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계 로봇산업에 꽂힌 이유
삼성, 로봇사업팀 인력확대 “3년간 240조 투자하겠다”
美 로봇기어 인수한 현대차, 경비‧서비스용 로봇 준비
LG 한발 앞서 로봇에 투자, 세계적 전문가들과 협업
삼성 3년간 로봇+AI 등에 240조 투자 선언
범현대 현대차·현대중, 로봇산업 리더 경쟁
한화·두산은 협동로봇, 한진은 배송로봇 집중
다양한 업종서 활용, 인재확보·원천기술 확보 관건
삼성, 로봇사업팀 인력확대 “3년간 240조 투자하겠다”
美 로봇기어 인수한 현대차, 경비‧서비스용 로봇 준비
LG 한발 앞서 로봇에 투자, 세계적 전문가들과 협업
삼성 3년간 로봇+AI 등에 240조 투자 선언
범현대 현대차·현대중, 로봇산업 리더 경쟁
한화·두산은 협동로봇, 한진은 배송로봇 집중
다양한 업종서 활용, 인재확보·원천기술 확보 관건
이미지 확대보기새해 벽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ES 2022)'에 참석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로봇개 '스팟'과 함께 등장해 이 같이 말했다. 만화나 영화 속에서만 보던 로봇을 이제는 실생활 속에서도 볼 수 있다고 공언한 것이다.
국내 대표 기업들이 정 회장의 공언대로 로봇 산업에 집중하고 있다. 대표이사 직에 오르며 경영 전면에 나선 재벌가 3·4세들이 그룹의 미래먹거리로 로봇산업을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로봇산업을 대기업들이 주목하는 이유는 성장성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전 세계 로봇 관련 시장 규모가 2019년 310억달러(약 37조원)에 불과했지만, 오는 2024년에는 1220억달러(약 148조원)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로봇산업의 시장규모가 예상보다 훨씬 더 빠르게 성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기업들도 주저 없이 로봇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진행된 정기주주총회에서 로봇산업 진출을 발표했다. 한종희 부회장은 "신사업 발굴의 첫 행보는 로봇산업"이라며 "새로운 기회"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이전부터 로봇사업에 공을 들여왔다.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로봇사업화 TFT'를 '로봇사업팀'을 격상시키며 인력을 1년 새 10배로 늘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로봇산업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8월 로봇과 AI(인공지능)을 포함한 미래기술 산업에 3년간 24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로봇산업 진출을 선언한 삼성전자가 향후 공격적인 행보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미지 확대보기구광모 LG그룹 회장 역시 로봇산업에 진심이다. 2018년 회장에 취임한 후 곧바로 LG그룹의 주력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선 구광모 회장은 이후 로봇산업에 투자하며 삼성보다 한발 앞서 로봇산업에 진출했다.
지난 2017년 SG로보틱스 투자를 시작으로 2018년에는 로보스타를 인수했으며, 로봇사업센터도 설립했다. 2020년에는 미국 보스턴에 연구소를 설립해 김상배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와 협업에 나섰으며, 로봇과학자인 데니스 홍 UCLA교수도 자문으로 선임하는 등 인재 영입에도 적극적이다.
삼성과 LG가 그룹 주도로 로봇산업에 뛰어들었다면 재계 2위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이 결단을 내렸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0년 현대차(30%), 현대모비스(20%), 현대글로비스(10%) 등이 소프트뱅크로부터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을 사들이면서 로봇사업에 합류했다. 당시 정의선 회장도 사재를 출연해 20%의 지분을 인수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1992년 벤처기업으로 출발한 후, 2017년 소프트뱅크그룹에 인수된 로봇산업의 글로벌 리더다. 로봇개로 잘 알려진 ‘스팟’ 외에도 4족 보행 로봇인 '리틀 독'과 '치타' 등을 공개한 바 있으며, 2족 직립 보행 로봇인 '아틀라스'를 2016년 공개해 주목받았다.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한 정의선 회장은 가장 적극적으로 로봇산업에 전방위로 진출 중이다. 스팟을 활용해 로봇경비견 시장의 가능성을 여는 것과 동시에, 서비스용 로봇 '달이'이 정기주총장에서 선보이며 서비스용 로봇시장 진출 채비를 하고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최태원 회장의 SK그룹도 로봇산업에 진출했다. 최 회장이 사업을 주도하는 그림은 아니지만, 주력 계열사인 SK텔레콤이 5G통신망 기술과 AI를 활용해 물류로봇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4대그룹 총수들이 2020년을 전후로 로봇산업의 가능성을 보고 사업에 진출했다면 정기선 HD현대 사장이 이끄는 현대중공업그룹은 오래 전부터 대한민국 로봇산업을 일궈낸 개척자 같은 존재다.
현대중공업그룹의 로봇 산업 주역은 현대로보틱스로 1984년 현대중공업 용접기술연구소 내 로봇 전담팀에서 출발했다. 이후 1987년 연 300대 규모의 산업용 로봇을 생산했으며, 자동차 제조용로봇과 LCD(액정표시장치) 운반용 로봇 등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최근에는 산업용 로봇 외에 협동로봇, 서비스용 로봇, 스마트팩토리 등 분야에 집중하며 사세를 키우고 있다.
다만 현대로보틱스의 현 실적이 좋지 않다. 지난해 5월 출범 당시 현대로보틱스는 '2021년 매출액 5000억 달성'과 함께 '2024년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라고 밝혔지만, 지난해 1893억원의 매출에 161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HD현대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그룹 내 미래위원회를 통해 로봇 산업을 직접 챙기고 있어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고 있다.
이밖에도 김동관 한화그룹 사장과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도 로봇산업을 통해 그룹의 미래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한화그룹은 한화㈜의 기계사업부문을 통해 지난해 1월 협동로봇 제품인 'HCR(Hanwha Collaboration Robot) 어드밴스드 솔루션'을 공개했다. 두산그룹은 올해 초 열린 CES 2022에서 협동로봇을 통해 스마트팜에서 자란 사과를 딴 후 포장까지 하는 협동로봇들을 선보여 화제가 됐다. 한진그룹은 강소기업들이 제작한 물류로봇을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대기업들이 너나할 것 없이 로봇산업에 미래를 걸고 있지만 정작 글로벌 로봇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입지는 아직 미약하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화낙(FANUC)와 야스카와전기 등 일본 기업들이 전 세계 산업용 로봇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서비스용 로봇 시장에서는 중국기업들이 가격을 전면에 내세우며 무서운 속도로 시장을 장악하는 중이다.
반면 국내기업들의 로봇산업에 글로벌 시장에서 아직까지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한 현대차그룹의 행보가 관심을 받고 있지만, 로봇산업 전체가 주목할 정도는 아니라는 게 관련업계의 평가다.
중견 규모의 한 로봇업체 대표는 “대기업이 시장에 참여하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면서도 “인재확보와 원천기술·노하우가 기술력의 핵심인 만큼 대기업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이 사업의 성패를 결론짓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