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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산업과 정신건강] ③ 알코올과 다른 '행위중독'…정신건강의가 보는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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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산업과 정신건강] ③ 알코올과 다른 '행위중독'…정신건강의가 보는 게임

전상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연구소장 인터뷰
기준 명확한 물질중독과 달리 모호한 행위중독
"기저 연구부터 부족…명확한 기준 수립 요원해"
게임을 놓고 정신 건강 문제는 과거에는 이용자들의 과몰입으로 국한됐다. 게임 산업이 고도화 되면서 최근에는 정신 건강 문제가 게임 개발자와 업계인에게까지 확대됐다. 이에 국내 유일의 기업 정신건강 컨설팅 서비스 기관,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의 전상원 소장과 인터뷰를 통해 정신 건강 문제가 게임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봤다. [편집자 주]

①신산업인데 '재택 No'…자율성과 팀워크의 '앙상블'
②주52시간 이상 근무는 비효율?…"게임만은 예외더라"
③알코올과 다른 '행위 중독'…정신건강의가 보는 게임

전상원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장. 사진=이원용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전상원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장. 사진=이원용 기자

게임중독이 수면 위에 올라온 것은 지난 2013년 게임을 알코올과 마약, 도박과 묶어 중독 물질로 규제하는 법안, 이른바 '4대 중독법'이 국회에서 논의됐을 때다. 또 지난 2019년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 질병 분류 기준에 게임 이용 장애를 등록 시키면서 '게임 중독 질병 코드'가 국내 도입돼 논란이 됐다. 이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더욱 증폭 시켰고 그 결과 산업 전체가 위축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에 게임 산업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의 경우 게임 질병 코드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K-게임 현장 간담회 중 "게임이 재미있으면 몰입도가 높은 것은 자연스러운 것", "억압하는 것이 아닌 부작용에 대처하며 산업적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는 등 게임을 중독 물질로 보는 것에 반대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전상원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장(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은 "정신 의학 관점에서 중독을 보자면 알코올과 니코틴, 마약 등은 '물질 중독'과 게임이나 도박, 주식투자, 소셜미디어, 스마트폰 이용 등으로 수반되는 '행위 중독' 등을 원인으로 구분할 수 있다"며 "물질 중독은 특정 물질에 대한 내성과 금단 증상 유무 등 명확한 기준이 있으나, 행위 중독은 이를 나눌 기준 자체가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미국정신의학회(APA)의 정신진단통계편람(DSM)에선 인터넷 게임 중독을 카페인 중독과 더불어 '연구가 더 필요한 현상'으로 보고 있어 WHO의 결정과는 차이를 보인다. 전 소장은 이를 언급하며 "게임 중독은 알코올 등 물질 중독과 달리 생활 언어적 표현으로 정식 진단명으로는 주류 의학계의 인정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게임을 행위 중독과 물질 중독과 구분해서 보아야 된다는 의견과 별개로 부작용은 경계해야 한다는 게 전 소장의 의견이다. 전 소장은 "국내 정신과 현장에선 일하는 이들 사이에선 아동·청소년은 조절, 제어 역량이 낮아 이들의 무분별한 게임 이용이 문제를 낳는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온다"며 "부모 등 가족에게만 모든 것을 맡길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의 목소리가 있음에도 뚜렷한 해결책이 나오기 어려운 현실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했다. 전 소장은 "학계에서도 게임 문제가 거론되면 으레 '게임 중독만 따로 분류하는 것은 어려우니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자'는 반론이 따라 나온다"며 "게임을 넘어 다른 행위 중독 원인들도 기저 연구 부족, 이에 따른 기준 모호성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아 앞으로도 명확한 기준이 세워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025년 6월 13일 개최한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대응 특별 세미나' 현장의 모습. 왼쪽부터 원소연 한국행정연구원 연구위원, 김종일 법무법인 화우 게임센터장, 윤태진 국제디지털게임연구학회(DIGRA)한국학회장, 박순애 서울대학교 교수. 사진=이원용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025년 6월 13일 개최한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대응 특별 세미나' 현장의 모습. 왼쪽부터 원소연 한국행정연구원 연구위원, 김종일 법무법인 화우 게임센터장, 윤태진 국제디지털게임연구학회(DIGRA)한국학회장, 박순애 서울대학교 교수. 사진=이원용 기자
기업정신건강연구소는 설립 14년차를 맞이한 연구 기관으로 제조업과 유통업, 서비스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업들과 협업하고 있다. 전 소장은 "과거에는 기업들이 앱센티즘(근로자가 건강 문제로 결근해 생산성이 저하되는 현상)에만 집중했으나 프리젠티즘(근로자가 건강 문제를 안고도 출근해 가시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생산성 저하가 일어나는 현상)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며 "특히 직원 개개인의 창의성과 생산력이 중요한 게임 등 IT산업 쪽에서 더욱 정신 건강에 관심을 갖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기업의 생산성과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임직원 정신 건강의 중요성은 높아지고 있으나 이에 관심을 갖는 기관은 물론 개별 인재조차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우리 연구소가 14년 동안 쌓아온 데이터와 노하우를 폐쇄적으로 활용하지 않고 누구나 접근할 수 있도록 개방적으로 활용해 더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접근해 기업 정신 건강 컨설팅 분야의 저변을 더욱 확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끝)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