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자사 제품의 기본 검색엔진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빙(Bing)을 설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즈와 브라질 언론 올하르 디지털(OLHAR DIGITAL)이 16일(현지시간) 전했다.
외신은 "삼성전자의 계약으로 인해 구글이 연간 30억달러(약 4조원)의 수익이 위태로워질 전망"이라면서 "삼성전자의 위협에 대한 구글의 대응은 패닉 상태였다"고 강조했다.
실제 빙은 MS의 검색엔진이지만 구글 검색엔진에 밀려 시장점유율이 3%대에 불과하다. 시장조사기관인 스탯카운터(Statcounter)의 지난해 5월 데이터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6개의 검색엔인 기준으로 △구글 92.48% △빙 3.08% △야후! 1.05% △얀덱스(YANDEX) 1.05% △바이두(Baidu) 0.79% △덕덕고(DuckDuckGo) 0.62%로 조사됐다.

여전히 구글이 세계 검색엔진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하지만 MS는 자연어 처리 인공지능(AI) 모델 '챗GPT'를 만든 오픈AI와 제휴를 통해 보다 빠르고 정확성이 뛰어난 프로메테우스 AI모델'을 만들고, 이를 빙에 접목시켰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도 이를 통해 "검색의 새 시대를 열겠다"고 공언할 정도로 빙은 현재 세계인의 관심을 받는 검색엔진이다.
삼성전자가 빙 검색엔진의 가능성을 보고 계약을 변경하려고 하는 것인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지만 외신은 "아직 계약이 협상 중이므로 삼성전자가 구글과의 계약을 유지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특별한 입장이 없다"고 답했다.
한편 구글도 파트너사의 이탈을 막기 위한 조치에 들어갔다. 외신 '더 타임스'는 구글이 기존 검색엔진도 AI 기능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다고 전했다.
라라 레빈(Lara Levin) 구글 대변인은 "2022년 11월 오픈AI가 챗GPT를 시연한 이후 Google의 경쟁은 시간과의 싸움이며, 특히 챗GPT와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그로부터 2주 후, 검색엔진 팀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AI 제품 개발을 시작했다" 전했다.
이 대변인은 또 "구글은 파트너에게 구글을 선택해야 할 더 많은 이유를 제공하기 위해 검색엔진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면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업체는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다른 회사의 기술을 자유롭게 채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구글은 챗GPT와 빙에 대항하기 위해 AI 기반 챗봇 바드(Bard)를 지난달 서둘러 공개했으나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보여줘 시장에서 혹평받았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