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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유럽 천연가스 가격 2년 만에 최저…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수준으로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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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유럽 천연가스 가격 2년 만에 최저…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수준으로 하락

아시아와 유럽에서 천연가스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아시아와 유럽에서 천연가스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사진=로이터
아시아와 유럽에서 천연가스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일본 경제매체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아시아 천연가스 가격의 벤치마크는 현재 약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레피니티브가 산출한 아시아 액화천연가스(LNG) 현물 가격은 19일 100만BTU당 9.8달러로 2021년 5월 이후 2년 만에 1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 2022년 여름 70달러 대를 기록한 이후 약 90% 하락한 수준이다.

유럽 천연가스도 비슷한 하락세를 보였다. 유럽 벤치마크인 네덜란드 TTF의 다음달 인도분 가격도 18일 한때 1메가와트시당 29.75유로를 기록해 약 2년 만에 처음으로 30유로를 밑돌았다.

가스 가격 하락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중국의 가스 조달 구조의 변화다. 유럽 각국이 가스 재고를 늘린 것도 영향을 미쳤다.

국제LNG수입자협회(GIIGNL)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중국 LNG 수입량은 전년도 대비 15% 증가해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수입국으로 올라섰다.

중국은 지난해 가스 조달의 일부를 호주에서 러시아로 전환했다. 서방 제재로 인해 러시아산 천연 가스 가격은 크게 떨어졌다.

중국은 2022년 호주로부터 LNG 수입을 30% 줄인 반면 러시아로부터의 가스 수입을 40% 이상 늘렸다. 여기에는 파이프라인을 통한 가스도 포함된다.
중국이 석탄 사용을 재개한 것도 하나의 요인이다. 일본 에너지금속광물자원기구(JOGMEC)에 따르면 중국 에너지 소비에서 천연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8.9%에서 20222년 8.5%로 20년 만에 감소했다. 반면 석탄은 10년 만에 처음으로 증가해 56%에서 56.2%로 상승했다.

중국 당국은 2021년 대규모 전력 부족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한 이후 에너지 공급의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려는 탈탄소화 전략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석탄 소비는 감소하는 추세지만 중국에서는 석탄을 재사용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또한 중국은 가스를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장기 계약을 확대하고 있다. 유럽 리서치 기관 라이스타드 에너지는 중국이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체결한 장기 계약 구매량이 연간 5000만 톤에 육박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지난 2020년까지 연간 1600만 톤을 구매해왔지만 최근 2년 동안에만 약 3배의 물량을 확보했다.

유럽에서도 가스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지난해 겨울 러시아의 파이프라인 공급이 끊기면서 유럽 각국은 전 세계에서 LNG를 들여와 재고를 늘려왔다.

가스 사용이 줄어든 측면도 있다. 유럽연합(EU)은 에너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천연가스 사용량을 15% 줄이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또한 기록적인 지구 온난화 현상과 재생에너지 증가 등으로 인해 수요가 감소했다. 그 결과 GIE가 지난 주말 발표한 EU 전체의 천연가스 저장률은 65%로 전년 동기 42%를 크게 웃돌았다.

그러나 하반기에 다시 가스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유럽의 TTF 10~12월 인도분 가격은 45유로, 2024년 1~3월 인도분은 52유로를 기록했다.


노훈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unjuro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