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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쉽스토리] 에버 기븐호 좌초로 저유황유 안전도 '도마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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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쉽스토리] 에버 기븐호 좌초로 저유황유 안전도 '도마 위'

저유황유 사용해 선박 엔진 결함 사고 초래 논란
좌초 선박 건조업체 일본조선사...한국조선사 반사이익 기대

대만선사 에버그린의 컨테이너선 '에버 기븐'호가 수에즈 운하에 멈춰 항로를 막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대만선사 에버그린의 컨테이너선 '에버 기븐'호가 수에즈 운하에 멈춰 항로를 막고 있다. 사진=로이터
컨테이너선 '에버 기븐(Ever Given)호(號)의 수에즈 운하 좌초로 저유황유 안전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전 세계 물동량에 차질을 빚은 대만 선사 에버그린의 컨테이너선 에버 기븐이 저유황유(황함유량이 0.5% 이하)를 연료로 사용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에버 기븐호를 일본 조선소에서 만든 것으로 밝혀져 일본 조선업계에 굴욕을 안겨줬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에버 기븐호는 2만150TEU 급 컨테이너선이며 길이 400m, 너비 59m 제원으로 일본 조선사 이마바리조선에서 건조됐다. 1 TEU는 6m 길이 컨테이너 1개 크기를 말한다.

이번 사고는 저유황유 안전도에도 의문을 던졌다.

에버 기븐호는 고유황유(황함유량 3.5% 이상 연료)와 저유황유를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건조됐다. 이는 선박이 대부분 고유황유를 사용하고 개방형 스크러버(탈황장치)를 가동하는 형태로 운용된다.

그러나 수에즈 운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를 준수하기 위한 개방형 스크러버치 가동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에버 기븐호는 저유황유를 사용해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려 했다.

그러나 에버 기븐호는 저유황유가 엔진 작동에 장애를 유발해 결국 엔진 추진능력이 손상됐다. 이에 선체가 오른쪽으로 기울어 제방과 충돌해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저유황유 안전에 논란이 일고 있지만 에버그린 선사는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또한 2018년 에버 기븐호를 건조한 일본 조선사 이마바리조선에도 일부 책임이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에버 기븐호가 건조될 당시 배 검사와 안전을 담당한 선급은 미국 선급 ABS였다. 선급은 선박이 정상적으로 건조됐고 운항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최종 확인하는 업체다. 이에 따라 ABS도 이번 사고에 일부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수에즈 운하는 세계에서 가장 혼잡한 해상 교통로"라며 "선박 건조상 결함 때문에 이번 사고가 발생했다면 선박을 건조한 이마바리조선, 선박을 검사한 ABS는 부실 선박을 제조했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이번 사건 발생으로 일본, 중국보다 기술력이 뛰어난 한국 조선사의 초대형선 건조기술력이 관심을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