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中 반도체업계, 삼성전자 초격차 전략 따라잡기부터 '차근차근'

공유
0

[초점] 中 반도체업계, 삼성전자 초격차 전략 따라잡기부터 '차근차근'

중국 반도체 업계가 삼성전자의 초격차 경쟁력을 따라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 반도체 업계가 삼성전자의 초격차 경쟁력을 따라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 반도체 업계는 메모리 분야 세계 1위인 삼성전자의 성장 역사와 향후 전략을 면밀히 연구한다. 그들의 반도체 자립 꿈을 이루기 위해서 1위 삼성전자를 완벽하게 따라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들이 삼성전자를 연구한 것은 장쩌민이 삼성전자를 방문한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되었고, 지금도 그 추격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복제능력은 놀라운 수준으로 발전했으나 아직 삼성전자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다.

◇중국이 삼성전자의 전략을 들여다본다


중국 반도체 업계는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1인자 TSMC를 능가해 2030년 세계 1위 반도체 기업이 되겠다고 선언하자 ‘삼성전자의 전략’에 집중했다.

그들이 본받아야 할 점을 찾기 위해서다.

첫 번째로 첨단 제조 기술에서 삼성전자가 TSMC를 추월하기 위해 기술을 혁신하는 데 주력하고 있음을 주목한다. 엄청난 투자 비용이 들지만 멈추지 않고 경쟁자를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주시한다.

지난해 6월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3나노 칩 양산에 들어가고 신기술인 GAA 공정을 최초로 사용했다.

5nm 칩과 비교해 GAA 공정을 사용하는 3nm 칩의 성능은 23% 향상되고 전력 소비는 45% 감소하며 면적은 16% 감소한다. 이는 TSMC와 대결에서 삼성이 주도권을 잡는 것을 의미한다. TSMC의 3nm 공정은 여전히 핀펫(​​FinFET) 기반의 전통 공정을 사용 중이다.

다만 삼성전자가 TSMC보다 먼저 3나노 공정 기술 양산을 시작했으나 수율에서는 TSMC 5nm만큼 좋지 않다. 낮은 수율은 비용 증가로 이어져 삼성전자의 첨단 공정 양산 진행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헛된 투자가 결코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삼성의 5nm, 4nm 파운드리 수율은 높지 않다. 4nm 공정의 경우 삼성의 수율은 35%인데 TSMC는 70%에 달해 대부분의 반도체 업체들은 TSMC를 선택한다. 퀄컴, 엔비디아, 미디어텍(MediaTek) 및 기타 제조업체가 2023년과 2024년에 TSMC의 고급 공정 생산 능력을 예약한 것은 이 때문이다. 지난해 말 삼성을 대체해 테슬라의 운전 보조 칩을 대량 수주하기도 했다.

최근 삼성전자는 ‘사업보고서’에서 2023년 상반기부터 3세대 4nm칩 양산이 시작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얼마 후 퀄컴은 스냅드래곤 7+ 프로세서를 출시했으며 여전히 TSMC의 4nm 프로세스를 선택했다.

삼성전자의 기술을 향한 도전과 개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웨이퍼 파운드리 사업에서 주요 고객을 TSMC에 빼앗기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계속 노력하고 있으며, 3nm 이하 기술에 더 야심차게 도전하고 있다. 삼성전자 미래기술 로드맵에 따르면 2023년 2세대 3나노 공정을 출시하고 2025년 2나노 양산에 들어가며 2027년 1.4나노 공정을 추가로 출시할 계획을 밝히고 있다.

생산 능력 확대 측면에서 300조 원을 투자해 경기도 용인에 첨단 공정을 갖춘 웨이퍼 파운드리를 최소 5개 이상 포함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3월 15일 발표했다. 계획된 투자액은 지난해 중국(대만 포함) 반도체 프로젝트 총액보다 크다.

관심사는 가전, 자동차, AI 등 시장에서 더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해 메모리에서 우위를 유지하면서 파운드리에서 TSMC와 격차를 좁히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점이다. 발표한 계획에 따르면 2027년에는 첨단 공정 생산 능력을 2022년 대비 3배 이상 늘리는 것이 목표다. 5년은 길지 않은 시간이다.

웨이퍼 파운드리 분야에서 삼성의 확장은 자본 투자 및 생산 확대뿐 아니라 자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가격 인하 및 공급망 노력과 같은 다양한 조치를 병행해야 가능하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파운드리 가격을 낮추고 성숙 파운드리 견적을 10%나 낮추었으며 Netcom 칩 공장에서 성공적으로 주문을 받았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의 파운드리 가격은 원래 동종업체보다 저렴했기 때문에 이번 가격 인하가 효과적인 수주 촉진 수단이 될 수밖에 없는 동시에 다른 파운드리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퀄컴이나 MediaTek과 같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이상과 같은 가격 할인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태도이다. 상대적으로 TSMC는 가격이 비싼 편이다.

또한, 삼성전자는 최근 대만, 중국을 방문하고 여러 TSMC 공급망 업체와 비밀리에 접촉해 장비ㆍ소재 협력을 통해 수율 제고 및 비용 절감 등 삼성 파운드리 강화의 길을 절실히 찾고 있다.

이상에서 보듯이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경쟁력을 강화하려고 절치부심이다. TSMC 인재를 적극적으로 영입할 뿐만 아니라 재고 조정 중에 고객을 사로잡기 위해 가격도 할인한다. 이에 더해 TSMC에 납품하는 장비ㆍ재료 공급업체와도 선을 닿으려고 한다.

