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향한 美 수입규제 피해, 한국으로 온다

[글로벌이코노믹 길소연 기자] 중국에 대한 미국의 통상 압력과 제재 강도가 높아질 경우 최대 피해자는 한국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따라 미국의 수입 규제를 피하기 위한 한국 기업의 사전 대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8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미국은 1980년대에 일본을, 현재는 중국을 주요 타깃으로 통상 압력을 가하고 있다. 하지만 압력을 가할수록 중국이 아닌 한국에 수입리스크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미국의 대중국 수입이 대한국 수입의 6배 이상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개시된 미국의 반덤핑 조사 건수는 중국이 16건이며 한국은 12건에 달한다.

무역협회는 한국의 수입 규제 리스크가 확대되는 이유로 미국 시장에서 중국과 수출경합 관계가 지속되고 있는 것을 꼽았다.
현재 미국의 한국에 대한 반덤핑 규제가 21건이며 이 중 14건이 중국 규제와 동일한 품목이다. 또한 미국의 중국산 수입품 규제 이후 중국산 수입 감소 부분을 한국 기업이 대체하면서 결국 한국산에 대한 수입 규제로 이어지는 상황이 전개되기 때문이다.

김정관 무역협회 부회장은 “미국은 16년 만에 세이프가드 조사, 철강 제품에 대한 국가안보 영향 조사, 중국에 대한 301조 위협 등 수입 규제를 위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이 미국 수입규 제의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해 자체 점검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전 대응을 위해 우선 미국의 중국에 대한 수입규제 품목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만약 현재 규제 중인 중국산에 대체품으로 한국 수출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면 전략적으로 물량을 조절해 미국 국내기업의 제소를 피해야 한다.

한미 FTA 혜택으로 수출이 증가한 수혜 품목들도 규제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주지해야 한다.

아울러 미국에서 수입 규제 조치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다운스트림 산업 등과 유대관계를 구축하여 전략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희성 통상협력실 수입 규제 담당 과장은 “우리 기업들이 미국발 수입 규제를 사전예방하기 위해 무역협회 수입 규제 통합지원센터, 업종별 단체 및 정부에서 제공하는 각종 정보와 대책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