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최대의 재생에너지 기업 넥스트에라 에너지(NextEra Energy)와 영국 석유회사 BP와 같은 글로벌 대기업들의 의견은 서로 다르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현재의 기후법은 명확한 ‘녹색수소’ 규정이 미약하기 때문에 막대한 비용이 낭비될 소지가 많다고 지적한다.
미국이 새로운 기후법에 따라 청정에너지 기술에 수십억 달러의 세금을 공제해 주자 이 혜택을 받으려는 기업들이 소위 ‘수소 자격’에 대해 문제를 삼고 있다. 이 현상은 청정에너지와 관련된 대부분의 국가와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다.
그린 업 포인팅 트라이앵글과 넥스트에라 에너지는 자사의 저탄소 수소 연료 시스템을 운송회사와 기타 산업에 공급했다. 그리고 이들 회사들은 세금 공제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자 베스타스 풍력시스템 A/S와 크로스 파워 LLC를 포함한 재생 에너지 회사들은 ‘수소자격’을 꼼꼼히 따졌다.
“과연 어떤 종류의 수소를 청정에너지로 분류하는 것이냐?”는 의문이 든 것이다.
재생에너지 기업들이 주장하는 핵심은 수소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높은 탄소 배출이다. 세금 공제 인센티브는 청정 수소와 천연가스로 만든 수소 모두에 제공되지만, 천연가스로 만든 수소는 저렴한 반면 생산 과정에서 탄소를 과다하게 배출한다는 데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세금 공제는 탄소 배출을 줄이겠다는 의도이지만 전력생산에서 발생한 탄소배출과 이 전력을 이용하여 만든 수소와 다를 것이 뭐냐는 의문이다. 사실 작년에 서명된 인플레이션감축법이 발효되자 많은 기업들이 세금공제라는 달콤한 열매를 얻기 위해 묘안을 짜내고 있다.
미국 국세청(IRS)과 재무부가 작성 중인 수소 세액공제 대상 규정은 프로젝트 투자 결정과 신산업 발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세계적이 관심사가 될 수도 있다.
기후 솔루션 분석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기후변화로 전환하려는 노력보다는 규정에만 맞춘 눈가림식의 가짜 세금혜택도 발생하므로 보조금을 차라리 버려야 한다는 초강수의 지적까지 했다. 다시 말해서 수소를 만드는 핵심 기술을 활성화하지 않고 세금 공제 관심만 유발하거나 배출량을 증가시키는 느슨한 기준을 바꾸라는 조언이다.
지금까지 제안된 청정 수소의 정의는 구체적인 수소 제조과정을 명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전기분해기가 물에서 수소를 분할하고 재생 가능한 자원에서 생산된 수소가 전기로 작동할 때, 그 수소는 깨끗하거나 녹색으로 간주했다.
전해조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미국의 플러그파워와 많은 에너지 회사들은 현재 사용되는 전해조가 소량의 수소를 만들기 위해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한다고 지적한다.
그린 업 포인팅 트라이앵글 기술그룹은 대안을 제시했다. 전력망에서 끌어온 전력(일부는 화석 연료를 사용하여 생성됨)을 사용하여 수소를 만들고 다른 지역의 녹색 전력 프로젝트와 연계된 재생 에너지 인증서(REC)를 구입한 것만을 청정에너지 수소의 기준으로 인정할 것을 제안했다.
환경론자들뿐만 아니라 베스타스와 크로스 등 청정에너지 개발회사들도 수소 발전소의 전력 소비량을 시간 단위로 쪼개 재생 가능한 발전과 일치시키고, 녹색 전력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렇게 하지 않고 전력망에 연결된 일부 수소 공장은 실제로 녹색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일부 지역이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석탄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종종 천연 가스로 만들어진 기존의 수소보다 더욱 탄소 집약적일 수 있다고 베르타스는 주장한다.
천연가스로 만든 가장 싼 수소는 kg당 약 1.50달러인 반면 녹색 수소는 약 5달러 이상이다. 제안된 세금 공제는 수소 생산과 관련된 탄소 배출에 따라 kg당 최대 3달러이다.
더 엄격한 기준을 주장하는 재생 에너지 회사들은 그리드를 사용하지 않고 현장 녹색 에너지와 연결되는 프로젝트를 계획했기 때문에 그들로부터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다양한 제안들을 미국의 기후관련 법령 제정 당국자들이 얼마나 흡수할지 기후정책의 미래가 달려있다.
김종대 글로벌철강문화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