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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OTT] 넷플릭스·티빙도 피하지 못한 출연자 도덕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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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OTT] 넷플릭스·티빙도 피하지 못한 출연자 도덕성 논란

대마초·학폭·음주운전·표절 등 논란 다수
TV 방송과 다른 특성에 대응도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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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에 힘을 싣던 넷플릭스가 뜻밖의 악재를 연이어 맞고 있다. 여기에 티빙까지 오리지널 예능의 출연자 논란이 터지면서 OTT 업계에 출연자 도덕성 논란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배우 유아인의 대마초 양성반응으로 영화 '승부'와 드라마 '종말의 바보', '지옥' 시즌2 등 공개 대기 중이던 그의 출연작들이 타격을 입게 됐다.

4분기 공개 예정인 드라마 '종말의 바보'나 아직 촬영을 시작하지 않은 '지옥' 시즌2의 경우 타격이 덜할 수 있지만 2분기 공개를 앞둔 영화 '승부'는 직격탄을 맞게 됐다. 현재 넷플릭스 한국영화의 공개 일정을 살펴보면 17일 '스마트폰을 잃어버렸을 뿐인데', 3월 31일 '길복순'을 공개한다. 이에 따라 '승부'는 4월 말이나 5월 초 공개가 유력한 상황이었다.

아직 유아인의 혐의에 대한 경찰조사 결과가 나오진 않았지만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예정대로 작품을 공개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 작품에 대한 이 같은 논란은 이전에도 있었으나 유아인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지난해 공개한 예능 '테이크 원'에서는 출연자 유희열의 표절 논란이 있었으나 법적 처벌을 받은 사항이 아닌 만큼 공개는 예정대로 이뤄졌다.

또 드라마 '사냥개들'은 촬영 중 출연배우 김새론의 음주운전 사고가 터지면서 작품에서 하차했다. '사냥개들'은 급하게 각본을 수정해 새로운 캐릭터로 촬영을 진행했으며 일정을 연기한 끝에 올해 2분기 공개할 예정이다.

앞선 두 작품에 비하면 '승부'는 넷플릭스 자체 제작이 아니라 극장 개봉용으로 제작한 영화를 넷플릭스가 사들인 경우에 해당된다. 또 유아인은 이병헌과 함께 주연으로 참여하는 만큼 후편집은 아예 불가능한 상황이다. 현재 넷플릭스는 '승부'의 공개 일정에 대해 논의 중이다.

2분기 공개 예정인 영화 '승부'는 유아인의 대마초 혐의로 일정 연기가 불가피해졌다. 사진은 영화 '승부' 스틸컷. 사진=넷플릭스이미지 확대보기
2분기 공개 예정인 영화 '승부'는 유아인의 대마초 혐의로 일정 연기가 불가피해졌다. 사진은 영화 '승부'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승부'뿐 아니라 현재 방송 중인 '피지컬:100'에서도 출연자의 학교폭력 논란이 터지면서 이미지에 타격을 입게 됐다. 해당 출연자는 '피지컬:100'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며 퀘스트4까지 생존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되면서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으며 프로그램 역시 영향을 받게 됐다. 현재 가해자로 지목된 참가자는 SNS 댓글 기능을 막은 상태다.

해당 참가자의 출연분은 모두 방송된 상태지만 OTT의 특성상 언제든지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어 재편집 가능성은 남아있다. 넷플릭스 측에 따르면 현재 해당 참가자와 제작진이 소통 중인 만큼 후속조치가 이뤄질 가능성은 열려있는 상태다.

출연자의 도덕성 논란은 넷플릭스뿐 아니라 티빙까지도 확대되고 있다. 다음달 8일 공개를 앞둔 예능 '더 타임 호텔'에서는 '신사임당'으로 활동했던 유튜버 주언규가 콘텐츠 표절 논란에 대해 인정하고 자숙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5일 리뷰엉이는 영상을 통해 '우주고양이 김춘삼'이라는 유튜버가 자신의 영상 제목과 썸네일 화면, 내용 등을 복사해놓은 수준으로 표절한다고 밝혔다. 김춘삼은 이와 관련해 주언규와 인터뷰하며 이 같은 사실을 시인했고 주언규는 이 같은 발언에 대해 동조했다.

