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이날부터 오는 4월 5일까지 진행하는 쟁의행위를 위한 노조원의 찬반투표에 들어갔다. 조합원 투표 결과에 따라 삼성전자는 55년 만에 첫 파업이라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앞서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는 지난 14일 3차 중노위 조정회의를 열고 삼성전자 노사의 임금협상 중재를 시도한 바 있다. 하지만 양측 간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조정 중지는 노사 간 입장차가 커 합의점을 찾지 못할 때 중노위가 조정안을 제시하지 않고 절차를 종료하는 것이다.
특히 이날 본격적인 쟁의 찬반투표에 앞서 삼성전자 사측이 경기도 용인시 기흥 나노파크에 있는 전삼노 노조 사무실을 찾아 노조와 마지막 대화를 진행했다. 사측은 공통인상률을 2.8%에서 3%로 0.2%p 올리고, 성과인상률 2.1%를 더한 임금 5.1% 인상안 등을 최종 제시했다. 그러나 노조는 사측이 성과급 제도 개선과 재충전 휴가 등을 거절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삼노는 8.1%의 임금인상률을 요구해 왔다.
노조의 이런 무리한 요구와 중노위의 조정 중지 명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2년과 2023년에도 노조는 쟁의권을 확보한 바 있지만 파업을 하지는 않았다. 다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과거에 비해 노조의 몸집이 커졌고, 최근 성과급과 관련해 입장이 갈리고 있는 만큼 올해는 노조가 단체행동을 단행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재용 회장은 2020년 삼성전자의 무노조 경영 종식을 선언했다. 현재 삼성전자와 관련된 노조는 △삼성전자사무직노조 △삼성전자노조 동행 △전삼노 △삼성그룹 초기업 노조(초기업 노조) 등 5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전삼노는 조합원 수가 2만 명을 넘어서며 가장 큰 규모를 보이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 전체 직원 수의 16% 수준이다. 지난해 1만 명 수준이었지만 1년 만에 두 배 늘어났다. 여기에 전삼노는 사무직과 구미사업장 직원 등으로 이뤄진 1~3노조와 통합을 추진 중이어서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제는 노조가 경영 핵심 변수로 떠오를 정도로 세를 키웠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