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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베트남에 변압기 공장 베트남에 짓는 까닭은?…‘공생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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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베트남에 변압기 공장 베트남에 짓는 까닭은?…‘공생의 길’

베트남 정부,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변압기 수요 증가.
양국 정부 에너지 협력 강화 나서.

효성이 베트남에 설립한 동나이 법인 조감도. 사진=효성. 이미지 확대보기
효성이 베트남에 설립한 동나이 법인 조감도. 사진=효성.
[글로벌이코노믹 오소영 기자] 공생(共生). 이는 효성과 베트남의 관계를 놓고 하는 말이다. 효성은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의 베트남 생산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베트남은 효성을 유치해 제조업 육성을 위한 산업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었다.

이 같은 효성과 베트남의 공생 관계는 최근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조현준 효성 회장이 응우웬 쑤언 푹 베트남 총리를 만나 섬유와 산업자재에 머물렀던 베트남 사업 영역을 화학과 중공업 부문으로 넓히겠다고 약속한 것. 효성은 그 첫 단계로 변압기 공장을 설립하고 베트남 전력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베트남 정부가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1%로 늘린다. 자료=코트라.이미지 확대보기
베트남 정부가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1%로 늘린다. 자료=코트라.

◇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변압기 수요 ‘쑥쑥’

효성이 베트남에서 변압기 현지 생산을 추진하는 배경은 베트남 정부의 강력한 신재생에너지 확대 의지와 무관치 않다.

코트라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지난 2016년 발표한 ‘제7차 베트남 전력 개발 계획’에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1%로 늘리기로 확정했다. 이는 2011년 수립한 계획보다 9.4% 올라간 목표치다.

베트남은 목표 달성을 위해 태양광과 풍력발전을 집중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우선 태양광 설비 규모는 2030년 1만2000㎿로 늘어난다. 베트남은 한 해 일광 시간이 1400~3000시간에 달해 태양광 발전에 최적화된 자연환경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베트남 정부는 2016년 기준 140㎿에 불과한 풍력발전 설비 규모를 2030년 6000㎿로 늘릴 방침이다. 베트남은 일 년 내내 초속 7m 안팎의 강한 바람이 불어 동남아시아에서 풍력발전 잠재력이 가장 높은 국가로 꼽힌다.

신재생에너지 증가로 초고압 변압기 수요 역시 늘어날 전망이나 현지 기업의 기술력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에 푹 총리는 조 회장과의 만남에서 변압기 부문의 투자를 요청했었다. 푹 총리는 “효성이 베트남 국영 변압기 회사의 전략적 파트너가 되어달라”고 부탁한 바 있다.

효성은 변압기 시장에서 오랜 시간 기술력을 쌓아왔다. 이 회사는 원자력발전소용 345kV 변압기와 765kV변압기 등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지난 2006년에는 중국 정부의 품질공인을 취득한 5개 기업 중 하나인 강소성 ‘남통우방변압기유한공사’를 인수해 초고압 변압기 시장에 진출했다.

◇ 韓에 ‘손짓’하는 베트남 정부


베트남 정부가 한국 기업의 유치에 우호적이라는 점 또한 효성이 베트남을 선택한 이유로 꼽힌다.

베트남 정부는 자국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해외 투자 기업에 세금을 감면해 주는 등 공격적인 유치 활동을 펴고 있다. 효성 역시 동나이성 연짝공단에 투자할 당시 토지 임대와 법인세 감면 등 베트남 정부로부터 다양한 지원을 받았다.

베트남의 우호적인 투자 환경에 국내 기업들은 베트남 진출을 적극 타진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베트남 누적 투자액은 지난해 505억달러(약 56조7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체 베트남 투자의 30.8%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우리나라가 베트남 투자부문에서 독보적인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에너지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은 무르익고 있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2일 쩐 뚜엉 아잉 베트남 산업무역부 장관을 만나 에너지 분야의 협력을 논의했다. 이날 양 측은 국내 에너지 기업의 현지 진출 지원과 우호적인 환경 조성에 합의한 바 있다.

베트남 외국인투자청에 따르면 작년 12월 누계 기준 한국의 신재생에너지 부문 투자는 투자 건수는 9건, 투자 금액은 6억4341만달러(약 6903억원)에 달한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는 베트남에서 총 4건의 신재생에너지 ODA(공적개발원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총 지원금액은 1217만달러(약 130억원)로, 주된 사업은 전력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한 농촌·산간 지역에 전력을 공급하는 것이다.


오소영 기자 o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