 어떤 연관성을 갖는가?”라는 궁금증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수평모드 촬영시 입체 비디오/이미지 효과 얻게 되나

이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대부분의 비디오콘텐츠가 수직 포맷에서 촬영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비디오를 보는 대다수 사람들은 종횡(세로 가로)화면비가 4:3이든 16:9이든, 또는 2:1(18:9)이든 간에 가로 방향으로 시청하게 된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일부 사람들은 자신들의 스마트폰을 갖고 세로모드로 촬영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는 대부분 세로로 휴대폰을 잡는 방식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일 이들이 가로로 촬영하는 것만으로 놀라운 스테레오(입체)동영상/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애플이 아이폰8용 듀얼 카메라를 수직으로 배치하려는 데에는 그럴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소비자들은 바로 이러한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다.

◆가로로 3D촬영시 나란히 배치돼 동시에 작동하는 2개의 카메라

만일 애플이 AR 및 VR과 관련해 진지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 입체적인 3D비디오 및 이미지를 가로방향으로 녹화할 수 있도록 하려 들 것이다. 즉 아이폰8에서는 듀얼카메라를 수직방향으로 설정하게 될 것이다.

달리 말해 이른바 수직(vertical)방식 카메라 배치는 아이폰8 카메라 사용자가 단말기를 세로로 길게 잡고 있을 때에만 수직이고 가로로 촬영할 때에는 수평인 것이다.

사용자들은 3D로 (가로)촬영시 피사체 심도를 만들어내기 위해 나란히 배치돼 동시에 작동하는 2개의 렌즈를 필요로 한다. 사람의 눈이 가로로 나란히 놓인 것과 마찬가지다.

하지만 휴대폰 뒷면에 지금처럼 수평으로 정렬된 2개의 카메라가 배치된다면 이를 가지고는 가로모드 3D촬영을 할 수 없게 된다. 이 경우 카메라를 가로로 돌리면 렌즈들이 가로로 나란히 놓이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휴대폰에서 VR 비디오를 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이를 VR 헤드셋에 놓고 눈앞에서 수평방향으로 보는 것이기 때문에 수직으로 입체비디오나 이미지를 찍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되기 때문이다.
스티브 헤머스토퍼(@Onleaks)가 지난달 26일 트위터를 통해 새로운 아이폰8 설계도면 뒷면의 모습이라는 사진을 공유했다. 사진=@Onleaks이미지 확대보기
스티브 헤머스토퍼(@Onleaks)가 지난달 26일 트위터를 통해 새로운 아이폰8 설계도면 뒷면의 모습이라는 사진을 공유했다. 사진=@Onleaks

이젠 이 논란속의 아이폰8 듀얼카메라 수직 배치에 대한 정당성을 확인하기 위해 애플이 자체적으로 VR헤드셋을 개발중인지, 그런 AR/VR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에 대해 확인해 볼 차례가 됐다.

불행히도 아직 합당한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애플이 아이폰8을 내놓을 때까지 이 아이디어를 폐기할 수도 있으며, 그에따라 아이폰7플러스처럼 수평카메라 배열로 나올 수도 있다는 점이다.

애플은 이같은 특별한 카메라 (수직)배치를 시험해 봐야 할 다른 이유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단말기 내부 부품 재배치따른 변화일 수도

내부 요인들로 인해 단말기 내부 부품들을 재배열할 필요가 있을 수도 있다. 만일 대부분의 소문을 믿는다면 아이폰8은 앞면 화면에 있던 물리적 홈버튼과 지문센서가 화면 밑에 심어지며, 화면 전후 좌우의 베젤이 거의 없는 설계로 이뤄진다. 이는 엄청난 변화로서 단말기 설계에 약간의 조정이 이뤄져야 할 필요성이 생기게 될 것이다.

앞서 나온 LG 옵티머스3D역시 수직 배열 방식의 듀얼카메라를 설정해 가로방향의 동영상과 이미지를 찍어 3D지원 디스플레이에서 곧바로 볼 수 있도록 한 바 있다.

그러나 아이폰8에서의 3D비디오는 VR헤드셋없이도 특별한 디스플레이 형태에서 3D를 볼 수 있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옵티무스 3D로 이 작업을 수행했다. 지난 2011년에 이 기술은 특별히 좋은 적용 사례는 아니었다. 하지만 닌텐도는 3DS 게임기에서 이 작업을 수행한 바 있다.

이 두 단말기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난 문제는 입체감 효과가 얼마나 사용자의 시각적 움직임을 제한하느냐 하는 것이었다.

이 문제는 이후 화면을 보는 눈의 위치에 따라 그때그때 원근감을 조정해 주는 머리/눈 추적 방식을 통해 해결됐다. 하지만 이 기술에는 여전히 단점이 있다.

이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이 기술이 고해상도에서 3D효과를 주는 데 필요한 상당한 양의 정보처리 능력이다. 애플이 이러한 기술적 위험을 감수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AR앱 심도 측정용일 가능성도 있어

2개의 카메라가 제공할 서비스의 또다른 목적은 아이폰8이 AR애플리케이션의 심도를 측정하도록 돕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사실 애플이 3D인식 기술을 넣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는 소문이 들리고 있다. 물론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기능 적용이 내년도 모델로 밀릴지도 모른다고 보도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애플이 VR·AR, 또는 안경없는 3D여부에 상관없이 애플이 수직배열식 카메라 사용을 결정했다면 내부 부품 재배치 이상의 뭔가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달 아이폰8용 뒷면 제작용으로 알려진 유출된 설계 도면이 유출됐다. 사진=웨이보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달 아이폰8용 뒷면 제작용으로 알려진 유출된 설계 도면이 유출됐다. 사진=웨이보

애플은 좋은 디자인을 계속해서 강조해 오면서 제품을 친숙하고 현재적인 것으로 만들어 온 기업을 잘 알려져 있다. 따라서 아이폰8에 수직으로 된 듀얼카메라가 들어간다는 것은 ‘다른 제품이기 때문에’, 또는 ‘도중에 나왔기 때문에’라는 이유 이상의 또다른 어떤 이유가 있어야 한다.


이재구 기자 jk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