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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조 실탄 장전한 삼성전자의 M&A 후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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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조 실탄 장전한 삼성전자의 M&A 후보는?

한종희 부회장, "3년 내 대규모 M&A 진행" 공언
11일 하만 통해 獨AR 전장업체 '아포스테라' 인수
독일 인피니언과 네덜란드 NXP, 인수후보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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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 CI


삼성전자가 지난 11일 자회사인 하만을 통해 독일 AR(증강현실) 헤드업디스플레이(HUD·Head Up Display) 업체 '아포스테라'를 인수했다.

아포스테라는 자동차 전면 유리창에 HUD를 통해 주행에 필요한 정보를 보여준느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HUD 기술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채택하고 있는 기술이란 점에서 향후 삼성전자가 자동차 전장 부문에 대한 사업을 강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의 다음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행사에서 "조만간 좋은 소식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한 부회장은 지난 2020년 "3년 내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진행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100조원에 달하는 현금을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현금화가 가능성 유동자산까지 포함할 경우 최대 200조원대의 현금성 자산을 갖고 있을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 부회장의 공언은 향후 삼성전자의 행보를 주목하게 만들고 있다. 대규모 M&A라고 밝힌 만큼 2017년 9조원대 인수를 진행한 하만처럼 이번에도 엄청난 자금을 M&A에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사실 삼성전자는 2017년 하만 인수 이후 소규모 M&A만 진행하고 있을 뿐, 외연 확장은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하만 인수 이후 2018년 지랩스, 케이엔진, 2019년 코어포토닉스, 푸디언트, 2020년에는 텔레월드솔루션스를 인수했지만, 사실상 스타트업 규모인 업체들이란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금융권에서는 삼성전자가 차량용 전장업체 인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과거 시스템반도체에서도 세계 1위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차량용 반도체 업체들이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독일의 인피니언과 네덜란드 NXP반도체다. 독일 인피니언은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시장 세계 1위 업체(점유율 13%)이며, NXP 역시 10% 점유율로 인피니온이 뒤를 쫓고 있다.
이중 NXP반도체의 경우 과거 삼성전자가 인수를 추진했지만, 중도하기도 했다. 인수중단의 배경으로 매각가격이 거론됐지만, 일각에서는 네덜란드 정부가 매각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란 해석도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과거 사례로 인해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나 마이크로칩일렉트로닉스 등을 눈여겨 보고 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2020년 향후 3년 내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2020년 "향후 3년 내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그러나 재계 관계자들은 삼성전자가 일단 하만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이 유력한 인수후보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복귀 후 최초로 진행한 M&A가 바로 하만 인수건이기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차량용 전장사업에 미래먹거리로 삼아 관련산업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하만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글로벌 전장업체들이 삼성전자가 진행할 대형 M&A의 유력한 후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