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주총서 배터리 소송전 입장 밝혀
"SK에 합당한 배상 받겠다"…이례적 언급
"SK에 합당한 배상 받겠다"…이례적 언급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이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 상대방인 SK이노베이션(SK이노)을 향해 25일 발언한 내용이 화제다.
신 부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제2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경쟁사와 분쟁 사안에 대해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강경한 태도를 직접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신 부회장은 "저의 30여 년간 글로벌 비즈니스 경험에 비춰봐도 ITC(미국 국제무역위원회)가 소송 쟁점인 영업비밀 침해는 물론 조직문화까지 언급하며 가해자에게 단호한 판결 이유를 제시한 것은 이번 사안이 가진 중대성과 심각성을 엄중하게 인식한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신 부회장은 이어 "경쟁사는 국제 무역 규범에 있어 존중 받는 ITC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고 그 원인을 글로벌 분쟁 경험 미숙으로 일어난 일로만 여기는 것으로 보여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공정한 경쟁을 믿고 기술 개발에 매진 중인 전 세계 기업들과 제품이 합법적으로 만들어졌을 거라 믿고 구매하는 고객을 위해서라도 이번 사안을 유야무야 넘길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ITC는 지난 2월 LG에너지솔루션(LG에너지)과 SK이노 간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LG에너지 손을 들어줬다. SK이노에는 미국 내 배터리 생산, 수입, 판매를 10년간 금지했다.
LG에너지는 지난해 LG화학 전지사업부에서 분사해 자회사로 설립된 배터리 제조 전문 기업이다.
미국 내 관련 법령에 따르면 행정부는 ITC 판결이 나온 뒤 60일 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판결 후 60일이 지난 4월 10일(현지시간)까지 거부권을 행사할지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신 부회장 발언은 합의 대신 미 행정부 거부권 행사에 집중하는 SK이노를 향해 '양보는 없다'라는 뜻을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지 묻는 취재진 질문에 신 부회장은 "절차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특별히 언급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LG화학은 이날 글로벌 선두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방안으로 ▲차세대 성장 동력 육성 가속화 ▲글로벌 선두 수준 환경 안전 체계 구축 ▲지속 가능성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 등 3대 목표를 제시했다.
성상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