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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상하이, AI 전략 '체화 지능 시대' 대전환…로봇 대량 생산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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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상하이, AI 전략 '체화 지능 시대' 대전환…로봇 대량 생산 시동

매개변수 경쟁 탈피, 산업·재난 구조 등 실생활 문제 해결 능력 검증 집중
中, 휴머노이드 개발 국가 전략에 100억 위안 펀드 조성…글로벌 표준 장악 노려
2025년 상하이에서 열린 글로벌 개발자 개척자 서밋(GDPS 2025) 등 AI 컨퍼런스가 모델 경쟁을 넘어 산업 및 재난 구조 등 실생활 문제 해결을 위한 '체화 지능(Embodied Intelligence)'의 실현에 초점을 맞추며 중국의 AI 전략 전환을 시사했다. 사진=GDPS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상하이에서 열린 글로벌 개발자 개척자 서밋(GDPS 2025) 등 AI 컨퍼런스가 모델 경쟁을 넘어 산업 및 재난 구조 등 실생활 문제 해결을 위한 '체화 지능(Embodied Intelligence)'의 실현에 초점을 맞추며 중국의 AI 전략 전환을 시사했다. 사진=GDPS

'대규모 언어 모델(LLM)의 매개변수 경쟁' 시대가 막을 내리고, '로봇이 직접 움직여 문제를 해결하는 체화 지능(Embodied Intelligence)'의 시대가 열렸다.

중국 경제 수도 상하이에서 열린 두 번의 AI 컨퍼런스. 이곳은 더 이상 누가 더 큰 모델을 만들었는지 과시하는 자리가 아니었다. 대신, 재난 현장과 공장, 가정에서 로봇이 인간 장인 수준의 실질적인 능력을 발휘하는지 겨루는 치열한 '현장 구현 시험대'로 변모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휴머노이드 로봇을 국가 성장 동력으로 삼고 100억 위안 규모의 산업 기금까지 조성하며, AI 기술의 핵심 가치를 '알고리즘'에서 '실물 경제'로 대전환하고 있음을 선언한 것과 같다. 중국은 이 체화 지능 분야의 글로벌 표준을 선점해 '중국 솔루션'을 전 세계에 수출하겠다는 야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고 디지타임스 아시아가 1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모델 규모 경쟁 탈피, 현장 구현력 집중

GDPS 2025의 주목할 만한 특징은 체화 지능 공급망 전시회였다. 상하이는 전 세계적으로 로봇 밀도가 가장 높은 도시 중 하나이며, 4대 글로벌 산업용 로봇 제조사(화낙, ABB, 야스카와, 쿠카)가 모두 상하이에 진출해 있다. 최근 상하이는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공격적으로 추진하는 국가 전략에 발맞추고 있다.

상하이 AI 산업 협회 전문가인 예 장(Ye Zhang)은 2025년에 비전-언어-행동(VLA) 모델 개념이 각광받았지만, 핵심 과제는 실험실 환경에서 실제 응용 분야로의 전환에 있다고 강조했다. GDPS 2025는 산업 작업장, 가정 환경, 재난 구조 현장 등 실제 환경을 배경으로 경쟁 트랙을 설정했다.

대회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국제 기능 올림픽 대회(WorldSkills Competition) 금메달 수상 장인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로봇들은 경쟁 로봇뿐 아니라 인간 장인의 기술 수준에도 필적해야 한다. 대회 참여 기업인 디차나이(Dichanai)의 관계자는 GDPS 2025가 '체화 지능'과 '실용적인 경쟁'에 초점을 맞춘 것은 AI의 핵심 가치가 '매개변수 규모 추구'에서 '실제 시나리오 구현 및 구체적인 문제 해결'로 옮겨갔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공급망 경쟁 심화, 휴머노이드 표준 선점


로보틱스 솔루션 전문가인 위안-하오 류(Yuan-Hao Liu)는 GDPS 2025를 '고압 테스트'라고 묘사했다.

케플러(Kepler)의 K2 '범블비' 로봇은 산업용 체화 지능 물류 트랙에 참가했다. 이 로봇은 1시간 충전으로 8시간 연속 작동하고 양팔로 30kg 적재 능력을 갖추는 등 대량 생산 및 공장 2교대 작업 검증을 거친 성숙한 제품으로 소개되었다.

스텝(Step) 역시 GDPS 2025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핵심 기술과 체화 시나리오를 위한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역량을 선보였다. 회사는 이번 대회의 전체 시스템 역량, 물리적 상호작용, 라이브 경쟁 강조가 체화 지능 분야가 개념 단계를 넘어 검증 단계로, 그리고 곧 치열한 산업 경쟁으로 진입할 것임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오리엔탈 포춘 캐피탈(Oriental Fortune Capital)의 빙 왕(Bing Wang) 파트너는 체화 지능 산업이 아직 초기 단계에 있지만, 공급망에는 엄청난 기회가 존재하며 일부 부문은 '레드 오션' 시장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향후 전면적인 시스템 경쟁은 자동차 회사, 통신사, 스마트폰 제조사를 포함한 거의 모든 거대 기업들을 끌어들일 것이다. 왕 파트너는 진입 장벽이 낮은 모터나 금속 관절 같은 부품은 치열한 가격 경쟁에 직면할 것이며, 특수 센서나 신형 동작 메커니즘 등 장벽이 높은 부품에서 잠재적인 가치 창출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이 로봇 밀도, 대규모 AI 모델 기반, 그리고 강력한 산업 생태계라는 이점을 활용하여 체화 지능 분야의 글로벌 표준을 주도하려는 시도는 향후 글로벌 기술 경쟁의 핵심 전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