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필드' 한국어 미지원 논란 2개월만에 구인 개시
아랍어 등 주요 언어 여럿 배제…국내외 비판 이어져
아랍어 등 주요 언어 여럿 배제…국내외 비판 이어져

제니맥스 미디어는 최근 공식 구인 페이지를 통해 '현지화 프로듀서' 공개 모집에 나섰다. 제품 번역과 현지 마케팅, PR 등을 총괄하는 자리로, 언어 자격 요건에 영어 외에도 한국어·아랍어가 포함됐다.
한국과 아랍 지역은 최근 제니맥스 산하 핵심 게임사 베데스다 소프트웍스가 대형 차기작 '스타필드' 출시 과정에서 현지화 미지원 논란에 시달렸던 지역이다.
제니맥스는 MS가 콘솔 게임 기기 엑스박스(Xbox)를 앞세운 게임 사업을 보강하기 위해 2020년 9월 인수한 업체다. 당시 MS가 투자한 금액은 75억달러(약 10조원)로 게임계에 유례 없던 '빅 딜'로 주목받았다.
베데스다는 제니맥스 산하 게임사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IP 홀더'로 이름 높은 핵심 업체였다. 1986년 설립된 이래 판타지 RPG '엘더스크롤', 포스트 아포칼립스 RPG '폴아웃' 등 AAA급 게임 시리즈 2종을 꾸준히 개발해왔다.

스타필드는 MS의 제니맥스 인수가 마무리된 후 처음으로 출시되는 베데스다의 게임이자, 엘더스크롤·폴아웃에 이은 세 번째 플래그십 제품이 될 것으로 기대받았다. MS 역시 스타필드를 Xbox 플랫폼의 핵심 차기작으로 선전했고, 국내에서도 한국어 공식 페이지를 선보이는 등 여러 차례 마케팅을 진행했다.
MS는 스타필드의 출시 목표 시점을 올해로 확정지은 후 지난 6월, 온라인 쇼케이스 '스타필드 다이렉트'를 열고 장장 45분에 걸쳐 게임을 상세히 소개했다. 해당 영상은 유튜브 기준 44개 언어 자막을 지원했고 여기엔 한국어 역시 포함됐다.
그러나 실제 공식 브랜드 페이지에선 영어·프랑스어·독일어·이탈리아어·스페인어·폴란드어·포르투갈어·일본어·중국어(간체) 9개 언어만을 지원하는 것으로 확인돼 국내와 아랍 양국에서 '패싱' 논란이 일었다.
연합뉴스가 올 6월 공개한 인터뷰 기사에 따르면 필 스펜서 MS 게임사업부 대표는 "한국 기업들과의 파트너십, 한국 시장의 독특한 강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출시가 불과 3개월 남은 스타필드 현지화 출시에 관한 질문에 "아직 논의가 끝나지 않았다"며 직접적인 답변을 회피했다.

국내외 업계인들은 MS를 향한 성토에 나섰다. 프랑스 게임사 유비소프트의 한국 지사는 '스타필드 다이렉트' 직후 열린 자체 게임 쇼케이스 '유비소프트 포워드' 영상에 "본 영상에 소개된 모든 게임들은 한글화해 발매된다"며 이번 사건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미국의 MS 전문 매체 윈도 센트럴에서도 스타필드의 현지화 관련 논란을 지적했다. 제즈 코든 기자는 해당 기사에서 "세계 게이머 시장을 공략하겠다던 MS와 Xbox가 정작 3억5000만명의 아랍어 인구, 7500만명의 한국어 인구와 사우디아라비아·한국이라는 주요 시장을 건너뛴 것은 황당한 선택"이라고 혹평했다.
이번 현지화 프로듀서 공개 모집이 스타필드의 공식적인 한국어 지원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정식 출시일이 얼마 남지 않았고, 구인 페이지에는 '스타필드' 관련 언급은 없었다. 특히 자격 요건에서 아랍어·한국어 능력에 대해 '필수는 아님(Not Essential)'이라고 명시됐다.
제니맥스는 앞서 '스타필드' 국내 상표권 출원을 목표로 특허청에 신청서를 제출했으나 이달 3일 기점으로 이를 취하했다. 앞서 제니맥스의 '스타필드' 게임 상표권은 신세계가 2015년 신청한 쇼핑몰 '스타필드' 상표권 내 소프트웨어 소매업 항목과 충돌, 분쟁이 발생했고, 이때문에 신세계에서 이의 신청을 제기했다.
베데스다가 개발·유통을 맡은 게임 '스타필드'는 오는 9월 6일 글로벌 동시 출시되며 PC와 Xbox 기기로 이용 가능하다. 출시 시점에 한국어 버전은 공식적으로 지원되지 않을 전망이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