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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P, ‘철광석 시대’ 가고 ‘구리 시대’ 왔다… 사상 첫 최대 수익원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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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P, ‘철광석 시대’ 가고 ‘구리 시대’ 왔다… 사상 첫 최대 수익원 등극

12월 반기 수익 51% 구리서 발생… 전기차·AI 데이터 센터 수요 폭증에 다각화 결실
중국 철광석 수요 정체 속 칠레·호주 구리 광산 ‘잭팟’… 주가 7% 급등
칠레 아타카마 사막에 위치한 BHP의 노천광산 에스콘디다(Escondida)는 세계 최대의 구리 생산지이다. 사진=BHP이미지 확대보기
칠레 아타카마 사막에 위치한 BHP의 노천광산 에스콘디다(Escondida)는 세계 최대의 구리 생산지이다. 사진=BHP
세계 최대 광산업체인 호주의 BHP가 전통적인 효자 품목이었던 철광석을 넘어 ‘적색 금속(Red Metal)’이라 불리는 구리 중심의 사업 재편에 성공했다.

전기차(EV)와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 신재생 에너지 인프라 구축에 필수적인 구리가 처음으로 BHP 전체 수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명실상부한 핵심 자산으로 우뚝 섰다.

17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BHP는 지난해 12월까지의 6개월간 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11% 증가한 279억 달러, 회귀이익은 28% 급증한 56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이자·세금·감가상각전 수익(EBITDA) 중 구리의 비중이 51%를 기록하며 철광석을 제치고 사상 처음 1위 수익원이 되었다.

◇ 의도된 변신… 3년 만에 구리 비중 30%p 상승


BHP의 이번 실적은 중국의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철광석 수요 둔화에 대비해 지난 수년간 추진해온 포트폴리오 다각화의 결과다.

마이크 헨리(Mike Henry) BHP CEO는 “구리 비중이 지난 3년 사이 30%포인트나 상승했다”며 “이는 구리 사업 확장을 위해 전략적으로 움직인 결과”라고 강조했다.

BHP는 올해 구리 생산 목표를 기존보다 높인 190만~200만 미터톤으로 상향 조정했다. 칠레의 세계 최대 구리 광산인 에스콘디다(Escondida)와 남호주 광산들의 견고한 생산량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 “인수보다는 유기적 성장”… 공격적 자산 확보의 결실


BHP는 그동안 호주의 오즈 미네랄스(Oz Minerals)와 캐나다 필로 코퍼레이션(Filo Corp)을 인수하는 등 구리 자산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서왔다.
BHP는 에스콘디다 확장과 호주 내 생산 가속화를 통해 연간 약 250만 톤의 구리 환산물(부산물 포함)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헨리 CEO는 최근 앵글로-아메리칸(Anglo American) 인수 시도 실패 이후 “현재로서는 추가 인수의 특별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며, 확보한 자산을 통한 ‘유기적 성장’에 집중할 뜻을 내비쳤다.

반디타 판트(Vandita Pant) CFO는 “단일 상품에 집중하지 않는 다각화된 포트폴리오가 경기 침체와 원자재 사이클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는 경쟁 우위”라고 설명했다.

◇ 철광석의 그늘… 중국과의 ‘어려운 협상’ 지속


반면 BHP의 오랜 주력 상품이었던 철광석은 중국의 수요 정체와 공급 과잉으로 고전하고 있다. 철광석 가격은 최근 톤당 99.66달러까지 떨어지며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국영 철광석 구매처인 중국광물자원그룹(CMRG)과의 가격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한때 달러 표시 해상 화물 구매가 중단되는 등 긴장감이 흐르기도 했다.

헨리 CEO는 “중국 제철소들과 강력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상업적으로 어려운 협상 과정에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주주 가치를 위해 원칙적인 협상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우라늄과 금까지… 종합 에너지·광물 기업으로


BHP는 구리 외에도 전 세계 우라늄 생산의 5%를 점유하고 있으며, 상위 20위권의 금 생산 능력을 갖추는 등 에너지 전환 시대의 핵심 광물 전반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날 실적 발표 후 시드니 증시에서 BHP의 주가는 7% 상승하며 시장의 뜨거운 신뢰를 확인했다. 전문가들은 철광석 의존도를 성공적으로 낮추고 구리라는 ‘미래의 쌀’을 선점한 BHP가 향후 글로벌 광산업계의 판도를 주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