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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친환경 철강 기술, 탄소 중립 목표 달성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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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친환경 철강 기술, 탄소 중립 목표 달성할 수 있을까?

탄소 배출량 감축을 위해 친환경 철강 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탄소 배출량 감축을 위해 친환경 철강 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세계적인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제철 산업의 지속 가능한 공정 전환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현재 상업적으로 활용 가능한 기술들은 제철 산업의 탄소 중립 목표 달성에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친환경 철강 기술의 다음 단계는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개최된 웨비나에서 우드맥켄지는 다양한 분석 자료를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제철 산업은 저렴한 비용과 다양한 철광석 품질에 대한 유연성을 가진 고로-기본 산소로(BF-BOF) 공정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탈탄소화가 어렵다는 단점은 저탄소 미래를 향한 제철 산업의 과제로 남아 있다.

반면, 전기 아크로(EAF) 기술은 배기가스 배출량이 훨씬 적기 때문에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우드맥켄지는 EAF 기술이 2050년 경에는 BF-BOF 생산량과 거의 비슷한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EAF 공정은 고철을 주 원료로 사용하여 철강을 제조함으로써 기존 BF-BOF 공정에 비해 배출량을 75~80%까지 줄일 수 있다.

하지만 EAF 공정은 철광석 투입물을 직접 활용하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한정된 스크랩 풀을 사용하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또한 DRI와 같은 광석 기반 금속에는 고품질의 철광석 투입물이 필요하다.
따라서 우드맥켄지는 철강 가치 사슬에서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기존의 전기로 생산 공정을 넘어선 제강 경로를 통합하는 다중 기술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필수 요소, 저탄소 제철


철강 산업은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약 7%를 차지하며, 기후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는 주요 산업 중 하나다. 따라서 저탄소 제철 기술 개발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많은 전문가들은 그린 수소와 DRI 기술의 결합을 탄소 중립 제철에 가장 근접한 경로로 꼽는다. DRI는 천연가스나 석탄 대신 그린 수소를 사용하여 금속 원료를 환원하는 기술로, 제강 공정에서 탄소 배출을 근절할 수 있다. 현재 DRI 생산은 주로 가스 기반(80%)이지만, 친환경 수소로의 전환이 점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2050년까지 DRI의 비중이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ESF-BOF 공정은 기존 EAF와 BF-BOF 기술의 장점을 결합하여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잠재적인 솔루션이다. ESF 공정은 EAF와 마찬가지로 전기를 연료로 사용하지만, EAF와 달리 DRI를 원료로 사용할 수 있으며, 액체 쇳물을 기존 기본 산소 용광로에서 강철로 가공할 수 있다. 이는 기존 BOF 시설에 적용될 수 있으며, 고로 사용을 줄이고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동시에 투자 비용과 운영 복잡성을 감소시킬 수 있다.

ESF 기술의 장점: 유연성과 다양한 선택지 제공


ESF 기술은 철강업체에게 더 큰 유연성을 제공한다. 철강업체는 자체 DRI를 사용하거나 시장 상황에 따라 DRI 제품을 거래할 수 있다. 또한, ESF는 다양한 품질의 DRI를 사용할 수 있어, 고급 원료에 의존하는 기존 EAF 기술보다 잠재력이 높다.

그린 수소와 DRI, ESF-BOF 기술은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의 상용화에는 기술적, 경제적 어려움이 존재한다. 정부와 기업의 지속적인 투자와 기술 개발 노력을 통해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저탄소 제철 시대를 앞당겨야 한다.

탈탄소화 철강 생산,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할까?


철강 산업의 탈탄소화는 시급하지만, 경제적 비용은 무시할 수 없는 문제다. 다양한 제강 공정의 비용 경쟁력은 여전히 중요한 요소이며, 궁극적으로 탄소 가격 책정 구조의 진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엄격한 탄소 가격 책정이 없다면 대부분의 글로벌 지역에서 전통적인 BF-BOF 공정이 철강 생산의 최저 비용 경로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DRI-ESF-BOF 공정은 장기적으로 기존 DRI-EAF 공정과 거의 비용 평준화에 도달할 수 있지만, 지역적 역학 관계와 사용되는 연료 공급 원료에 따라 더 저렴할 수도 있다.

2023년과 2050년 EU 철강 생산 비용을 분석 비교한 결과, 수소 DRI는 가스 DRI보다 30% 더 비싸고 인도의 석탄 DRI 설비와 비교하면 훨씬 더 비싸다. 경제 조치와 산업 발전을 통해 2050년까지 이 비용 격차를 좁힐 수 있지만, 추가적인 비용 절감을 위해서는 상당한 친환경 인센티브와 엄격한 탄소세 정책이 필수적이다.

2050년까지 DRI 기반 철강 생산의 잠재적 허브는 7곳으로 예상된다. 각 허브는 고유한 기술 조합과 개발 일정을 가지고 있으며, 중동, 중국, 호주, 유럽이 DRI 생산 능력 추가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브라질도 어느 정도 견인력을 발휘하겠지만, 높은 스크랩 사용량이 DRI 수요를 약화시킬 수 있다. 인도는 석탄에서 가스 기반 DRI로 점진적으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어 친환경 철강 생산에 대한 잠재적 기여도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철강 산업의 탈탄소화는 기술 개발, 경제적 지원, 정책적 협력 등 다양한 노력을 통해 추진되어야 한다. 탈탄소화 목표 달성과 경제적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김진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