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이코노믹=곽호성기자] 신일선풍기로 유명한 신일산업이 개인투자자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를 막아냈지만 주총 장소나 진행과정을 두고 향후 잡음이 예상된다.
신일산업은 28일 오전 55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공인노무사 황귀남씨가 상정한 '정관 일부 변경의 건'과 '이사 선임의 건'을 부결시켰다. 정관 변경 일부 변경 안은 신일산업 경영 참여를 목적으로 이사 수를 최대 5명에서 9명으로 늘리고 임기 중 물러나는 임원에게 거액의 퇴직금을 주는 '황금낙하산' 조항, 이사해임에 대한 초다수의결권 조항 등을 삭제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한다.
이 안건이 부결되면서 황씨 등을 신규 사내·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도 무산됐다. 황씨는 이번 주총 결과에 대해 "회사의 파행적 주총 행태에 심각한 유감을 표하며 황 노무사 측에 주식을 위임해준 주주들과의 상의를 통해 대응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어 "의결권 있는 주식의 33% 이상을 확보하며 많은 소액투자자들이 지지를 받았음에도 신일산업 측의 일방적이고 비상식적인 주총 진행과 부당한 의결권 제한으로 파행적 운영이 될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황씨는 "주총 결과에 불복하며 주총결의 무효·취소 소송이나 이사직무 집행정지 가처분신청, 임시주총 소집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황씨는 지난달 17일 특수관계인과 함께 신일산업 지분 약 11.3%를 확보했다. 이는 현 최대주주인 김영 회장과 특수관계자의 지분율 9.9%보다 높은 수준이다. 황씨는 지난 23일 "현 경영진은 10%도 안되는 주식을 소유하고 있으면서 나머지 90%가 넘는 소액 투자자보다 일부 임원의 이익만을 위해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며 "주총에서 승리한다면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해 극소수 경영진이 아닌 전체 주주와 근로자를 위한 경영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이번 주총은 경기 화성시에 편도 1차선 도로를 따라 4㎞ 이상 들어가야 하는, 일반인들의 접근이 쉽지 않은 곳에서 열렸다. 주총에는 예상보다 적은 300여명의 주주가 참석했으며 총회 도중 투표방식과 발언권 등을 두고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적대적 M&A 시도가 사실상 무산된 신일산업의 주가는 0.79% 하락한 1890원으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