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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산에도 뚝뚝 떨어지는 유가에 정유업계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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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산에도 뚝뚝 떨어지는 유가에 정유업계 '울상'

수입 원유 기준 두바이유 8일 76달러 기록
9월 100달러 육박한 이후 하락세 계속돼
유가 흐름에 예민한 정유업계 실적 둔화 전망
국내 수입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가격 추이 그래프. 이미지 확대보기
국내 수입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가격 추이 그래프.
국제유가가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의 자발적 감산에도 불구하고 상승 국면에 접어들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원유 생산 증가, 중국 원유 수요 둔화 우려로 인해 공급을 줄여 가격을 올리려는 기존 의도와는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유가 흐름에 영향을 받는 정유업계의 4분기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1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페트로넷에 따르면 지난 8일 수입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는 배럴당 76.07달러로 집계됐다. 전일 대비 1.06달러 올랐지만 지난 9월 28일 96.75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유(WTI)는 71.23달러로 지난 6일 69.38달러에서 소폭 상승했지만 지난 10월 19일 89.37로 정점을 보인 이후 여전히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브렌트유 역시 같은 상황이다.

국제유가 하락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 오펙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오펙플러스의 자발적인 감산에도 불구하고 계속되고 있다. 이들은 국제 원유 시장 안정화를 위해 자발적 감산을 해왔다. 그럼에도 유가가 떨어지는 이유는 원유 감산이 의무가 아니라 자율인 탓에 실제 감산은 이보다 작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져서다. 여기에 미국의 원유 생산 증대로 인한 재고 증가, 중국의 원유 수요 감소 우려도 유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이에 정유사들 실적에 영향이 있을 전망이다. 국제유가가 90달러에 육박했던 지난 3분기 정유사들은 호실적을 거뒀다. 최소 수천억원에서 1조원대 영업이익을 실현했다. 합산 영업이익은 3조9464억원에 달했다. 이들은 불과 3개월 전인 2분기에 총 535억원의 영업손실을 거뒀다.
하지만 당장 오는 4분기 실적은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정유사들은 국제유가 흐름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크다. 이는 원유를 구입하는 시기와 정제 후 판매하는 시기가 달라서 생기는 재고평가손익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정유사들이 구입한 석유제품이 시장에서 재고 원가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판매될 경우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한다. 반대의 경우는 재고평가이익이다. 지금 같은 경우는 재고평가손실에 해당한다. 유가가 한창 오른 3분기에 사들인 원유가 4분기 들어 가격이 하락해서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정유사들의 실적 개선은 수요에 달려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현재 수요가 증가할 만한 청신호가 없다"며 "4분기 정유사들의 실적 전망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