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일본 경제매체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아시아 천연가스 가격의 벤치마크는 현재 약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유럽 천연가스도 비슷한 하락세를 보였다. 유럽 벤치마크인 네덜란드 TTF의 다음달 인도분 가격도 18일 한때 1메가와트시당 29.75유로를 기록해 약 2년 만에 처음으로 30유로를 밑돌았다.
가스 가격 하락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중국의 가스 조달 구조의 변화다. 유럽 각국이 가스 재고를 늘린 것도 영향을 미쳤다.
국제LNG수입자협회(GIIGNL)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중국 LNG 수입량은 전년도 대비 15% 증가해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수입국으로 올라섰다.
중국은 지난해 가스 조달의 일부를 호주에서 러시아로 전환했다. 서방 제재로 인해 러시아산 천연 가스 가격은 크게 떨어졌다.
중국은 2022년 호주로부터 LNG 수입을 30% 줄인 반면 러시아로부터의 가스 수입을 40% 이상 늘렸다. 여기에는 파이프라인을 통한 가스도 포함된다.
중국 당국은 2021년 대규모 전력 부족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한 이후 에너지 공급의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려는 탈탄소화 전략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석탄 소비는 감소하는 추세지만 중국에서는 석탄을 재사용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또한 중국은 가스를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장기 계약을 확대하고 있다. 유럽 리서치 기관 라이스타드 에너지는 중국이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체결한 장기 계약 구매량이 연간 5000만 톤에 육박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지난 2020년까지 연간 1600만 톤을 구매해왔지만 최근 2년 동안에만 약 3배의 물량을 확보했다.
유럽에서도 가스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지난해 겨울 러시아의 파이프라인 공급이 끊기면서 유럽 각국은 전 세계에서 LNG를 들여와 재고를 늘려왔다.
가스 사용이 줄어든 측면도 있다. 유럽연합(EU)은 에너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천연가스 사용량을 15% 줄이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또한 기록적인 지구 온난화 현상과 재생에너지 증가 등으로 인해 수요가 감소했다. 그 결과 GIE가 지난 주말 발표한 EU 전체의 천연가스 저장률은 65%로 전년 동기 42%를 크게 웃돌았다.
그러나 하반기에 다시 가스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유럽의 TTF 10~12월 인도분 가격은 45유로, 2024년 1~3월 인도분은 52유로를 기록했다.
노훈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unjuro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