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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하이닉스, 중국 내 반도체 생산 한숨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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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하이닉스, 중국 내 반도체 생산 한숨 돌렸다

美 상무부, 성숙 공정 메모리 규제 완화 조치 마련 계획

미국 상무부는 중국에 진출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별도 규제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상무부는 중국에 진출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별도 규제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미국 상무부가 중국에서 생산 활동을 하는 한국 메모리 기업에 대해 별도의 장비 수입 기준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 첨단 장비 수출 통제를 부과했다가 1년 유예 조치를 결정했다. 올해 10월에 만료된다.
미 상무부는 중국 반도체 기술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면서 한국의 진출 기업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완화된 규제 조치를 새로이 마련한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과 협력하는 방향으로 결정된 것으로, 공급망 중단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2021년 기준 중국 본토 내에서 생산하는 성숙 공정 메모리 규모는 글로벌 전체 규모의 약 20%를 차지했다. D램과 낸드(NAND) 플래시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한편, 2021년 기준 중국 내 한국 메모리 기업에서 생산하는 성숙 공정의 메모리는 중국 전체의 약 60%를 차지했다.

이는 중국에 진출한 한국의 메모리 양대 기업이 성숙 공정 메모리를 제대로 생산하지 못할 경우 전 세계 성숙 공정 메모리 시장에 공급망 병목, 대란이 발생함을 의미한다.

성숙 공정 메모리 반도체는 대부분의 전자기기에 들어간다. 스마트폰에서 PC, 데이터센터, 가전, 자동차, 비행기, 선박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분야에서 사용한다.

10나노 이하의 첨단 반도체 칩이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에 14.5%를 차지했으며, 2025년에는 20%를 차지할 전망이다.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의 80% 가까이가 첨단이 아닌 성숙 공정 이하이다.
따라서, 중국에 진출한 한국의 양대 메모리 기업에 대한 성숙 공정 메모리 칩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은 수요 불일치와 가격 급등이 불가피하다.

미국 상무부도 중국에 진출한 메모리 양대 기업에 대해 맞춤형 조항을 신설하기로 한 것이라면 이런 시장 상황을 제대로 확인한 때문으로 보인다.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한국 기업에 대한 미국의 수출규제 1년 유예는 일시적인 조치라며 앞으로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면 그 틀 안에서 한국 기업들은 계속해서 중국 본토에서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이와 관련해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미국산 반도체 장비 중국 본토 이전 문제에 대해 “10월 이후에도 연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상무부가 한국 기업의 반도체 장비 수입 기준을 어떻게 마련할지는 아직은 미지수다. 특정 사양을 초과하는 반도체 소자는 반입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반도체 기술 수준에서 개별 제한을 두는 등의 조치가 가능하다.

미 상무부가 중국 본토에서 성속 공정 메모리를 생산하는 한국 기업에 별도 기준을 마련하기로 한 것은 삼성과 SK하이닉스에게는 큰 다행이다.

아예 없었던 것에 비해 부담은 있지만, 미래 불확실성에 대한 리스크는 크게 해소된 것이다. 이제 지정학적 위기가 닥치지 않는 한 성숙 공정은 중국에서 생산해 중국을 포함해 전 세계에 판매할 수 있다.

특히, SK 하이닉스의 경우 2020년 다렌에 있는 인텔의 메모리 기업을 90억 달러에 매입해 자칫 성숙 공정 메모라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치명적 위기에 봉착할 수 있었는데 이 문제가 해소된 것이다.

앨런 에스테베즈 미 상무부 산업안보 차관도 올해 2월 한 포럼에서 삼성과 SK에 제공한 중국 본토에 대한 반도체 수출 통제 1년 중단이 끝난 뒤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기업들이 생산할 수 있는 반도체 수준에 대한 상한선을 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앞서 미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미국 기업이 중국 반도체 제조사에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는 수출규제를 발표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핀펫(FinFET) 기술을 적용한 로직칩(16nm~14nm 이하), 18나노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생산 장비 및 기술은 중국에 판매하려면 라이선스를 받도록 했다.

당시 미 상무부는 외국기업에 대한 독립심사 방침을 밝힌 뒤 삼성과 SK에 대한 수출규제를 1년 잠정 유예하는 조치를 내놨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