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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끊이지 않는 악재…잃어버린 신뢰 회복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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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끊이지 않는 악재…잃어버린 신뢰 회복 숙제

새해부터 서비스 장애 진땀…스톡옵션 논란 대표 교체 진통
남궁훈 대표 내정자 "신뢰 회복 위해 ESG 경영 전념할 것"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 사진=카카오이미지 확대보기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 사진=카카오
카카오가 지난해부터 골목상권 침해와 갑질, 임원진 비리, 서비스 장애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카카오는 지난 3일 QR체크인과 카카오맵, 뉴스 등 다수의 서비스가 약 1시간 동안 먹통이 되는 일이 있었다. 특히 이날 서비스 장애 시간은 점심시간 직전인 오전 11시 20분부터 12시 35분까지 지속돼 점심시간 식당을 이용하려는 직장인과 자영업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또 이날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넷플릭스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적용대상을 발표했다. 넷플릭스법은 부가통신사업자에게 서비스 안정화 의무를 부과하는 법이다. 과기정통부 장관은 부가통신사업자에 서비스 장애가 발생할 경우 서비스 안정을 위한 조치 관련 자료 제출을 요청할 수 있다.

올해 적용대상에는 구글과 넷플릭스, 메타, 네이버와 함께 카카오도 포함됐다. 이 같은 적용대상을 발표한 날 카카오의 서비스 장애가 발생하면서 올해 ‘넷플릭스법’의 1번 대상자가 될 처지에 놓였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주요 부가통신 서비스의 안정성 확보를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 따르면 장애 발생 시 사실관계, 원인을 파악해 자료를 제출하게 돼 있다. 카카오 장애와 관련해 해당 조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에는 카카오페이 대표이자 차기 카카오 대표이사 내정자인 류영준 대표가 스톡옵션 행사 논란으로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류영준 전 대표와 카카오페이 주요 경영진들은 지난해 12월 스톡옵션을 행사에 얻은 주식 전량을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해 900억원 규모의 차익을 챙겼다. 이 때문에 카카오페이 주가가 폭락하면서 주주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류 전 대표는 "경영진들의 스톡옵션 행사와 매도로 인해 불편한 감정을 느끼셨을 모든 분께 송구하다. 상장사 경영진으로서 가져야 할 무게와 책임감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해보는 계기가 됐으며 앞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사과한 바 있다.

또 지난해에는 골목상권 침해와 금산분리 위반 논란이 제기돼 몸살을 앓기도 했다. 당시 카카오는 ▲골목상권 논란 사업 철수 및 혁신 사업 중심으로 재편 ▲ 파트너 지원 확대를 위한 기금 5년간 3000억원 조성 ▲케이큐브홀딩스 사회적 가치 창출 집중 등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케이큐브홀딩스는 카카오 그룹의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으나 금융업 비중이 95%를 차지해 금산분리 위반 논란이 제기됐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를 바탕으로 카카오의 금산분리 위반에 대해 조사 중이다.
이 같은 논란이 지속되면서 카카오의 주가도 반년새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6월 17만3000원까지 올라있던 카카오 주가는 7일 8만8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11월 상장 직후 최대 24만8500원까지 올랐으나 7일 12만8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카카오는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대대적인 개편에 나선다. 먼저 오랫동안 유지된 공동대표 체제에서 벗어나 남궁훈 미래 이니셔티브 센터장의 단독 대표 체제로 개편한다.

남궁훈 대표 내정자는 한게임 창립 멤버로 NHN USA 대표, CJ인터넷 대표, 위메이드 대표를 거쳐 2015년 카카오에 합류했다. 이후 엔진과 다음게임이 합병하며 출범한 카카오게임즈의 각자대표를 맡아 카카오게임즈가 글로벌 종합 게임사로 발돋움하는데 큰 역할을 해왔다.

지난해 12월에는 카카오 공동체의 미래 10년을 준비하는 조직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으로 선임돼 카카오 공동체의 글로벌 시장 공략과 미래먹거리 발굴을 준비해왔다.

남궁훈 대표 내정자는 "사회가 카카오에 기대하는 역할에 부응하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큰 책임감을 갖고 ESG 경영에 전념할 것"이라며 “메타버스 등 미래기술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 글로벌로 카카오의 무대를 확장하고 기술 기업 위치를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카카오가 오랫동안 쌓아온 사회의 신뢰를 많이 잃고 있는 것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회복해 나갈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일지 고민을 거듭해 보았다. 사회가 우리에게 기대하던 미래지향적 혁신과, 지금의 카카오 규모에 요구되는 시스템 구현 두 가지가 다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미래 비전과 포용적 성장을 고민하는 ESG 경영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