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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스토리] '100년 기업' US스틸, 뉴코스틸 벤치마킹해 혁신 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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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스토리] '100년 기업' US스틸, 뉴코스틸 벤치마킹해 혁신 꾀한다

전통 방식 용광로 공정 탈피해 전기아크로인 '미니 밀' 추가 선택
탈탄소화 시대를 맞아 제강방식을 다양화하고 있는 US스틸.이미지 확대보기
탈탄소화 시대를 맞아 제강방식을 다양화하고 있는 US스틸.
US스틸은 철강 산업의 아이콘이다. 그러나 그들의 비즈니스 모델은 탄소 중립시대에 적합하지 않다. 탄소 배출량이 많은 용광로를 사용하는 전통적인 제강 방식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US스틸은 탈탄소화를 위해 제강 방식을 다양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들이 새로운 기술을 배우려는 이유는 몇 가지 있다. 그 중 하나는 전기아크로를 사용하는 혁신적인 철강 회사인 뉴코스틸의 성공 사례이다.

US스틸은 1901년에 설립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철강 회사 중 하나이다. 철강은 산업 발전에 필수적인 재료이므로 US스틸은 100년 이상 미국 경제를 성장시키는 데 기여했다. 하지만 이 역사적인 철강 기업은 시대 변화에 맞춰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려 한다.

오래된 회사와 새로운 기술의 대결


제강 공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오래된 용광로 공정이고, 다른 하나는 최신의 전기 아크로 공정이다. 용광로 공정은 1차 철강 즉, 쇳물을 얻어내는 공정으로, 원철을 녹여 강철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이 공정은 매우 비싼 시설을 필요로 하며, 높은 용량으로 가동해야 수익성이 있다. 그러나 철강 수요는 경제 활동과 연관되어 있어서 호황과 불황을 반복한다. 따라서 용광로 공정은 수요가 약할 때는 적자를 보고, 수요가 많을 때는 큰 이익을 낸다.

US스틸은 오랜 역사 동안 용광로 공정에 의존해 왔다. 반면에 철강 대기업 뉴코(Nucor)는 전기 아크로 공정을 주력으로 삼았다. 이 공정은 미니 밀이라고도 불리며, 규모가 작고 전기를 사용하여 고철을 녹이는 방식이다. 이 공정은 수요에 따라 증설과 감산이 쉽고, 일관되고 탄력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뉴코는 전기 아크로 미니 밀의 장점을 활용하여 50년 연속으로 매년 배당금을 인상했다.

배당금을 지급하는 기업은 단순히 우수한 기술력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기술력은 중요한 차별화 요소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US스틸과 뉴코를 비교하면, US스틸의 배당금은 뉴코만큼 일관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혁신하는 US스틸


전 세계 철강 전방산업은 용광로에서 생산되는 1차 철강에 의존하고 있다. 용광로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전기 아크 미니 밀에 사용하는 철 스크랩의 공급이 줄어들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US스틸은 생산 방식을 쉽게 바꿀 수 없다는 한계를 인식했다. 그래서 ‘모두를 위한 최선’이라는 전략으로 전기 아크 미니 밀을 추가하는 선택을 했다. 이는 생산 포트폴리오의 다양화라는 기본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것이다.

제철소를 건설하는 데는 작은 규모라도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 과정은 수년간의 장기 프로젝트와 같다. 실제로 US스틸은 미니 밀을 건설하던 회사를 인수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그리고 미니 밀에 대한 자본 투자를 확대했다. 하지만 전기로 공정이 고로와 얼마나 다른지 알아야 전기로 전환의 효과를 이해할 수 있다.

US스틸은 2023년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경영진들이 몇 가지 주요 수치를 공개했다. 미니 밀을 운영하는 데는 철강 1톤당 약 15달러(연간)의 자본 투자가 든다. 반면에 US스틸의 기존 자산에서는 연간 약 30달러가 든다.

이는 50%의 엄청난 비용 절감 효과를 의미한다. 이 회사는 미니 밀 부문에서 20% 이상의 마진과 약 13억 달러의 EBITDA(이자, 세금, 감가상각비 및 상각 전 영업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예상한다. 따라서 전기로의 전환은 고로 운영의 변동성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재정적 이점 외에도 환경적 이점도 있다. US스틸은 전기 아크 미니 밀이 고로 기술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70%에서 80%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따라서 US스틸은 재정적으로 더 강력한 비즈니스를 구축할 뿐만 아니라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에도 잘 대응할 수 있게 된다.

뉴코와 닮아가는 US스틸


현재로서는 US스틸이 미니 밀로 전환할 운명은 아닌 것 같다. 고로에서 생산되는 1차 철강의 필요성을 고려한다면 실수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훨씬 더 탄력적인 비즈니스로 입증된 미국의 거대 철강기업인 뉴코와 더 비슷해지려는 노력은 탄소중립 시대에 가장 알맞은 선택이다.

철 스크랩을 이용하여 재활용한다는 전략은 탄소 중립을 위해서도 가장 오래된 철강 기업이 보일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기도 하다.


김종대 글로벌이코노믹 철강문화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