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김종대의 스틸스토리] 녹색철강, 제2의 카네기 '앙트레프레너(혁신가)'에 맡겨라

공유
0

[김종대의 스틸스토리] 녹색철강, 제2의 카네기 '앙트레프레너(혁신가)'에 맡겨라

'산업의 쌀'로 불리는 철강 산업은 창조적 혁신가에 의해 끊임없이 진화해왔다. 철강업체들은 기후변화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또 한번의 혁신을 통한 녹색 철강에 도전하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산업의 쌀'로 불리는 철강 산업은 창조적 혁신가에 의해 끊임없이 진화해왔다. 철강업체들은 기후변화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또 한번의 혁신을 통한 녹색 철강에 도전하고 있다.
“철강 산업이 인공지능(AI)과 융합해 발전하는 것이 4차 산업혁명이다.”

수년 전 한국을 방문한 클라우드 슈밥 세계경제포럼(WEF) 회장의 말이다. 클라우드 슈밥은 카이스트를 방문하고 “기존산업이 개방적인 자세로 변화에 적용한다면 기회를 잡을 것”이라고 했다.
그가 강조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변화를 회두로 했다. 과거의 산업혁명에서도 변화에 과감했던 사람들이 세상을 바꾸어 놓았다. 위험을 감수하고 새것에 도전했다.

영국의 제철 사업가 헨리 베세머는 ‘베서머 제강공법’으로 세상을 송두리째 바꾸었다. 노(爐) 밑의 바람구멍으로 공기를 불어 넣어 규소, 망간, 탄소를 정련하자, 5톤의 선철을 가공하는데 2시간 걸리던 것을 단 10분으로 줄였다.

1회 철 생산량을 0.1톤에서 20톤으로 향상시켰다. 철강 가격은 40파운드에서 6파운드로 하락시켰다. 철강 대중화 시대를 활짝 열었다.

밴더빌트, 모건, 록펠러, 카네기는 20세기 미국의 번영을 이끌었다. 이들은 위험을 감수하는 배짱을 가졌다. 배짱은 통찰력에서 나왔다. 카네기는 철강이 미래이고 건설의 미래가 철강이라고 굳게 믿었다. 그는 베서머가 개발한 철 생산방식을 적극 도입했다.

그리고 카네기는 거대한 철강구조물을 탄생시켰다. 미국의 주택과 빌딩, 교량과 철도, 자동차에까지 강철사용을 주도했다. 미국 뉴코는 용광로 없이 열연 핫 코일 생산 신기술을 내놨다. 탄소 감축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자 뉴코와 같은 전기로 생산체제로 바꾸느라 야단이다. 탄소 배출을 절대량으로 줄이는 신기술 앞에 당해낼 고로메이커는 없다.

과거를 소환해 보면 시카고의 마천루가 하늘 높이 솟아오르게 한 것도, 바다 밑으로 길을 만든 해저터널 등은 창조적 파괴를 통한 혁신가 즉, 앙트레프레너(enterpreneur)들이 이룬 결과물이다.
앙트레프레너는 13세기 프랑스에서 사용됐다. ‘착수하다’ ‘시작하다’는 의미였다. 18세기 초에 아일랜드인 리차드 캔딜런은 ‘상업의 본질에 관한 에세이’를 펴내면서 ‘위험을 감수하는 사람’으로 색칠했다.

세월이 지나면서 앙트레프레너의 의미는 달라졌다. 미국 경제학자 조지 슘페터는 ‘새로운 원자재를 개발함으로써 기존의 경제 질서를 파괴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교수는 ‘창조해 냄으로써 가치를 변화시키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한마디로 앙트레프레너는 변화에 앞장서는 혁신가라는 의미이다.

지금의 철강공장에서는 “쇳물 잘 끓었다”는 소리와 함께 바가지로 쇳물을 퍼서 공장 바닥에 뿌려 보는 전근대적인 모습은 볼 수가 없다. 빅데이터로 해결한다.

“반장님 3번 압연기에 이상이 있습니다. 수리해야 합니다.”

작업 지시도 새파란 컴퓨터 모니터 요원이 해결한다. 작업 자체도 빅데이터를 보면서 실행한다. 몸으로 때우던 ‘라떼’의 작업 환경은 사라지고 있다. 이제 IT시스템을 잘 다루고 이해하는 현장인의 양성이 우선이다.

On Line 생산 시스템은 제선, 제강, 압연, 절단, 물류, 배송 그리고 영업단계에까지 정착됐다.

영업도 온라인으로 하는 세상이다. 2017년 이후부터 철강 산업에 IT가 본격적으로 접목됐다. 철강 산업에도 IT융합시대가 이미 열렸다는 이야기이다.

권오준 전 포스코 회장은 ‘철을 보니 세상이 보인다’는 저서에서 “자동화된 철강 공장은 스마트팩토리의 구현이 쉽다”고 했다. 철강 기업의 경쟁력은 스마트 팩토리의 정착에 달려 있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탄소 배출감축 정책은 전 철강 업계의 초미의 과제이다. 연말과 연초에 그럴싸한 전략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실행으로 옮기는 기업은 안 보인다. 엄청난 비용이 투자되어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

유럽은 특히 탄소 중립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쏟고 있다. 정부 차원의 지원이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 아직 먼 나라이야기 같다. 퍼스트 무버가 되지 않으면 생존이 어려운 시대에 꼼지락하는 모양새다.

온라인 판매망을 만들었지만 이용도가 높지 않다는 소리가 들린다. 영업 분야의 잘못된 관행이 아직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대면 영업을 해야만 물건을 내 주는 메이커의 갑질이 만연하다는 증거이다.

과감히 바꿔야 한다. 두려워해서는 이뤄지는 것이 없다. 그냥 놔두면서 눈치 살피다가는 언제 나락으로 떨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전략과 실행의 주도권을 앙트레프래너’(혁신가)에게 맡겨보면 달라 질 것이다.


김종대 글로벌철강문화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