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쏘아올린 300여 기업들, 다음 순서는 우주경쟁(?)

우주로 향한 누리호에는 국내 300여개 기업들의 기술이 녹아있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1일 오후 5시 10분 우주로 쏘아 올려진 누리호와의 교신에 성공했다며 "누리호 발사에 성공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에 우리나라는 1톤(t) 이상의 실용급 위성발사에 성공한 7번째 국가로 올라섰다.

누리호 사업에는 국내 대표기업 300여 곳이 참여했다. 이들은 2010년 시작된 누리호 프로젝트 초기부터 이번 2차 발사까지 누리호의 제작부터 테스트, 발사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조율했다.

총감독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었다. KAI는 300여개 기업들을 조율하며 누리호 체계 총괄 조립을 맡아 성공시켰다. 또한 누리호 1단 연료탱크와 산화제 탱크도 직접 제작했다.
누리호의 발사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담당했다. 누리호에는 1단75t급 액체연료 엔진 4기, 2단 75t급 1기, 3단 7t급 1기 등 총 6개의 로켓엔진이 탑재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들 6기의 엔진의 조립과 납품을 맡아 임무를 완수했다.

이밖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현재가지 총 46기의 로켓엔진을 만들었는데, 내년 상반기 발사 예정인 누리호 3차 발사 엔진도 이미 제작이 완료됐다.



현대중공업은 누리호프로젝트의 발사대 건립을 총괄했다. 지난 2013년 한국형 발사체 나로호(KSLV-1) 발사대를 구축했던 현대중공업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으로부터 누리호 발사를 위한 발사대 시스템을 수주해 지하 3층 구조 연면적 약 6000㎡의 제 2발사대를 구축했다.

특히 제 2발사대 기반 시설 공사(토목·건축)를 비롯해, 발사대 지상 기계 설비(MGSE), 발사대 추진제 공급 설비(FGSE), 발사관제설비(EGSE) 등 발사체 시스템의 모든 것을 독자기술로 설계·제작했다.
현대로템도 누리호 추진 기관 시스템과 추진 공급계 시험 설비 등을 맡았다.

이밖에도 한국화이바, 덕산넵코엇, 단암시스템즈, 기가알에프, 스페이스솔루션, 두원중공업, 이앤이 등이 이번 누리호 발사에 참여했다.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국내 우주산업 기업체들은 기술력을 인정받게 됐다. 관련업계에서는 이를 근거로 우주산업 분양에서 참여기업들의 경쟁이 향후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KAI와 한화그룹은 벌써부터 우주산업을 놓고 주도권 경쟁에 나서는 모습이다.

KAI는 올해 진행될 예정인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에 주관기업으로 참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내년에 추진되는 '차세대 발사체 개발사업'에도 진출해 국내 대표 항공우주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모기업인 한화그룹은 누리호 후속사업에 집중하며 민간 우주산업 분야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2040년 1조 달러(약 1300조원)로 예상되는 민간 우주시장에서 주도기업으로서 위치를 다지겠다는 것이다.

실제 한화그룹은 그룹차원에서 우주산업을 총괄하는 협의체인 '스페이스허브'를 설립한데 이어, 국내 인공위성 전문기업인 '쎄트렉아이(1100억원)'와 영국의 우주기업인 원웹(3500억원) 등에 투자했다.

업계 관계자는 "누리호 발사 성공을 통해 국내에서도 민간 우주산업 시대를 기대하는 모습이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면서 "정부 차원의 사업 추진과 민간사업체에 대한 지원 등 우주산업에 대한 로드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