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피온은 SK텔레콤이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 도전하기 위해 지난해 초 출범시킨 독립법인이다. 사피온의 첫 상용화 인공지능 반도체 칩 'X220'은 학계와 연구 실험실 및 업계의 AI 리더로 구성된 컨소시엄 'MLPerf'에서 최고 등급을 달성해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MLPerf 벤치마크는 AI 반도체가 정확한 결과값을 얼마나 빠르게 출력해 내는지를 평가하는 테스트다. MLPerf는 트레이닝(Training)과 인퍼런스(Inference) 테스트로 나뉘며, MLPerf 트레이닝은 컴퓨터 비전, 강화학습, 언어 등의 활용 사례를 포함하는 8가지 워크로드로 구성된다. 데이터센터(클라우드)용 고성능 AI 서비스 성능을 측정하는 해당 테스트에서 사피온은 해당 항목에서 엔비디아 A2와 대비해 X220-Compact은 2.3배, X220-Enterprise는 4.6배 높은 성능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번 SK 테크 서밋 2023에서는 사피온의 류수정 대표가 X220의 후속모델이자 전성비(전력 대비 성능)를 높인 차세대 AI 칩 X330을 최초 공개하고 마이클 셰반(Michael Sheban) 사피온 CTO가 기술 전략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류 대표는 SK텔레콤 등의 패밀리사와 함께 진행한 'GPU를 대신하는 X220 기반의 상용 추론 서비스 적용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겪은 여러 경험과 그 과정에서 사피온이 얻은 소중한 교훈과 경험을 나눌 예정이다. 이어 소개할 사피온X300 시리즈는 전작 '사피온X220'이 AI 모델 추론(실행)만 가능한 것과 달리 AI 모델 학습도 지원한다.
X330은 서버용 반도체로 X220보다 성능과 전력 효율이 4배 이상 향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피온은 연내 X330(7나노 공정)을 출 시하고 내년에는 전성비를 더욱 높인 AI 반도체 X350, 자율주행 전용 AI 반도체 X340을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특히 X340의 경우에는 차량용 반도체 업체 T사와 협력해 개발한다. 이어 사피온은 2026년 자사 칩 중 처음으로 HBM(고대역폭메모리)과 칩렛 기술을 탑재한 X430을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앞서 류 대표는 9월 2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디지털 미래혁신대전' 부대행사 컨퍼런스에서 ‘AI 혁신의 주춧돌: 저전력 고성능 AI 반도체 인프라’라는 주제로 발표하며 SK하이닉스와 사피온의 협력을 강화할 계획에 대해서도 밝혔다. 류 대표는 "AI 반도체의 성능 향상을 위해서는 메모리에 대한 혁신도 동반돼야 한다"며 "내부 투자자이기도 한 SK하이닉스와 보다 가까운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SK텔레콤은 AI 인프라 영역을 구축하며 AI 데이터센터, AI 반도체, 멀티LLM(거대언어모델) 등 서비스를 확충할 계획이다. 특히 AI 시장이 본격화되면서 불거진 데이터센터의 공급 부족 현상과 전력 과다 사용, 탄소 배출 급증 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절감을 돕는 액침냉각 시스템, 수소 연료전지 등의 에너지 솔루션을 도입하고 AI 반도체 '사피온'의 NPU(Neural Processing Unit),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을 연계해 더 높은 마진율을 내는 'AI 호스팅' 사업으로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