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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오 美 국무 "시리아, 수 주 내 전면 내전 가능성"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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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오 美 국무 "시리아, 수 주 내 전면 내전 가능성" 경고

아흐메드 알샤라 시리아 과도정부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아흐메드 알샤라 시리아 과도정부 대통령. 사진=로이터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시리아 과도정부의 붕괴 가능성을 경고하며 나라 전체가 수 주 내에 전면 내전으로 빠져들 수 있다고 밝혔다.

21일(이하 현지시각) BBC에 따르면 루비우 장관은 전날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나온 자리에서 “과도정부가 직면한 도전들을 고려할 때 이들이 수 주 안에 붕괴하고 시리아가 사실상 분열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이 이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시리아의 아흐메드 알샤라 과도정부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뒤 미국이 시리아에 대한 제재를 해제한 결정과 맞물려 나왔다.

루비오는 “역내 국가들이 시리아를 돕고 싶어 하지만 미국의 제재 때문에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옹호했다.
알샤라 대통령은 과거 알카에다 계열 조직인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을 이끈 인물로 현재도 미국과 유엔, 유럽연합, 영국 등에서 테러조직 관련자로 지정돼 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걸프 정상회의에서 그와 회담을 갖고 “젊고 강한 인상, 싸움꾼”이라며 “나라를 재건할 기회가 있다”고 평가했다.

알샤라 대통령은 “제재 해제는 시리아 국민의 고통을 덜고 안정의 기초를 놓는 역사적이고 용기 있는 결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시리아는 최근 몇 달 사이 두 차례에 걸쳐 대규모 종파 충돌이 발생하며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알라위파 민간인 약 900명이 친정부 세력과의 충돌 속에 사망했으며 이 과정에서 전직 아사드 정권 충성파들이 450명의 민간인과 170명의 보안군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에도 수도 다마스쿠스 외곽과 남부 수웨이다 지역에서 드루즈계 무장 세력과 과도정부 보안군, 수니파 이슬람 무장세력 간 충돌로 100명 이상이 숨졌다.

이같은 폭력 사태는 알샤라의 과도정부가 수니파 이슬람 세력 위주로 구성돼 있다는 점에서 종교·소수민족 사이의 불신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루비오 장관도 “아사드는 오랫동안 종파 간 분열을 조장해왔고 그 유산이 지금의 불신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럽연합(EU)도 미국에 이어 시리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해제하기로 결정했다. 같은 날 브뤼셀에서 열린 외무장관 회의 이후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EU는 지난 14년간 시리아 국민과 함께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며 “포용적이고 평화로운 시리아 재건을 돕겠다”고 밝혔다.

시리아 외무장관 아사드 알샤이바니는 성명을 통해 “이번 결정은 시리아-유럽 관계의 새로운 장의 시작이며, 공동 번영과 상호 존중에 기반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는 시리아가 최근 이스라엘 전설적 스파이 엘리 코헨의 유품을 반환한 사실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신뢰 구축의 일환이었다고 전했다. 코헨은 1960년대 시리아에 침투해 활동하다 1965년 공개 처형된 인물이다. 알샤라 정부는 이 유품 반환을 통해 이스라엘과의 긴장 완화,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