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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주도권 놓고 韓·美·대만 '파운드리 대전' 시작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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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주도권 놓고 韓·美·대만 '파운드리 대전' 시작되나

삼성전자·TSMC의 3나노 기술경쟁에 인텔·ARM도 합류
ARM의 기술력·美보조금 등에 업은 인텔, 복병될 수도
18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인텔(맨 오른쪽)이 ARM과 함께 파운드리 사업 진출을 공식화하면서 글로벌 파운드리 1위 기업인 대만의 TSMC(맨 왼쪽)와 우리나라의 삼성전자(가운데) 사이에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18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인텔(맨 오른쪽)이 ARM과 함께 파운드리 사업 진출을 공식화하면서 글로벌 파운드리 1위 기업인 대만의 TSMC(맨 왼쪽)와 우리나라의 삼성전자(가운데) 사이에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사진=뉴시스
인텔이 영국 ARM의 손을 잡고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 진출을 공식화하면서 한국의 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 미국의 인텔이 경쟁하는 삼각 체제가 구축되고 있다. 안보 무기로 취급되는 반도체 산업의 첨단산업 주도권 확보를 놓고 한국·대만·미국이 경쟁하는 모습이 만들어지고 있다.

18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지난 12일(현지 시간) 자회사인 인텔파운드리서비스를 통해 ARM과 협력해 모바일용 시스템온칩(SoC)을 생산하고 향후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바일용 SoC를 기반으로 자동차·사물인터넷·데이터센터 등 사업협력 범위를 넓혀가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파운드리 산업의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됐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점유율 1위 기업인 대만의 TSMC와 2위 삼성전자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가운데, 미국의 인텔이 파운드리 팹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TSMC·삼성전자·인텔의 경쟁 체제가 본격적으로 구축될 것이란 전망이다.

먼저 삼성전자와 TSMC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인텔이 ARM과 함께 파운드리 시장 진출을 선언했지만, 아직도 생산 공장을 건설 중인 만큼 제품 생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기 때문에 두 기업들의 주도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관측이다.
한·미·대만의 대표 파운드리 반도체 기업들의 첨단 공정 양산 세부 일정. 출처=각 사 취합이미지 확대보기
한·미·대만의 대표 파운드리 반도체 기업들의 첨단 공정 양산 세부 일정. 출처=각 사 취합


먼저 삼성전자는 공격적인 사업 확대를 통한 생산량 증대 및 수율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이미 4~5nm급 공정에서는 수율이 안정되면서 고객사들의 주문이 늘어나고 있다는 후문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해당 공정에서 생산되는 제품들이 차량용 AP나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용 반도체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부장은 지난 3월 말 열린 한국공학한림원 포럼에서 "지난해와 2021년에 HPC(고성능 컴퓨팅) 관련 수주가 많이 이뤄졌다"면서 "고부가가치 제품인 HPC와 차량용(오토모티브) 쪽으로 파운드리 고객사를 다양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갤럭시S23 판매량의 호조로 인해 모바일용 AP칩의 생산량 역시 꾸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 선보일 갤럭시 S23FE 모델의 경우 삼성전자가 직접 개발한 엑시노스를 사용할 것으로 알려진 만큼 관련 제품 생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TSMC 역시 첨단공정 및 생산라인 확대를 통해 고객사 유지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최근 대만 신주에 약 80조원을 투자해 총 4개의 2nm(나노미터) 첨단공정 팹(생산공장) 건설에 나섰다. 첨단공정 팹을 확보해 대규모 생산라인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고객사 유지 및 물량 수성에 나설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ARM과의 동맹을 통해 파운드리 시장 진출을 천명한 인텔은 올해 하반기부터 공장 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인텔은 올 하반기 3nm 공정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2nm, 2025년에는 1.8nm 제품 생산을 위한 팹 건설을 진행 중이다.

다만 아직도 신규 공장을 건설 중인 만큼 삼성전자와 TSMC의 대결은 내년 이후에나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용 SoC 분야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보유한 ARM이 미국의 인텔과 손을 잡은 만큼 인텔이 파운드리 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게 되면 TSMC와 삼성전자도 상당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퀄컴·애플·미디어텍 등 미국계 반도체 IT기업들이 향후 ARM과의 동맹을 선언한 인텔로의 라인 변경 가능성이 높은 만큼 TSMC의 타격이 클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지난 7일 반도체 초격차 지원을 위해 경기도 평택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했다. 사진=기획재정부이미지 확대보기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지난 7일 반도체 초격차 지원을 위해 경기도 평택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했다. 사진=기획재정부


변수는 미국 정부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반도체·과학법(Chips & Science Act, 칩스법)을 통해 자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에 대한 대규모 생산보조금 지원계획을 밝힌 바 있다. 지난 2월 말에는 세부지침을 통해 관련 기업들에 대한 보조금 지원조건을 공개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인텔이 미 정부의 칩스법 지원을 받을 경우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대규모 보조금을 지원받는 만큼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TSMC와 삼성전자가 선도기업으로서 우위를 갖고 있지만, 모바일용 SoC 분야에서 지배력이 남다른 ARM이 파트너로 함께하고 있으며 미 정부의 보조금 지원까지 받을 예정인 인텔이 본격적으로 파운드리 팹 가동을 시작하면 글로벌 고객사들 사이에서도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 관계자는 "인텔이 3nm급 첨단 공정에서 처음 파운드리 사업에 나서는데, 수율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을 것"이라며 "결국 인텔이 파운드리 팹 운영의 문제점을 얼마나 빠르게 해결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