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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커, '임요환' 뛰어넘나…만 33세까지 재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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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커, '임요환' 뛰어넘나…만 33세까지 재계약

T1, 인천서 ''홈그라운드' 팬 행사 개최
페이커와 2029년까지 계약 연장 발표
13년 '원 클럽 맨'…월드 챔피언만 5회
T1이 '페이커' 이상혁과 2029년까지 재계약을 체결했다. 사진=T1이미지 확대보기
T1이 '페이커' 이상혁과 2029년까지 재계약을 체결했다. 사진=T1

리그 오브 레전드(LOL), 나아가 e스포츠 업계를 통틀어 살아있는 전설로 꼽히는 '페이커' 이상혁이 현역 선수 계약을 2029년까지 연장했다. 현역 선수로서 구단 선배이자 '프로게이머'의 대명사였던 임요환을 넘어서는 기록을 세울 것인지 업계인들의 관심이 쏠린다.

페이커가 소속된 T1은 최근 인천 인스파이어드 아레나에서 팬 초청 경기 행사 '홈그라운드'를 가졌다. 현장에서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공식 경기인 25일 젠지 e스포츠전, 27일 농심 레드포스전 모두 승리를 따냈다.

27일 경기가 마무리된 후에 열린 공식 팬 미팅 자리에서 T1과 페이커의 재계약 사실이 공식 발표됐다. 기간은 2026년부터 2029년까지 4년으로 만 33세까지 현역 선수 생활을 이어가게 됐다.

현장에서 페이커는 프로게이머로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선수를 상징하는 '의자에서 일어서기'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후 "항상 응원해주신 팬 분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2013년 LOL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SK텔레콤 T1. 페이커(오른쪽에서 두번째) 선수가 팀 동료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라이엇 게임즈이미지 확대보기
2013년 LOL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SK텔레콤 T1. 페이커(오른쪽에서 두번째) 선수가 팀 동료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라이엇 게임즈

페이커는 2013년 4월 현 T1의 전신인 SK텔레콤 T1의 미드 라이너로 데뷔 경기를 가졌다. 프로 데뷔 전부터 '고전파'라는 닉네임의 아마추어 고수로 이름을 떨친 것은 물론 데뷔 첫 해부터 LCK 서머 시즌과 월드 챔피언십 우승까지 달성하며 '괴물 신인'으로 명성을 드높였다.

이후 페이커는 올해까지 13년에 걸쳐 T1 '원 클럽 맨'으로서 10번의 LCK 우승과 5번의 LOL 월드 챔피언십 우승 등 금자탑을 쌓아올렸다. 특히 2023년과 2024년에는 연속 우승과 동시에 '최고령 월드 챔피언'의 기록을 2년 연속 갱신했다.

이 외에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 모두 국가대표로 참여해 각각 은메달,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시안 게임 2연속 국가대표 지정은 프로게이머 중에선 페이커와 '룰러' 박재혁 두 선수만이 가진 기록이다.

2025년 T1 LOL 팀 주전 선수들. 페이커 선수가 가운데에서 시그니처 포즈인 '쉿' 자세를 취하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팀 동료인 '도란' 최현준, '오너' 문현준, '케리아' 류민석, '구마유시' 이민형. 사진=T1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T1 LOL 팀 주전 선수들. 페이커 선수가 가운데에서 시그니처 포즈인 '쉿' 자세를 취하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팀 동료인 '도란' 최현준, '오너' 문현준, '케리아' 류민석, '구마유시' 이민형. 사진=T1

페이커의 행보는 SK텔레콤 T1 창단의 핵심이자 LOL 이전 국민 게임이었던 '스타크래프트' 종목의 대명사 임요환을 떠올리게 한다.

임요환은 현역 시절 1999년 SBS 멀티 게임 챔피언십을 통해 '프로게이머'로 데뷔했다. 2004년 SK텔레콤 T1이 창단될 때 관계자로부터 "게임 계의 마이클 조던"이란 평을 받았다는 일화가 널리 알려져 있다.

2010년까지 스타크래프트 게이머로 이름을 떨친 임요환은 이듬해 스타크래프트의 후속작 '스타크래프트 2' 게이머로 전환, 2012년까지 총 14년에 걸쳐 게이머 생활을 했다. 현역에서 물러났을 때 임요환의 나이는 만 31세로 페이커가 2027년까지 주전 선수로 뛴다면 임요환의 현역 선수 생활 기록과 나이 기록을 모두 뛰어넘을 수 있다.

오는 2026년 일본에서 열릴 예정인 아이치·나고야 아시안 게임에선 e스포츠와 LOL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페이커가 내년에도 정상급 기량을 발휘한다면 3연속 국가대표 지정이란 영예 또한 얻을 수 있다.

페이커가 이끄는 T1은 올해 LCK에서 13승 7패로 3위를 기록하고 있다. 국제전인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에서 준우승, e스포츠 월드컵에선 3위에 올랐다.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유지하며 올 10월 개막할 LOL 월드 챔피언십 2025에 진출, 역사상 최초로 '3연속 우승'이란 대 기록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