목표는 매우 명확하다. TSMC와의 격차를 좁히는 동시에 UMC, 월드 어드밴스드, SMIC 등 다른 파운드리와 거리를 넓혀 삼성의 파운드리 경쟁력을 세계 1위로 만들려는 것이다.

다음은 삼성전자의 핵심 단점 보완에 대한 노력이다. 고급 패키징에 베팅한 “더블 히어로즈” 개발이다. 고급 패키징은 파운드리 사업에서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업계는 반도체의 새로운 황금기에 접어들고 있으며, 이 시대의 칩 제조는 전통적인 웨이퍼 파운드리 모델 사고에서 “시스템 웨이퍼 파운드리”로 전환하는 것이다. 따라서 필수 구성요소인 고급 패키징 확보는 가장 중요 과제이다.

업계 선두주자인 TSMC는 과거 고급 패키징에 대한 애플의 대량 주문을 수주했으며 이제 “SoIC, InFO 및 CoWoS”와 같은 3D IC 패키징 기술 플랫폼을 성공적으로 통합하고 “3DFabric”이라고 명명하고 있다. 업계에서 가장 앞선 3D IC 기술을 제공하여 파운드리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고 있다.

고급 패키징 프로세스는 “제품 최적화”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TSMC는 업계의 업스트림 및 다운스트림 수직 공급망에서 핵심 통합역할을 수행하여 고객에게 완전한 ‘원스톱’을 제공하고 있다.

파운드리 시장을 놓고 TSMC와 경쟁하고 싶은 삼성도 첨단 패키징 개발에 많은 자원을 투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패키징 기술과 제품 개발을 전담할 AVP(Advanced Packaging) 사업팀을 신설했다. 삼성전자는 앞선 패키징 기술로 반도체의 한계를 뛰어넘겠다고 밝혔다.

첨단 패키징 기술 개발을 위해 삼성은 얼마 전 TSMC의 19년 베테랑이자 전 TSMC R&D 간부인 린쥔청을 반도체 부문의 첨단 패키징 사업부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그는 TSMC를 떠난 지 오래되었으나 그의 기술 경험은 TSMC의 고급 패키징 프로세스 개발과 밀접하게 얽혀 있다.

2019년에 마이크론으로 합류한 후 R&D팀이 고급 패키징 개발 제품 라인을 구축하도록 도왔다.

린쥔청 영입 전 미국 패키징 솔루션 센터를 맡을 애플 출신 김우평 부사장 영입도 성사했다. 인재 영입을 통해 첨단 패키징 분야에서 따라잡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모든 면에서 TSMC를 따라잡겠다는 삼성의 포부가 더욱 드러난다.

중국 반도체 제조업체 SMIC 로고.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반도체 제조업체 SMIC 로고.

삼성은 이제 다양한 리소스를 통합하고 고급 패키징에서 잃어버린 기반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삼성이 고급 패키징 분야에서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에 대해 여전히 많은 의구심을 갖고 있다.

다만, 첨단 패키징 사업부는 최근에야 분사되었고 내부 조직은 항상 조직 조정이 잦았다. 잦은 조직 변화가 첨단 패키징 분야에서 삼성전자에 도움이 될지 두고 봐야 한다.

한편, 삼성전자의 가장 큰 수익원인 메모리 사업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파운드리 사업을 확대하는 것은 자칫 자금 사정에 불안을 초래할 수도 있다. 변동성이 큰 반도체 산업에서 과감한 투자는 항시 큰 도전이다.

한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현재 삼성전자는 역대 최대치 사내 유보금인 140조 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도전


중국은 삼성전자의 초격차 1위 전략을 연구하고 이를 능가할 방안도 강구 중이다. 삼성이 TSMC를 철저히 해부하고 그 경쟁력의 원천을 찾아 이를 극복하는 대안을 찾는 데서 교훈을 얻는다.

중국은 미국의 반도체 산업 견제를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전략과 시간, 투자에 달려 있다고 본다. 삼성전자가 천문학적 투자와 부족한 부분을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 2030년까지 메모리는 물론 파운드리 1위를 확보하겠다는 각오에서 미국의 견제를 극복할 의지를 불태운다. 삼성전자가 할 수 있는 일을 중국이 못할 리 없다는 투지다.

전략을 제대로 수립하는 것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중국이 성공한 법칙인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양 우위 전략 확보 후 질로 승부, TSMC에서 역량을 발휘하는 7만5000명에 달하는 반도체 인력의 상당수는 중국인이다. 이들을 중국 반도체 산업으로 유입하는 인재 확보전략도 더 치밀하게 수립 중이다.

자금도 범정부 차원에서 각종 보조금과 세금 인하, 중국 반도체 칩 사주기, 국가에서 R&D 자금을 지원할 방침이다. 반도체 산업 협회에 따르면 중국은 2014년부터 2030년까지 반도체에 15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다.

중국은 삼성전자가 미래 기술 혁신에 도전하듯 자신들도 기술 혁신을 위해 전략을 마련했다.

반도체 산업 단지 조성, 플립 칩 패키징(FC) 생산 라인 확장·CPU·GPU·DSP·인공 지능·신규 칩 테스트 라인 구축 등 하이엔드 칩 패키징 프로젝트 등을 가동 중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