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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 폴란드 계약파기가 웬 말…요구조건 만족하는 건 한국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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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 폴란드 계약파기가 웬 말…요구조건 만족하는 건 한국뿐

폴란드 新정권, 과도한 국방비·외국업체 의존으로 국내 방산경쟁력 약화 우려

지난 10월 폴란드 수출용 K2 전차 출고식 모습. 사진=현대로템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10월 폴란드 수출용 K2 전차 출고식 모습. 사진=현대로템
폴란드 정치 상황 변화로 국내 방산업계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제기됐다. 기존 민족주의 우파 성향의 법과정의당(PiS)이 실각하고 친유럽 성향의 야권연합이 집권하면서 한국과 체결한 방산계약 파기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내 방산업체의 수출계약이 취소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지만 빠른 전력강화가 필요한 폴란드 입장에서 한국 외에 별다른 선택지는 없다. 오히려 폴란드 요구조건을 모두 만족하며 국내 방산기업들의 경쟁력이 돋보이고 있다. 현재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어 빠른 전력 보강이 시급한 상황이다.
12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국내 방산업계는 폴란드가 문제 삼고 있는 사항을 거의 모두 만족하는 유일한 수출국으로 수주 취소 가능성은 과한 우려라는 평가다. 폴란드가 문제 삼고 있는 부분은 과도한 국방비와 외국 업체에 의존함으로 인한 폴란드 현지 방산업체의 경쟁력 약화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작성한 통계에 따르면, 폴란드의 지난해 국방비 지출은 739억PLN(즈워티, 24조1500억원)이었지만 올해 1337억PLN(약 43조6800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난해 2월 발발한 점을 고려하면 우크라이나전으로 안보 위협을 느낀 폴란드가 국방비를 대거 증액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새롭게 정권을 잡은 야권연합은 이 점을 지적하고 있다. 과도한 국방비를 지출했고 별다른 테스트 없이 무기를 구매했다는 것이다. 또 해외 구매에 의존하면서 폴란드 국방산업의 경쟁력 저하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내 방산기업들의 계약사례를 살펴보면 폴란드가 지적한 점을 모두 만족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K2 전차와 K9 자주포다. 현대로템은 폴란드 국영 방산그룹 PGZ와 손잡고 폴란드 남서부 글리비체에서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그뿐만 아니라 기술 이전도 약속되어 있다.

가격도 경쟁 모델에 비해 저렴하다. K2 전차의 경쟁 모델이었던 독일의 레오파르트 2A7모델은 규모의 경제 실패로 라이선스 비용을 포함해 대당 가격이 약 300억원으로 추정되지만 K2 전차는 옵션 등의 사양이 포함될 경우 대당 140억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필드 테스트도 이뤄졌다. 폴란드군 제16 기계화사단에 배치된 K2 전차는 우수한 결과를 기록하면서 폴란드군의 호평을 이끌어낸 바 있다.

Jelcz트럭과 통합된 K-239 천무 MLRS가 폴란드로 운송되기 위해 이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이미지 확대보기
Jelcz트럭과 통합된 K-239 천무 MLRS가 폴란드로 운송되기 위해 이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국내 업체들의 가장 큰 이점은 이 모든 장점에도 불구하고 빠른 납기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10월 계약한 K-239 천무를 지난 8월 폴란드에 처음 공급하기 시작했다. 최근 폴란드가 계약한 미국의 록히드 마틴은 F-16 전투기를 오는 2029년 말까지 공급하기로 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빠른 납기 속도를 체감할 수 있다.
빠르게 국방력 강화를 원하고 있는 폴란드 입장에서 국내 방산업체들만큼 매력적인 공급처를 찾기는 힘들다. 오히려 야권연합의 국방 분야 문제 제기로 국내 방산업체의 경쟁력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마리우스 브와슈차크 폴란드 국방장관은 “우리에게는 10년 이후가 아니라 지금 당장 무기가 필요하다”면서 “한국과의 협정 파기는 우리의 안보를 약화시킬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위험에 노출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야권연합 일원인 '폴란드 2050' 소속 시몬 호워브니아 하원의장은 전날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PiS 임시 정부가 서명한 합의는 무효가 될 수도 있다"며 계약 파기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