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김종대의 스틸스토리] 청동기 시대에 이미 유럽 일부에서 강철 사용

글로벌이코노믹

[김종대의 스틸스토리] 청동기 시대에 이미 유럽 일부에서 강철 사용

연구진은 지구화학 분석을 통해 최종 청동기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이베리아 반도의 석상에 강화 강철을 사용해야만 할 수 있는 복잡한 조각이 새겨져 있음을 증명했다. 이는 같은 시대와 지역의 철 끌에 대한 금속학적 분석을 통해 적절한 강철이 되기 위해 필요한 탄소 함량을 보여줌으로써 뒷받침되고 있다. 사진=라파엘 페레이로 멜만(A), 바스티안 아스무스(B), 랄프 아라케 곤잘레스(C'E)이미지 확대보기
연구진은 지구화학 분석을 통해 최종 청동기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이베리아 반도의 석상에 강화 강철을 사용해야만 할 수 있는 복잡한 조각이 새겨져 있음을 증명했다. 이는 같은 시대와 지역의 철 끌에 대한 금속학적 분석을 통해 적절한 강철이 되기 위해 필요한 탄소 함량을 보여줌으로써 뒷받침되고 있다. 사진=라파엘 페레이로 멜만(A), 바스티안 아스무스(B), 랄프 아라케 곤잘레스(C'E)
청동기 시대 2,900년 전에도 유럽 일부 지역에서 강철이 사용됐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고고학저널(Journal of Archaeological Science)에 실린 자료에 따르면 최근까지는 청동기 시대 후기(기원전 3300년~기원전 1200년)는 물론 초기 철기 시대(기원전 1200년~550년)에도 적절한 품질의 강철을 생산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포르투갈에서 강화 강철로 만든 도구로만 조각할 수 있는 석판 조각품을 발견했다. 이 조각품들은 사람, 동물, 사물 등이 새겨진 '스톤 스텔라'라고 불리는 것들이다. 연구팀은 석조 조각을 분석하고 다양한 재질의 끌로 실험을 했다. 그 결과 강화 강철로 만든 끌만이 돌을 조각할 수 있었다고 결론 내렸다.

이 연구의 주 저자인 독일의 랄프 아라크 곤잘레스 박사는 청동기 시대 말기에 이 지역에 살았던 사람들이 강철을 단련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이 최신 연구 이전까지는 유럽에서 강철이 널리 보급된 것은 기원전 625년에 시작되어 서기 476년까지 지속된 로마 제국 시대였다고 여겼다.
그러나 독일 남서부에 있는 프라이부르크 대학교 인문학부의 과학자들은 이 이론을 반박하는 연구결과를 얻었다. 연구진은 기원전 900년 이전의 이베리아 반도 석상을 연구했다.

연구팀은 먼저 포르투갈 남부의 로차 두 비지오 고고학 유적지에서 발견된 돌을 금속과 비금속 원소의 비율을 결정하는 지구화학 분석 기법으로 정밀하게 분석했다. 실험을 통해 연구팀은 복잡한 조각은 강화 강철을 사용해야만 조각할 수 있었다고 확신했다.

이 주장은 동일한 지역에서 똑같은 시기에 사용된 철 끌의 금속 미세구조 연구에서도 뒷받침됐다. 이 끌은 적절한 강철에 필요한 탄소 함량을 가지고 있었다.

곤잘레스 연구팀은 비석을 만드는 데 사용된 돌기둥에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진 끌을 사용하여 물리적 테스트를 해봤다. 그 결과 강화 강철로 만든 끌만이 돌을 조각할 수 있고 청동이나 철로 만든 끌은 돌을 충분히 가공할 수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곤잘레스는 이베리아에 살던 원주민 공동체가 강철을 단련하는 방법을 발견했을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곤잘레스는 로차 두 비지오에서 나온 끌이 발견된 맥락은 강철 생산과 템퍼링을 포함한 철 야금이 이베리아의 분산된 소규모 공동체에서 오랫동안 토착된 발전이었다고 판단했다. 이후에 진행된 식민지 과정의 영향은 아니라고 확인했다.

이 발견은 세계 다른 지역에서도 철 야금과 규암 조각에 대한 고고학적 평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청동기 시대 후기 이베리아의 고고학적 기록은 이 지역 대부분에 걸쳐 드문드문 남아 있는 상태이다.

따라서 현존하고 있는 인물, 동물, 다양한 사물을 묘사한 비석은 이 지역의 역사를 조사하는 데 매우 중요한 소재가 될 수 있다. 지금까지 비석을 만드는 데 사용된 도구와 재료에 대한 실제 암석 연구는 드물었다.

그러나 프라이부르크 대학 연구팀은 석판이 일반적으로 추정되는 규암으로만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규산염 규암 사암으로 만들어진 경우도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곤잘레스는 "규암은 청동이나 석기로는 가공할 수 없고 강화 강철로만 가공할 수 있는 매우 단단한 암석"이라면서 "이베리아의 최종 청동기 시대 사람들은 강철을 단련할 수 있었기 때문에 기둥을 만들 수 있었다"고 연구결과에 확신을 보였다.


김종대 글로벌이코노믹 철강문화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