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인 요금제 가입자 이동 확대될 듯…합리적인 요금·혜택 마련 절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4월 무선통신서비스 가입자 현황에 따르면 4월 기준 알뜰폰(MVNO) 가입자 수는 1389만2137명이다. 올해 들어 월평균 알뜰폰 가입자 증가세가 25~30만명 수준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하면 5월에는 1400만명 돌파가 확실시되고 있다.
이는 올해 1월 1300만명 돌파 이후 5개월 만에 이룬 성과로 1200만명에서 1300만명에 이르는 데 6개월 걸린 것에 비하면 속도가 더 빨라졌다.
특히 통신사에서 알뜰폰으로 번호이동하는 가입자도 큰 폭으로 늘고 있어 알뜰폰의 상승세는 더 가파를 전망이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달 알뜰폰으로 번호이동한 이용자는 29만1766명으로 전월 대비 17.9%가 늘었다.
통신 3사의 경우 SK텔레콤은 10만2358명, KT는 6만2179명, LG유플러스는 7만606명으로 단순히 번호이동 가입자 수만 따져도 통신 3사의 합계보다 많은 편이다. 여기에 알뜰폰에서 알뜰폰으로 이동한 가입자를 제외한다면 통신 3사에서 알뜰폰으로 이동한 가입자만 11만7513명에 이른다. 이는 전월 대비 2만758명 늘어난 수준이다.
이 같은 성과는 합리적인 요금제를 찾는 이용자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여기에 발맞춰 알뜰폰 사업자들 역시 공격적인 요금제로 이용자들을 끌어오는 데 집중하고 있다.
LG헬로비전 헬로모바일은 지난 14일 3만원대 5G 요금제를 선보였다. 이번 요금제는 월 3만7000원에 음성통화와 문자가 무제한이고 데이터는 12GB가 제공된다. 데이터를 모두 소진한 다음에는 1Mbps의 속도로 계속 이용할 수 있다.
이보다 앞서 이달 초 KT엠모바일은 월 1만원대에 52.5GB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LTE 요금제를 선보였다. KT엠모바일은 이용자의 90%가 LTE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고 정량 요금제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해당 요금제를 내놨다고 밝혔다.
알뜰폰 업계 1, 2위 사업자가 공격적인 요금제 마케팅을 펼치면서 업계 전반에 요금제 경쟁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KB리브엠을 시작으로 금융권의 알뜰폰 시장 진출이 확대되면서 신규 사업자와 기존 사업자의 요금 경쟁이 불붙을 전망이다.
이에 통신 3사도 이 같은 추세에 대응해 당장 알뜰폰 사업자에 5G 요금제 도매제공을 확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54GB, 74GB, 99GB 구간 등 신규 5G 중간요금제 도매 제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KT는 23일부터 50GB, 70GB, 90GB 3종을 제공하고 LG유플러스는 현재 50GB, 80GB, 95GB, 125GB 구간 요금제를 서비스 중이다.
다만 통신 3사의 실질적인 서비스 이용자가 사실상 정체된 만큼 이에 대한 전략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4월 무선통신 서비스 이용자 수가 3098만1919명으로 전월 대비 23만명 이상 늘었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인 것으로 올해는 3~7만명의 증가세를 보였고 지난해에는 전월 대비 사용자가 줄어든 때도 있었다. KT는 1754만4910명으로 사용자 수가 사실상 정체된 상태이며 LG유플러스는 1634만3262명으로 매달 8~10만명 가량 증가하고 있다.
앞서 통신 3사는 3~4월 사이 요금제를 세분화하고 특히 30~100GB 사이 데이터 제공 구간을 세분화하고 이용자의 연령대와 소비성향에 맞는 맞춤 요금제를 대거 확보했다. 그러나 5G 맞춤 요금제의 경우 평균 6만원 이상인 만큼 알뜰폰과는 가격 경쟁을 하기 어렵다.
통신 3사는 우선 각종 프로모션과 멤버십 혜택을 통해 가입자를 확보한다는 계획이지만, 통신 서비스 안정성과 합리적인 요금제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가입자 우위를 알뜰폰에 내줄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인 만큼 통신비를 아끼기 위해 저렴한 요금제로 이용자가 몰리고 있다"며 "통신 3사가 자사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이용자들을 설득시키지 못한다면 가입자를 빼앗기는 일은 막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