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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커' 직접 해봤다"…문체부, 中 게임 문제 '적극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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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커' 직접 해봤다"…문체부, 中 게임 문제 '적극 대응'

국내 대리인 지정 제도, 차기 국회에서 1순위로 논의
中 판호 문제·e스포츠 표준 도입 시도에도 적극 대응
콘진원 인도 지사 하반기 설립…중동 등 신시장 개척

'버섯커 키우기'의 중국어 버전 '버섯용자전설(菇勇者傳說)' 이미지. 사진=조이 나이스 게임즈이미지 확대보기
'버섯커 키우기'의 중국어 버전 '버섯용자전설(菇勇者傳說)' 이미지. 사진=조이 나이스 게임즈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게임산업의 재도약을 목표로 '게임산업 진흥 종합계획'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규제 완화, e스포츠 강화, 소비자 권익 보호 등 다양한 내용이 포함된 가운데 중국 게임업계와의 '불평등 무역' 문제가 본격적으로 거론됐다.

서울 종로구 소재 정부서울청사에선 4월 30일 '게임산업 진흥 종합계획' 사전 브리핑과 미디어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3개 주요 전략, 12대 핵심 과제를 골자로 한 이 계획은 5월 1일 최상목 경제부총리 주재하에 열릴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주요 안건으로 논의된다.

3대 전략과 12대 과제는 구체적으로 △신시장 개척: 콘솔 게임 생태계 조성, 인디 게임 지원 강화, 대외 수출 지원 전략 구성, AI 등 혁신 기술 강화 △공정 환경 조성: 게임시간 선택제 등 규제 자율화, PC방 등 게임제공업계 관련 규제 완화, 민·관·학계·소비자가 함께하는 '확률형 아이템 모니터링단' 구성, 가칭 '게임이용자권익보호센터' 신설 △산업 저변 확대: e스포츠 산업 기반 조성, 게임 전문 인력 양성, 건전 게임 문화 조성, 게임 종주국 위상 확립을 위한 전시 행사 강화다.

브리핑을 맡은 전병극 문체부 제1차관은 "국산 게임계의 플랫폼·장르 편중화, 대외 환경 변화 등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진흥책 수립 배경을 설명했다. 대외 환경 변화에 관해 세계적 경기 침체와 더불어 '중국 게임의 대거 공습'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국내 앱 통계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가 발표한 4월 23일 기준 3대 앱마켓 일간 매출 순위. 세 앱 마켓 모두 중국산 게임이 톱5 중 3개를 차지했다. 사진=모바일인덱스이미지 확대보기
국내 앱 통계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가 발표한 4월 23일 기준 3대 앱마켓 일간 매출 순위. 세 앱 마켓 모두 중국산 게임이 톱5 중 3개를 차지했다. 사진=모바일인덱스

국내 앱 마켓 매출 순위 최상위권이 중국 게임의 '공습'에 노출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최근에는 '버섯커 키우기'나 '라스트 워: 서바이벌' 등 단순하면서도 과금을 적잖이 요구하는 게임들이 매출 1위를 연달아 차지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들 게임 중 일부는 유튜브 등에 과장 광고 살포, 게임 내에 표절로 의심되는 콘텐츠 만연, 소비자 대응 부실 등 문제를 일으켜 '양산형 게임'이란 비판을 받기도 한다. 반면 국산 게임들은 판호(출판심사번호)로 대표되는 중국 정부의 폐쇄 기조로 인해 현지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브리핑에 동행한 윤양수 문체부 콘텐츠정책국장은 "최근 국내 앱 마켓에서 높은 순위에 오른 중국산 게임 '버섯커 키우기'를 유인촌 장관이 직접 시연해볼 정도로 열의를 갖고 있다"며 "특히 판호 문제에 관해 중국 국가신문출판서, 국가선전부 등과의 대화와 협상을 본격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중국을 비롯한 해외 게임사들의 문제점 해결을 위한 대안으로 이른바 '국내 대리인 지정 의무제'가 논의되고 있다. 지난 21대 국회에서도 이러한 법안이 발의됐으나 통과가 불발된 채 계류돼 있다.

이영민 문체부 게임콘텐츠산업과장은 "대리인 제도 입법 이후 통상 1년에 걸친 시행령 정비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음 국회 소위원회(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가 열릴 때, 대리인 지정 제도를 1순위로 처리할 것을 요구드리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정부서울청사에서 2024년 4월 30일 '게임 산업 진흥 종합계획' 5개년 계획 사전 브리핑을 진행했다. 왼쪽부터 문화체육관광부의 이영민 게임콘텐츠산업과장, 윤양수 콘텐츠정책국장, 전병극 제1차관, 수화 통역사. 사진=이원용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문화체육관광부가 정부서울청사에서 2024년 4월 30일 '게임 산업 진흥 종합계획' 5개년 계획 사전 브리핑을 진행했다. 왼쪽부터 문화체육관광부의 이영민 게임콘텐츠산업과장, 윤양수 콘텐츠정책국장, 전병극 제1차관, 수화 통역사. 사진=이원용 기자


중국 게임업계가 국제표준화기구(ISO)에 '게임용어표준 제안서'를 제출하는 등, e스포츠 국제 표준 도입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한 질의도 이뤄졌다. 윤양수 국장은 "문체부 또한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며 "아시아e스포츠연맹(AESF) 등 유관 기관과 이러한 문제를 논의하는 등의 형태로 대응을 이어갈 것"이라고 답변했다.

중국 게임계 문제 외에도 문체부는 콘솔 시장 강화, 신시장 개척 등 다양한 면에서 글로벌 행보에 나선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 닌텐도 등 세계 3대 콘솔 기업과의 협력을 추진하는 한편 인도와 중동 등 미래 시장에서도 행보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윤양수 국장은 "크래프톤을 비롯한 국내 게임사들이 정부의 모태펀드와 협력해 이미 중동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문체부 또한 지난해 중동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다양한 지원 방안을 마련했으며 하반기 내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 인도 지사를 설립하고 보다 구체적 지원책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