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D램 단품칩 12개를 수직 적층해 만든 현존 최고 용량의 24GB(기가바이트)급의 HBM3 신제품을 개발해 현재 글로벌 고객사들에게 성능 검증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HBM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50%로 업계 1위다. 이어 삼성전자가 40%를, 미국 마이크론이 10%를 보유 중이다.
SK하이닉스는 HBM종갓집답게 이번에도 가장 먼저 128단 HBM 제품을 선보였다. 1세대 HBM부터 최신형 제품까지 모두 SK하이닉스가 가장 먼저 개발 및 양산에 나섰다. 이번 24GB급 HBM은 초당 819GB급의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HBM3처럼 고성능 신제품을 통해 업계 1위의 지위를 공고히 하고 고객사 확장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경쟁사들 역시 분주한 모습이다. 후발 주자인 삼성전자와 미국 마이크론은 현재 HBM3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중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고성능 메모리 기능에 연산처리 능력까지 더한 HBM-PIM 반도체를 개발해 현재 AMD에 공급 중이다.
덩달아 SK하이닉스의 기술력도 주목받고 있다. D램 시장에서 항상 삼성전자의 후발 주자로 인식됐던 SK하이닉스는 HBM 개발에 성공하면서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명가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경쟁사들이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MR-MUF 기술을 활용해 HBM을 개발하면서 관련 업계에서 호평을 받았다. MR-MUF는 반도체 칩을 회로에 부착하고 칩을 위로 쌓아 올릴 때 칩과 칩 사이 공간에 EMC(에폭시 몰딩 컴파운드)라는 물질을 채워주는 후공정 기술 중 하나다.
특히 챗GPT의 등장 이후 미국과 중국 빅테크 업체들이 챗GPT 구축에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HBM에 대한 수요 역시 급격히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선보인 HBM3 외에도 신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박명수 SK하이닉스 D램 마케팅담당(부사장)은 지난 4월 26일 실적 발표 당시 "올해 하반기에는 5세대 제품인 8Gbps급의 HBM3E(5세대) 시제품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HBM3E 시제품이 하반기에 공개되면 본격적인 양산은 내년 상반기 중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