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드러운 리더십의 냉혹한 승부사 구자은 회장
잘하는 것 더 잘하고, 부족한 것은 과감히 도전
잘하는 것 더 잘하고, 부족한 것은 과감히 도전

이는 오는 11일 창립 20주년을 맞이한 LS그룹을 이끄는 구자은 회장이 평소 자주 하는 말이다. 구 회장은 LS그룹의 수장이 된 지 햇수로 3년 차를 맞았다. 평소에는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신입사원까지 살뜰히 챙기는 모습을 보이는 그다. 하지만 사업에 있어서는 과감한 투자에 배팅을 진행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저돌적인 승부사 기질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구 회장은 '양손잡이 경영'을 통해 LS그룹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나아가 B2B기업이 지닌 딱딱한 이미지를 벗고 대중에게 친숙한 브랜드가 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실제 지난 5월에는 직접 광고에 등장했다. LS그룹 출범 20년간 광고에 등장한 CEO는 구자은 회장이 처음이다. 다양한 노력으로 대중과의 소통을 늘리며 LS그룹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구 회장은 '양손잡이 경영' 성과와 함께 꾸준히 전진하고 있다.
한 손에는 전기·전력·소재 등 기존 주력 사업을, 다른 한 손에는 배터리·전기차·반도체·인공지능(AI)·빅데이터·사물인터넷(IoT) 등 미래 신사업을 균형 있게 추진해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 '양손잡이 경영'이다. 이 경영방침은 신사업을 통한 체질 개선에 나서는 기존 기업들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기존의 사업을 유지하며, 이를 바탕으로 새롭게 추가할 수 있는 신사업을 통해 활동 영역을 확대해 가는 형태다.
지난해만 해도 양손잡이 경영의 성과가 그렇게 두드러지진 않았다. 기존 주력 사업은 호조세를 보이는 가운데, 신사업은 그저 보조적인 역할에만 그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초 구 회장이 2030년까지 20조원 이상을 투자해 미래 성장 사업 육성에 집중한다는 '비전 2030' 청사진을 선포하면서 '배·전·반(배터리·전기차·반도체)' 산업 비중이 한결 커졌다.
지난 6월 LS그룹은 엘앤에프와 배터리 핵심 소재인 전구체 생산을 위해 합작사 'LS엘엔에프배터리솔루션'(LLBS)을 설립했다. 연내 새만금에 착공, 2025~2026년에 양산할 계획이다. 사업규모는 1조원 이상에 이른다. 이 밖에도 지난 8월에는 전국 새만금 산업단지에 1조8000억원 규모의 이차전지 소재 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달 27일에는 비철금속 소재 기업인 LS MNM이 온산 제련소 황산니켈, 폐배터리 재활용 설비 구축에 6700억원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과감한 투자를 이어온 결과 LS그룹이 추구하는 '소재→전구체(합작사)→양극재(엘앤에프)→폐배터리 재활용' 생태계를 구축했다.
첨단기술을 사랑하고 체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구 회장의 행보는 전 세계를 무대로 하고 있다. 구 회장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국제가전쇼(CES)에 관찰자로서 참석해 첨단 기술을 몸소 체험했다. CES는 현재 모빌리티 등과 같은 첨단기술력의 각축장으로 꼽힌다. 이런 행사에 그룹 오너가 직접 부스를 돌아보며 체험하는 행보를 보인 것이다. 다소 생소할 수 있고, 개인적인 관심 사항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LS그룹이 준비하고 있는 디지털 전환을 생각하면 꼭 필요한 행보다. LS그룹이 나아갈 방향성을 찾고 속도를 내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구 회장의 이런 노력으로 LS그룹은 창사 이래 최대실적을 달성하는 등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