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회장이 최근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인 롯데 신격호 회장의 숙원인 제2롯데월드 건설과 관련 얘기를 해보지요. 신 회장은 제2롯데월드의 숙원사업인 만큼 여기에 누구보다 지극한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그는 틈만 나면 불시로 현장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신 회장은 지난달 9일 현장을 또 다시 찾아 릴레이 발언을 이어갑니다. 이때 그는 "앞으로도 1주 단위로 불시에 점검할 계획이 있으며, 항상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안전을 위주로 체크하고 점검할 것"이라고 강조하기까지 했습니다. 이는 제2롯데월드에 대한 신 회장의 '언행일치'와 그 속에 배인 애착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여기에 신 회장은 현장 관계자들에게 "롯데월드몰의 모든 시설을 고객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관리하고, 조금의 의혹도 생기지 않도록 모든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도 했지요. 이는 신 회장이 지난 1월22일, 아시아소사이어티 코리아센터 회원 등 80여명을 제2롯데월드로 초청해 공사 진행 상황 등을 직접 공개한 것의 연장선인 셈입니다.
또한 신 회장의 최근 공격적인 투자와 관련한 발언도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바로 대규모 투자와 M&A 시장에서의 광폭행보이지요. 신 회장은 얼마 전 정책본부 임원회의에서 “경영 환경이 좋지 않아도 미래를 위한 투자를 아껴서는 안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더 나아가 “트렌드 변화에 대한 철저한 준비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였을까요.
롯데그룹은 지난달 18일 KT렌탈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습니다. 여기에는 오너 신 회장의 의지에 따른 '특별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관측됩니다. 왜냐하면 1차 유찰 당시 경쟁사였던 SK네트웍스 등보다 적은 금액을 써 냈던 롯데가 2차 본입찰에서는 이들보다 더 많은 금액을 써내 '역전승'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결정은 전문경영인이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게 재계 안팎의 견해입니다. 또한 롯데그룹도 당시, 국내 렌터카 시장의 성장잠재력과 KT렌탈 사업구조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고 밝혀, 이것이 곧 신 회장의 '확신'으로 해석되기도 했습니다. 사실 신 회장은 이전부터 "좋은 M&A는 반드시 성사시켜 경쟁력을 강화해나가야 한다”고 언급해왔던 터입니다.
여기에 롯데그룹은 최근 '겹경사'가 났습니다.
지난 2일 인천공항 면세점 대전에서 경쟁자였던 정용진 신세계그룹과 이부진 사장의 신라호텔에 판정승을 거뒀던 롯데가 이번에는 제주공항 면세점도 가져왔기 때문입니다. 이는 신 회장은 지난해 11월 그룹 사장단회의에서 “롯데가 옴니채널을 성공시킨다면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유통기업에도 지지 않을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한 대목과 연결됩니다.
이 같은 신 회장의 '회장님 방침' 어록은 또 있습니다.
신 회장은 최근 그룹 내 여성 임원 비율을 향후 30%까지 끌어 올리겠다는 선언했습니다. 이는 CJ그룹, 신세계그룹, 현대백화점그룹 등 현재 유통가에서는 경력단절 여성 '채용붐'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신 회장도 관심과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입니다. 신 회장은 지난 3일 그룹 전체 여성 임원들과 만나 자리에서 "여성 고객이 많은 그룹의 특성상 여성 인재 육성은 미래 성장을 위한 중요 과제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신 회장의 발언은 '이슈'에 대한 코멘트 성격이 아닙니다. 그냥 나온 얘기가 아니라는 겁니다.
앞서 신 회장은 1월 초 열린 계열사 회의에서 “여성 인력을 상품개발, 마케팅 관련 주요 회의에 반드시 참석시키라”고 지시한 바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이번에 공식석상에서 공식화한 것입니다.
이처럼 신 회장은 이슈든 롯데그룹의 현안이든 '원 포인트' 코멘트로 그간의 '은둔의 황태자'를 싹 걷어낸 것은 물론 좋은 이미지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그의 말 한마디가 일회성이 아닌 롯데그룹의 현안과 정책과 연결되면서, 그는 추진력 강한 오너 리더십을 확보하게 됐습니다.
박종준 기자 newdreamtr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