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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길 바쁜 삼성전자, 노사 리스크에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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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길 바쁜 삼성전자, 노사 리스크에 발목

임금인상률 1차 조정회의 실패…2차 조정회의 예정
노조, 업무상 재해 주장에 삼성전자 즉각 반박나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노조원들이 지난해 5월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노조원들이 지난해 5월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의 노사문제가 쉽게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임금협상에서 큰 입장 차이를 보이면서 의견이 갈리고 있고, 업무상 재해 가능성을 제기하는 노조 보고서에 삼성전자 사측이 즉각 반박하는 등 문제가 확대되고 있다. 노사문제가 삼성전자에 새로운 리스크로 부각되는 모양새다.

삼성전자 노사는 5일 올해 임금인상률 관련 1차 조정회의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해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삼성전자는 공통인상률을 기존 2.5%에서 2.8%로 올려 노조 측에 제시했다. 개인별 성과인상률 평균 2.1%를 합치면 평균 임금인상률은 4.6% 수준이 된다. 하지만 협상권을 가진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 측은 임금인상률 8.1%를 주장하고 있다.
양측의 입장차가 상당해 노조 측은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측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한 상태다. 이에 따라 이날 진행된 1차 조정회의와 7일 2차 조정회의에 돌입하게 된다. 이 자리에서 중노위는 양측의 주장을 청취하고 수렴해 조정안을 제시하게 된다. 업계는 양측의 입장차가 상당해 조정안을 노조 측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희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임금인상률 외 다른 문제도 양측의 사이를 갈라놓고 있다. 전날 금속노조·전삼노 등이 참여하는 ‘삼성 전자계열사 노조 연대’는 ‘삼성 전자계열사 노동안전보건실태 조사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삼성전자서비스 △삼성전자판매 △삼성SDI △삼성전자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1801명을 대상으로 7개월간 조사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직원들은 최근 1년 동안 자살을 생각한 비율이 일반 인구 평균의 10배를 상회했다. 또 수면장애 비율은 일반 인구 평균인 15%를 크게 웃돈 65~77%에 달했고, 우울증 증세도 일반 인구 평균인 18.4%의 2배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수시간 만에 뉴스룸을 통해 공식 입장을 발표해 대응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삼성 전자계열사 노동안전보건실태 조사연구보고서’와 관련해 전국 금속노조와 전삼노 주장 및 보도가 명백히 사실과 다른 점이 있어 바로잡는다”면서 객관성이 담보되지 않은 방식으로 조사가 이뤄졌다고 지적하는 등 보고서 내용을 부인했다.

삼성전자는 노조 측 주장을 전면 반박했지만 노조 측 주장이 사실일 경우 보상금 문제를 비롯해 소송 등 노사문제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의 빠른 대응은 이 같은 문제를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중노위의 임금인상률 조정안 발표 시점이 노조문제가 새로운 경영리스크가 될지 판가름하는 중요 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노위의 임금인상률 조정안을 양측이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노조 측은 조합원 찬반 투표를 거쳐 합법적으로 파업이 가능하다. 실제 파업이 결행될 경우 삼성은 지난 2020년 ‘무노조 경영’을 폐지한 데 이어 창사 55년 만에 첫 파업이라는 경영상 부담을 짊어지게 된다.
노조문제 전문가는 “양측 간 견해차가 상당해 의견 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