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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전기차 생산 '기가 캐스팅'으로 혁신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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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전기차 생산 '기가 캐스팅'으로 혁신 시동

공정·부품 수 획기적 감소 등 생산 방식 과감히 개선

토요타가 전기차에서 혁신과 성장을 본격화하기 위해 '기가 캐스팅'을 도입한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토요타가 전기차에서 혁신과 성장을 본격화하기 위해 '기가 캐스팅'을 도입한다. 사진=로이터
토요타의 2022년 차량 판매량은 약 1048만 대로 최고 수준을 보였다. 내연차량 부문 경쟁력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하이브리드도 1위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EV로의 전환이 더디다.

토요타는 세계 최고의 내연차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시총에서 EV의 강자인 테슬라에 비해 훨씬 뒤진다. 브랜드 가치에서도 테슬라가 토요타의 약 2.5배를 차지한다.
이에 토요타는 4일(현지 시간) 새로운 생산기술인 ‘기가 캐스팅’을 2026년 발매하는 EV에 채용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토요타의 EV 혁신의 요체 ‘기가 캐스팅’


토요타의 나카지마 유키 부사장과 EV 전문조직 ‘BEV 팩토리’ 프레지던트의 카토 타케로씨 등이 ‘BEV의 경쟁력’을 테마로 한 설명회를 열었다.

‘기가 캐스팅’은 새로운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것으로 전기차 제조 비용을 낮추는 것이 특징이다. 토요타는 테슬라 제조 공정에서 영감을 얻어 생산을 단순화하고 비용을 낮추고 이익률을 높이기 위해 이 방식을 개발했다.

알루미늄 주조 설비로 일체 성형한 거대한 차체 부품을 제조해 부품 점수와 생산 공정을 대폭 줄일 수 있다. 부품과 공정의 삭감으로 공장의 토지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EV 이외 차종에의 활용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컨베이어를 사용하지 않는 자주 방식이다. 이러한 기술로 생산공정과 공장투자를 2분의 1로 줄인다. 미국 포드 모터의 창업자 헨리 포드가 컨베이어벨트식 자동차의 대량 생산 방식을 발명한 이후 본격적 변혁인 셈이다.

기가 캐스팅으로 생산성은 극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토요타는 차세대 EV로 차체를 전방, 중앙, 후부의 3개로 나누는 구조를 통해 그 중 전방과 후부를 기가 캐스팅을 이용할 작정이다.

후부의 시제품에서는 종래 86개의 판금 부품을 33번의 공정에 걸처 생산한 것을 1부품·1공정으로 집약했고, 전방은 91부품·51공정을 1부품·1공정으로 줄일 복안이다. 획기적 개선이다.

EV는 배터리의 비용이 비싸다. 경쟁력을 높이려면 비용 절감이 필수적이다. 토요타는 장래에 생산공정의 수나 생산설비에 대한 투자를 기존의 절반으로 억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기가 캐스팅이 그 핵심이다.

◇‘자주 조립 라인’ 컨베이어 벨트 사라져


오늘날 내연차의 대량 생산은 100년 전에 미국의 포드가 개발한 컨베이어 벨트를 이용한 조립 방식에서 가능했다.

자동차의 구조가 크게 바뀌는 EV는 기존의 생산 체계의 개선에 그치는 것만으로는 비용 절감에 한계가 있다. 토요타는 신 발상의 제조에 도전했다. 차체의 신구조나 컨베이어 벨트를 사용하지 않고 ‘자주 조립 라인’을 만들어냈다.

플랫폼에 모터나 배터리 등을 올려 주행할 수 있는 상태까지 차체를 조립한 후, 나머지 공정을 차가 스스로 이동한다. 컨베이어가 불필요해져 활용할 수 있는 공장 공간이 넓어진다. 설비의 배치를 바꾸기 쉽고, 투자금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모토마치 공장(아이치현 토요타시)에서 생산하는 EV가 조립 공정으로부터 검사 공정까지의 사이를 무인 운전으로 이동하는 기술을 일부 실용화했다. 양산에 필요한 준비 기간을 짧게 하고 생산공정의 개량도 빨리 할 수 있게 되었다.

자동차 산업의 후발 테슬라와 비야디(BYD)는 EV의 변혁을 선도했다. 이제 토요타는 토요타 생산방식과 ‘카이젠’으로 대표되는 생산 방식을 과감히 혁신하여 새 창을 열려고 한다.

관습이나 상식에 얽매이지 않는 새로운 경쟁에 토요타가 대항하기 위해서는 의식개혁이 열쇠다. 토요타가 5월에 신설한 BEV 팩토리는 EV 개발과 생산, 사업 전개까지 일관되게 담당한다. 내연기관 조직과 분리했다.

토요타 사토 츠네하루 사장은 4월 취임 직후 “EV에 적합한 구조의 개혁과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본 자동차 공급망, 구조 대전환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인 토요타가 EV를 기점으로 생산 개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국내 부품과 소재 등의 공급업체에 구조전환을 촉발할 수 있다.

EV 전문조직 ‘BEV 팩토리’ 프레지던트 가토 타케우로는 제조 공법의 혁신으로 당연히 부품회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일본의 자동차 제조사들은 각각 공급자를 안고, 부품이나 소재를 조달한다. 제조법의 쇄신은 조달 전략에 직결한다.

기가 캐스팅 적용으로 토요타는 177개의 강판의 프레스 부품을 불과 2개의 부품으로 대체하게 된다. 부품 공급자의 프레스 부품 메이커나 많은 금형 메이커에의 발주량이 줄어들 것이 확실하다.

소재 제조사에도 영향이 미친다. 자동차 소재 중심이 철에서 알루미늄으로 크게 변화하기 때문이다.

미국 테슬라의 ‘모델 Y’ 차체 부품에서 사용하는 알루미늄은 전체 질량의 절반 가까이 된다. 일반 승용차의 알루미늄 비율은 10% 정도다.

일본 제조사들은 얇고 강도가 큰 고장력 강판(하이텐)의 기술이 뛰어나다. 대량의 강판을 프레스 성형하여 차체에 이용, 비용 경쟁력이 우수한 차량을 개발해 왔다. EV 차체 소재의 알루미늄 비율이 높아지면 일본 철강 제조사 공급에 큰 영향을 주게 된다.

EV가 되면 부품 수도 30% 정도 줄어든다고 한다. 내연 기관이나 배기관, 연료 공급 장치, 변속기 등 다수의 부품이 필요 없어진다. 부품회사의 재편이라는 거대한 변화의 흐름이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나 비야디 등 EV 메이커는 복합 부품화에 힘을 쏟는다. 자율주행이나 통신 기능 등 기술도 고도화가 계속되면서 소규모 부품사가 수주할 수 있는 여지는 더 작아지고 있다.

차량 제조 공정이 줄면 EV 차량의 제품 단가도 지금보다 저렴해진다. 이제 혁신이 배터리로 주목된다. 더 저렴한 배터리를 부착하면 EV차량의 판매가 인하는 대세가 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