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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OTT] 韓 오리지널 콘텐츠, 더 높은 곳을 바라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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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OTT] 韓 오리지널 콘텐츠, 더 높은 곳을 바라봐야

넷플릭스 비영어권 1위 "익숙"…프렌차이즈 IP 확보 위한 개발 이뤄져야
공개 3일만에 넷플릭스 비영어권 TV쇼 1위에 오른 '택배기사'. 사진=넷플릭스 TOP10이미지 확대보기
공개 3일만에 넷플릭스 비영어권 TV쇼 1위에 오른 '택배기사'. 사진=넷플릭스 TOP10
이제 한국 드라마가 넷플릭스에서 1위를 하는 일은 흔한 일이 됐다. 심지어 넷플릭스 TOP10 사이트에서는 지난 8~14일 기준 비영어권 TV쇼 순위에서 한국 드라마 '택배기사'와 '닥터 차정숙'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택배기사'는 중남미와 유럽, 아시아 등 전세계 주요 국가에서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린 반면 '닥터 차정숙'은 아시아 지역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특히 홍콩,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일부 국가에서는 1위까지 오르며 저력을 과시했다.

드라마뿐 아니라 영화 역시 범상치 않은 대접을 받고 있다. '정이'는 한때 비영어권 영화 1위에 오른 적도 있으며 베니스 영화제에 출품됐던 '길복순'은 7주째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현재 넷플릭스 TOP10에서는 23주째 10위권 내에 있는 '서부전선 이상 없다'에 이어 두 번째로 오래 10위권 내에 버티는 영화다.

이제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는 넷플릭스에 공개만 했다 하면 상위권에 오르는 검증받은 콘텐츠가 됐다. 이는 역대 넷플릭스 비영어권 TV쇼 순위에서 10위권 내에 4편('오징어 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 '더 글로리',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을 올린 대한민국에게는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이제는 에미상에서도 몇 개의 트로피를 가져올 수 있게 됐고 한국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들이 미국과 유럽에서도 셀럽의 대접을 받는 위치에 놓였다. 한국 드라마가 세계 시장에서 이 정도 위치에 오르게 됐다면 이제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생긴다. 한국 드라마가 넷플릭스 비영어권 차트를 넘어 더 높은 곳으로 간다면 어디로 갈 수 있을까?

현재 비영어권 드라마 1위인 '택배기사'의 시청시간은 3122만 시간이다. 영어권 드라마와 통합한다면 '샬럿 왕비: 브리저튼 외전'(1억5868만 시간), '파이어플라이 레인' 시즌2(3190만 시간)에 이어 3위다. 이 같은 패턴은 최근 들어 꾸준히 반복되고 있다.

영어권 콘텐츠의 인기가 넘기 힘든 벽인 것은 분명하다. 특히 '오징어 게임', '기묘한 이야기'와 함께 넷플릭스의 대표 프렌차이즈인 '브리저튼'의 IP를 활용한 드라마라면 1위 자리를 내줘도 이상하지 않다.

넷플릭스 역대 최고 성공작인 '오징어 게임'은 2024년께 시즌2를 공개할 예정이다. 사진=넷플릭스이미지 확대보기
넷플릭스 역대 최고 성공작인 '오징어 게임'은 2024년께 시즌2를 공개할 예정이다. 사진=넷플릭스

그러나 가끔은 한국어로 제작된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의 인기가 영어권 콘텐츠를 뛰어넘는 날을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실제로 '오징어 게임'이 기록한 16억5045만 시간(공개 후 첫 28일 기준)은 영어권 드라마 1위인 '기묘한 이야기' 시즌4가 기록한 13억5209만 시간보다 많다. 지금까지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모든 오리지널 드라마를 통틀어 가장 많이 본 드라마가 '오징어 게임'이라는 의미다.

지금까지 넷플릭스가 만든 모든 프렌차이즈 IP는 왕성하게 새로운 시즌과 스핀오프 콘텐츠로 재생산되고 있다. '기묘한 이야기'는 시즌4까지 나왔고 '종이의 집'은 파트5와 함께 한국 리메이크까지 나왔다. '브리저튼' 역시 새 시즌과 스핀오프로 풍부하게 나오고 있고 차세대 프렌차이즈 IP인 '웬즈데이' 역시 일찌감치 새 시즌을 확정지었다.

'오징어 게임'과 '지금 우리 학교는'도 새 시즌을 확정 짓고 제작 준비가 한창이다. 이들 외에 'D.P'와 '스위트홈'도 올해 안에 새 시즌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 얘기인 즉슨 아직 우리나라 오리지널 콘텐츠 중에서는 롱런을 확정지을 프렌차이즈 IP가 없다는 의미다.

비영어권 콘텐츠 중 넷플릭스를 먹여 살린 대형 프렌차이즈 IP는 '종이의 집'이 유일하다. 후속 시즌과 리메이크까지 활발하게 제작하며 빠르게 글로벌 성공작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 콘텐츠의 유일한 약점은 프렌차이즈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현재 극장가에서도 프렌차이즈 IP는 '범죄도시'가 거의 유일하다.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처럼 다양한 형태로 수익을 낼 수 있고 시리즈를 보장할 수 있는 IP의 확보가 절실하다.

올해 공개하는 '스위트홈' 시즌2 스틸컷. 사진=넷플릭스이미지 확대보기
올해 공개하는 '스위트홈' 시즌2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는 앞으로 4년간 한국 콘텐츠 시장에 3조2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는 콘텐츠 인프라를 풍부하게 하는 것과 동시에 프렌차이즈 IP를 확보하겠다는 의도다. '오징어 게임'과 '지금 우리 학교는' 모두 이 같은 가능성이 큰 작품들이다. 프렌차이즈 IP 확보는 한국 콘텐츠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이는 넷플릭스뿐 아니라 국내 OTT와 극장가에도 중요한 화두가 된다. 이달 말 개봉을 앞둔 '범죄도시3'은 벌써 팬들의 기대가 큰 작품이다. 올해 들어 개봉한 한국영화 중 손익분기점을 넘긴 작품이 단 하나도 없는 가운데 '범죄도시3'은 이 숙원을 풀어줄 유일한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기에 류승완 감독은 새로운 빌런으로 정해인을 합류시킨 '베테랑2'를 준비 중이다. 그리고 김한민 감독은 '이순신 장군 프렌차이즈'의 마지막 영화인 '노량: 죽음의 바다'를 준비하고 있다.

웨이브와 티빙, 왓챠 모두 프렌차이즈로 성공시킬 수 있는 좋은 IP를 확보하고 있다. 웨이브의 '약한영웅'이나 '모범택시', 티빙의 '술꾼도시여자들', 왓챠의 '시맨틱 에러'. 이 같은 콘텐츠를 다양한 형태로 빠르게 개발해서 팬층을 지속적으로 유입시키고 잡아두는 것은 치열해지는 콘텐츠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숙제가 될 것이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