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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전기차를 '움직이는 배터리'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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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전기차를 '움직이는 배터리'로 만든다

현대차·기아·현대캐피탈·제주도, V2G 시범사업 추진
전기차 전력을 전력망에 연결해 빌딩·가정에 공급하는 'V2L' 본격화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에 마련된 충전구.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에 마련된 충전구.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전기자동차에 저장된 전력을 인근 건물이나 가정에 공급하는 'V2G(Vehicle to Grid)' 시범 사업을 추진한다.

V2G가 상용화되면 전기차가 움직이는 에너지 저장 장치(ESS)로 활용되는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8일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제주특별자치도 내 '아이오닉 5' 관용차를 이용한 V2G 시범사업이 진행된다.

현대차·기아와 현대캐피탈, 제주도는 전날 '제주특별자치도 업무용 차량 V2G 시범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현대차·기아는 전기차 충전과 방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솔루션을 개발한다. 현대캐피탈은 전기차와 충전기 리스 사업을 확장하고 제주도는 아이오닉 5 업무용 차량을 활용해 도청사 전력 요금 절감을 꾀한다.

V2G는 전기차 배터리에 충전된 전력을 지역 전력망에 연결하는 기술이다. V2G를 통해 전기차 전력을 건물에 공급하는 'V2B(Vehicle to Building)'나 가정에 송전하는 'V2H(Vehicle to Home)' 등을 실현할 수 있다.

이 뿐 아니라 전력 사용량이 적은 시간대에 전기차 배터리를 충전해 전력 수요가 늘어나는 시간대에 판매하는 거래 시스템도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김흥수 현대차·기아 EV사업부장(전무)은 "이동수단으로 전기차 뿐만 아니라 전력망에는 전력 공급을, 고객에는 추가 수익 창출을 통한 유지비 절감 방안을 제공하는 등 참여자 모두에게 편익을 주는 전기차의 새로운 활용 방안을 보여주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현대차·기아는 최근 출시한 '아이오닉 5'와 'EV6'에 V2L(Vehicle to Load) 기능을 탑재했다. V2L은 전기차 충전구에 마련된 단자를 통해 220V 전원을 사용하는 각종 전자기기로 전력을 공급하는 기능이다.

아이오닉 5와 EV6에 탑재된 V2L은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소비전력보다 높은 3.6kW(킬로와트)를 제공해 에어컨은 물론 헤어드라이어, 전기밥솥 등 전력 소모가 많은 가전을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다.

업계에서는 아이오닉 5와 EV6가 V2L을 통해 전기차를 이동하는 ESS로 응용할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한다. 배터리 용량이 72.6kWh(킬로와트시)인 아이오닉 5 롱레인지 모델을 예로 들면 단순 계산으로 한 가구가 10일 이상 전기를 사용할 수 있다.

김흥수 전무는 "재생에너지 비율이 높은 제주도에는 V2G가 전력 수급과 활용 최적화의 보조 장치로 활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상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