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티빙·쿠팡 "스포츠 넌 내꺼야!" 중계권 확보 사활

공유
0

티빙·쿠팡 "스포츠 넌 내꺼야!" 중계권 확보 사활

티빙, 스포츠 중계 이후 늘어난 이용자 수…30~40% 성장 기대
쿠플, K리그·해외축구 비롯해 MLB 독점 중계로 新 흥행 예감
적자 만회 위해 '스포츠 중계권' 확보 더욱 치열해질 전망

티빙과 쿠팡을 비롯한 OTT 업계에 '스포츠'의 바람이 불고 있다. 사진=픽사베이이미지 확대보기
티빙과 쿠팡을 비롯한 OTT 업계에 '스포츠'의 바람이 불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티빙과 쿠팡플레이 등 OTT 플랫폼의 스포츠 중계권 확보를 둘러싼 각축전이 심화되고 있다. 해외 시장 역시 비슷한 흐름으로 OTT 플랫폼 간 격전지가 오리지널 콘텐츠에서 '스포츠'로 변화하는 양상이 포착된다.

14일 OTT 업계에 따르면 '스포츠 중계'가 유료 구독자 확보의 새로운 돌파구가 되고 있다. 티빙은 지난 4일 한국야구위원회(KBO)와 2024~2026년 KBO 리그 뉴미디어 분야 중계권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9일부터 시작된 시범 경기 중계에서 일부 미흡한 서비스에 대한 지적이 있었으나 중계권 확보에 사활을 건 보람이 있었다. 시범 중계에만 동시 접속자 수 40만명을 기록한 것.
모바일인덱스가 공개한 자료에서도 9일 티빙 애플리케이션(앱) 일일 이용자 수(DAU)는 전날 대비 13.2% 증가한 184만6914명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넷플릭스의 267만1150명 뒤를 이어 2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티빙 측에서도 올해 30~40%의 성장을 내다볼 만큼 야구 중계권 확보를 통해 얻는 수혜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플레이의 경우 이미 티빙보다 앞서 스포츠 중계를 통해 구독자 확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2022년 토트넘의 내한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스포츠 중계의 포문을 열었다. 손흥민 선수를 비롯한 스타 플레이어, 맨체스터 시티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 유명 해외 구단의 잇따른 방한과 친선 경기를 독점으로 중계했다. 그뿐만 아니라 2023년에는 OTT 업계 최초 K리그 전 경기 중계를 시작했고, 올해에는 카타르 아시안 컵의 무사 중계를 마치고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를 선보일 계획이다.

토트넘 대 팀 K리그가 개최됐을 당시인 지난해 7월 13일, 쿠팡 앱의 일일 이용자 수는 185만6330명을 기록했다. 쿠팡플레이가 스포츠 독점 중계를 기점으로 월평균 사용자(MAU) 2위로 성장한 만큼 티빙 역시 KBO 온라인 중계를 통해 상당한 반사 이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같이 OTT 업계에 있어 '스포츠' 중계는 생존 경쟁이 치열했던 시장의 한줄기 빛과도 같은 존재다. 코로나19를 시작으로 일상 생활의 대부분이 실내로 옮겨지면서 가장 큰 수혜를 입은 업계가 OTT였다. 신규 구독자 유입과 기존 유료 구독자를 묶어두기 위해 끊임없이 '오리지널 콘텐츠'를 생산해야 했다.

쿠팡 초청으로 지난 2022년 7월 방한한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 선수가 지난 16일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쿠팡이미지 확대보기
쿠팡 초청으로 지난 2022년 7월 방한한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 선수가 지난 16일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쿠팡

13일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23년도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에서는 방송프로그램 거래 시장이 OTT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 심화로 인해 빚어진 현상을 짚어냈다. 업계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프로그램 수요가 빠르게 증가했고, 이로 인해 제작 단가가 올라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 결국 넷플릭스를 제외한 타 OTT 플랫폼의 적자로 이어졌다는 진단이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고 수익성 개선을 위해 찾아낸 대책이 바로 스포츠 중계였다. 넷플릭스는 지난 1월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의 인기 콘텐츠인 'RAW'의 독점 중계권을 확보했다. 더불어 오는 7월 20일 열리는 마이크 타이슨과 제이크 폴의 헤비급 복싱 이벤트 매치를 독점 중계한다. 이 외에도 F1과 테니스 등 다양한 스포츠 분야의 오리지널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며 스포츠 팬 공략에 나선 지 오래다.

애플TV는 지난해 3조3000억 규모의 미국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의 중계권 10년 치를 확보했다. 아마존 프라임은 미식 축구 리그(NFL)의 대표 프로그램 '목요일 밤 미식축구(Thursday Night Football)'를 지난해 9월부터 선보이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도 스포츠 중계권 확보 경쟁이 붙으며 지난달 5일 디즈니와 폭스,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는 하나의 플랫폼에서 스포츠 생중계를 방송하는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밥 아이거 디즈니 대표는 "플랫폼의 월 구독 비용과 정확한 출시 날짜 등의 정확한 내용은 올해 말에 발표될 예정이다"라며 "UFC 격투기, PGA 투어 골프, 그랜드 슬램 테니스, FIFA 월드컵, 프로 사이클, 수영, 배구 등도 다룰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스포츠는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되고, 전 세계적으로 많은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로 중계권만 확보한다면 열혈 팬층의 확보가 거의 확실시 되는 성공률 높은 콘텐츠다"라며 "또한 그들을 겨냥한 광고 수요도 기존 미디어에서 가져올 수 있어 다양한 스포츠 중계권을 사들이려는 OTT 플랫폼의 경쟁은 앞으로도 계속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편슬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yeonhaey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