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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묵은 시장 판 깨야…‘노동개혁’ 실현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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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묵은 시장 판 깨야…‘노동개혁’ 실현 시급

윤 대통령 신년사에서 ’최우선 해결과제‘’로 꼽아
정부 다양한 이슈 보완한 노동 개정안 연초 발표,
경제단체 “노조 기득원이 구인난 가중” 해결 촉구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총파업 13일째인 지난해 12월 6일 오후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 앞에서 건설노조 등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화물연대 지지 동조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총파업 13일째인 지난해 12월 6일 오후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 앞에서 건설노조 등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화물연대 지지 동조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뉴시스
2023년 계묘년 산업계의 최대 이슈 가운데 하나는 ‘노동 개혁’이다. 지난해 이를 예고했던 윤석열 대통령이 신년사에서도 상당한 분량을 할애해가며 70년간 유지돼온 시장의 판을 깰 것이라고 강조했다.

불리한 싸움을 이어오던 경제계‧경영계도 윤석열 정부의 방침에 대대적인 환영의 뜻을 나타내며 동참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올해 어떤 일이 있어도 노동 개혁을 관철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무엇보다도 노동운동에 암묵적 지지를 해오던 국민 정서의 변화도 엿보인다. 지난해 말 벌어져 국가경제 마비를 불러일으킨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사태는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줬다. 노동계 행보는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기보다는 그들의 이권을 유지하기 위한 반발이라는 불만이 높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기득권 유지와 지대 추구에 매몰된 나라에는 미래가 없다”면서 “대한민국의 미래와 미래세대의 운명이 달린 노동·교육·연금 '3대 개혁' 가운데 가장 먼저 노동 개혁을 통해 우리 경제의 성장을 견인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바꾸면서 노사 및 노노(勞勞) 관계의 공정성을 확립하고 근로 현장의 안전을 개선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노동시장 이중구조도 “직무 중심 성과급제 전환을 추진하는 기업과 귀족 강성노조와 타협해 연공서열 시스템에 매몰되는 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 역시 차별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윤 대통령이 언급한 노동 개혁 필요성 가운데 가장 강력한 표현이다. 그만큼 노동 개혁 절차가 빠르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대통령실 참모진에도 노동 개혁에 ‘사즉생의 각오’로 임해야 한다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임기 내 이뤄낼 최대 현안임을 분명히 했다.

먼저, 고용노동부는 전문가 집단인 미래노동시장연구회(이하 연구회) 권고문을 토대로 마련한 구체적인 노동 개혁안을 올 초에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연구회는 5개월에 걸친 연구·논의 끝에 지난달 12일 노동시장 개혁 권고문을 발표했다. 사실상 정부 개혁안의 초안이다.

권고문은 주 52시간제를 업종·기업의 특성에 맞게 유연화하고 연공서열 중심의 임금체계를 성과 중심으로 개편하는 것이 핵심으로, 1953년 근로기준법 제정 이후 70년간 유지돼온 노동시장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꾼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 ‘주 52시간제’(기본 40시간, 최대 연장 12시간) 개편 방안을 제시했다. 연장근로시간 관리 단위를 현행 ‘주’에서 ‘월·분기·반기·연’으로 바꿔야 한다고도 했다.

임금체계와 관련해서는 △중소기업과 근로자에 대한 임금체계 구축 지원 △업종별 임금체계 개편 지원 △60세 이상 계속 고용을 위한 임금체계 관련 제도 개편 모색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 △상생임금위원회 설치 등 경영계가 해소를 원하는 다수의 방안에 대한 해결안을 제안했다. 노동부는 권고문 내용을 대폭 반영한 구체적인 노동 개혁 추진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노조 재정 투명성 강화’ 문제도 중요하게 다뤄지는 주제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달 18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그간 노조 활동에 대해 햇빛을 제대로 비춰서 국민이 알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하 한노총)과 전국민주주의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은 조합원들의 조합비로 운영되는데, 정확한 사용 명세는 공개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아울러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받는 각종 지원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알 수 없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노조의 재정 투명성이밝혀지지 않으면서 노조 내의 비리 부패 문제가 발생해도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에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한 총리 발언 이틀 뒤인 지난달 20일 노동조합 회계에 대한 감사 규정을 강화한 이른바 '노조 깜깜이 회계 방지법'(노동조합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해당 내용을 종합한 노동부는 근로시간 제도, 임금체계 개편안과 관련해 내년 상반기에 입법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야당과 정치권의 반발이 크지만, 바뀌어야 한다는 국민적 필연성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많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다른 규제 개혁 가운데에서도 노동 개혁은 반드시 실현되어야 할 과제이다. 과거에 머무른 노동계의 태도 때문에 가뜩이나 산업에 참여하는 젊은 인재들의 축소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면서 “제조업을 포함한 대한민국 산업이 부흥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척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