리뷰엉이는 김춘삼과 함께 인터뷰어 주언규에 대해 "이 남자는 자신의 도둑질 노하우를 강연하러 다니면서 후학 도둑들을 양성하고 돈을 벌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언규는 리뷰엉이의 영상이 올라온 15일에 사과문을 올리고 모든 인터뷰이의 영상을 비공개 처리했다. 주언규는 "초보 시절 김춘삼은 저의 강의를 듣고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다"며 "이후 저보다 더 빠르게 유튜브 조회수를 올리게 됐다는 말을 듣고 제가 모르는 노하우를 알려 달라고 부탁했다. 그래서 문제의 인터뷰 영상이 올라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이번 문제는 단순한 김춘삼의 문제가 아니라 저의 잘못이기도 하기에 저도 자숙의 시간을 갖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주언규가 출연하기로 한 예능 '더 타임 호텔'도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더 타임 호텔' 측은 최근 본지와 통화에서 "공개 일정에 대해서는 논의 중이다.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다음달 8일 공개 예정인 티빙 '더 타임 호텔'은 출연자 주언규의 표절 논란으로 공개일정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 사진은 '더 타임 호텔' 포스터. 사진=티빙이미지 확대보기
다음달 8일 공개 예정인 티빙 '더 타임 호텔'은 출연자 주언규의 표절 논란으로 공개일정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 사진은 '더 타임 호텔' 포스터. 사진=티빙

이 밖에 당초 올해 공개 예정이었던 드라마 '빌런즈'도 출연배우 곽도원의 음주운전으로 타격을 입게 됐다. '빌런즈'는 초정밀 위조지폐를 두고 악인들이 싸우는 드라마로 유지태, 이범수, 이민정 등이 출연할 예정이었다.

지난해 8월 31일까지 모든 촬영을 마치고 올해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곽도원의 음주운전 여파로 무기한 연기하게 됐다. 특히 곽도원이 맡은 역할인 비리형사 장중혁은 극 중 주요 캐릭터로 편집을 통한 분량 조절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의 경우 글로벌 공개를 기준으로 한 만큼 출연자 도덕성 논란에 대해서는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국내에 비하면 해외에서는 출연자 도덕성을 엄격하게 보지 않거나 관련 소식에 대해 모르는 만큼 한국 외 지역을 중심으로 시청시간을 끌어올 수 있다.

반면 티빙은 파라마운트 플러스와 함께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아직 국내 시청자들을 중심으로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다. 이 때문에 출연자의 도덕성에 대해서는 예민할 수밖에 없다.

이 밖에 구독자를 중심으로 콘텐츠를 공급하는 만큼 TV 방송보다는 폐쇄적이지만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다는 점은 시청자들에게 불편함을 더 오래 지속시킬 수 있다.

특히 넷플릭스와 티빙은 국내 1, 2위 OTT 플랫폼인 만큼 SNS를 중심으로 화제성이 크다. 이 때문에 출연자의 도덕성이 콘텐츠에 미치는 영향이 방송과는 다른 의미로 크게 작용한다.

한편 넷플릭스는 '승부'의 공개 일정을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넷플릭스는 영화 '페르소나'나 드라마 '더 패뷸러스'에 대해 외부 요인으로 공개 일정을 조정한 바 있다.

'페르소나'의 경우 당시 강원도에 대규모 산불이 발생한 가운데 극 중 산불장면이 포함돼있어 일정을 조정했다. '더 패뷸러스' 역시 극 중 이태원 파티 장면이 포함된 가운데 지난해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면서 공개 일정을 조정했다.

다만 위 두 작품의 경우 공개 연기 일정이 길지는 않았으나 '승부'의 경우 유아인의 경찰조사 여부에 따라 공개 연기 기간이 더 길어질 수도 있다.

티빙 오리지널 '더 타임 호텔'도 일정을 다소 조정할 수 있다. 출연자 중 1명인 주언규의 분량에 대해 조정을 하기 위한 편집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