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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전면 전동화 수정하나' 정의선의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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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전면 전동화 수정하나' 정의선의 고심

미국 딜러자문위, 필요성 언급…'전기차 직행 전략' 재검토 필요성
속도 조절 필요성 대두된 전기차 시장…브랜드 가치 변화
게임 체인저로 변한 현대차그룹 포지션 재정립 필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전기차 시대 게임 체인저 역할을 자임하고 있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고민이 깊어 보인다.

완성차 업계 중 전기차 분야 최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시장의 변화 속도가 따라오지 못하면서 속도 조절 필요성이 거론되고 있어서다. 특히 물오른 상품성으로 고급차 반열에 들어서고 있는 제네시스의 최대 시장 미국 딜러로부터 하이브리드 제작 필요성이 언급됐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피터 란자베키아 미국 제네시스 딜러자문위원회 회장은 최근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뉴스 인터뷰에서 "전기차로 넘어갈 준비가 되지 않은 고객을 위해 제네시스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을 출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의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글로벌 인지도 제고 및 '디 올 뉴 싼타페' 등 하이브리드 라인업의 지속적인 강화를 통해 친환경차 판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에는 현재 하이브리드 모델이 없다.
정 회장은 오는 2025년부터 제네시스에서 출시되는 전체 모델을 전기차(수소차 포함)로 생산한다고 선언했다. 세부적으로는 2025년 선진국을 중심으로 시작해 최종 2030년까지 전 세계 판매모델을 전기차로 전환한다는 내용의 제네시스 전동화 비전이었다.

하지만 최근 자동차 시장의 전기차 전환 속도가 소비자의 수요 감소와 기술 개발의 한계로 늦어졌다. 인프라 부족에 따른 불편사항이 거론되며 여론이 변했다. 특히 환경규제 완화도 이 같은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애초 2025년 7월부터 유로7 규정을 순차적으로 도입할 계획이었다. 유로7은 유로6에 비해 오염물질 배출량을 더 줄이도록 하고, 타이어와 브레이크에서 나오는 미세입자까지 줄이는 엄격한 규정이었다. 하지만 환경 관련 비용 지출이 많아지면 전기차 투자비용이 줄어들 수 있다는 각국의 요청으로 규제가 완화되고 있다. 당초 점진적 강화 방침에서 후퇴한 것이다.

전기차 전환 속도가 늦춰지며 시장에서 전기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하지만 정 회장의 전동화 전략은 업계를 선도하는 현대차그룹의 경쟁력으로 자리하게 했다. 세상에 없던 기술을 만들어 특기로 승화시킨 것이다.

일각에서는 전동화 전략을 통해 추진되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가 시장에 등장하면 완성차 시장의 지각변동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고급차부터 고성능차와 일반 양산차까지 모든 분야에서 석권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다만, 시장의 수요가 따라가지 못하며 약간의 계획 수정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 회장은 세계 최초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상용화시켰고, 리막오토모빌리의 고성능 전기슈퍼카의 기술을 일반 양산차에 적용시키며 완성차 제조사 중 가장 뛰어난 전기차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지금의 기술력과 개발 속도를 유지하며 파생모델 출시로 시장의 변화 속도에 맞춰줄 필요는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선진화된 기술을 빠르게 개발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이런 기술력이 시장에 받아들여지는 것도 제조사의 역할 중 하나다"라며 "패스트 팔로어에서 게임 체인저로 포지션이 바뀐 만큼 이에 따른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