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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시대 연 ‘LG트윈타워’ 37년 만에 새 단장…키워드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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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시대 연 ‘LG트윈타워’ 37년 만에 새 단장…키워드 ‘연결’

1년 2개월간 저층부 공용공간 리모델링, 로비~아케이드 전면 탈바꿈
구자경 명예회장‧구본무 선대회장이어 구광모 회장 근무 ‘LG의 성지’
한때 범 LG가 총수 모두 근무, ‘아름다운 이별’ 결정의 장소이기도
1980년대 초 LG트윈타워 설계한 SOM가 다시 공간 디자인 맡아

LG 직원들이 LG트윈타워 저층부 공용공간 ‘커넥트윈’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커넥트윈’의 대형 계단은 1층 로비와 지하 1층을 연결하며, 이동과 휴식의 기능을 결합한 독특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 공간은 임직원 공모를 거쳐 ‘거대한 계곡’을 의미하는 ‘그랑밸리(Grand Valley)’라 명명됐다. 사진=㈜LG이미지 확대보기
LG 직원들이 LG트윈타워 저층부 공용공간 ‘커넥트윈’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커넥트윈’의 대형 계단은 1층 로비와 지하 1층을 연결하며, 이동과 휴식의 기능을 결합한 독특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 공간은 임직원 공모를 거쳐 ‘거대한 계곡’을 의미하는 ‘그랑밸리(Grand Valley)’라 명명됐다. 사진=㈜LG
마포대교를 통해 여의도에 들어서면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 등 장승과 같이 우뚝서서 맞이해주는 명물이자, ‘쌍둥이 빌딩’이라는 애칭으로 유명한 ‘LG트윈타워’가 1987년 완공 이후 처음으로 저층부 공용공간 리모델링을 마치고 내달 1일 새롭게 태어난다.

28일 LG그룹에 따르면, LG트윈타어는 지난해 2월 리모델링이 시작된 지 1년 2개월 만에 로비와 아케이드 등 지하 1층부터 지상 5층에 해당하는 공용공간이 전면 탈바꿈했다. 이번 리모델링 대상 면적은 축구장 세 개 크기에 달한다.
LG는 새로워진 공간을 통해 임직원의 업무 효율과 일상의 만족도를 높여 ‘워크-라이프 블렌딩(Work-Life Blending, 일과 삶을 적절히 조화시켜 새로운 가치를 구현하는 라이프스타일)’이라는 LG트윈타워만의 ‘공간문화’를 창출해 나갈 계획이다.

‘LG, 여의도 시대’ 개막 연 장소


‘LG트윈타워’는 LG그룹의 가장 역동적인 역사와 함께 기업의 얼이 담겨 있는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서울역 삼주빌딩(현 메트로타워)를 본사 사옥으로 사용하던 럭키금성그룹은 여의도에 새로운 그룹 사옥을 짓기로 결정하고 1983년 6월 착공해 4년 만인 1987년 10월 20일 ‘트윈타워’ 준공식을 개최했다. 준공 당시 연건평 4만8000평에 수용인원이 1만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건물로 꾸며졌다. 준공과 동시에 럭키금성그룹 19개 계열사가 입주했다. 비슷한 시기에 준공한 여의도 63빌딩, 용산 국제빌딩(현 LS용산타워), 명동 롯데타워와 함께 서울의 새로운 명소로 등장했다.

국내 최초의 인텔리전스빌딩시스템을 갖춘 트윈타워는 당시에는 획기적인 데이터 통신 수단이었던 LAN(Local Area Network) 시스템을 통해 1200개에 달하는 단말기로 장소애 구애없아 각종 정보를 신속하게 교환.공유할 수 있는 대형전산실의 컴퓨터 용량으로 각종 정보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다.

또한 동관과 서관 사 연결구간 560평에 20여억원을 들여 로봇 레이저 신소재 등 첨단과학기술 내용을 관람객이 직접 조작하고 체험할 수 있는 전시관인 '연암사이언스홀;을 개관했다. 연암 구인회 창업회장의 호를 딴 연암사이언스홀은 민간기업이 마련한 국내 최초의 상설 과학기술전시관이다. 관람료도 무료였다. 그 시절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은 필수적으로 관람했던 추억의 장소이기도 하다.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전경.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전경. 사진=연합뉴스

‘범 LG가 아름다운 이별’ 시작과 끝 함께하다

LG트윈타워에는 구자경 명예회장(2019년 별새) 때 준공됐고, 구본무 선대회장(2018년 별세)에 이어 구광모 현 회장(2018년 취임)까지 오너 3대가 출퇴근하고 있다.

럭키금성그룹은 1994년 프로야구단 ‘LG트윈스’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 후 이듬해 구본무 선대회장이 취임하면서 그룹명과 계열사 사명을 ‘LG’로 통일했다. 1998년 책임경영제를 도입하고 2001년과 2002년에 기존 LG화학과 LG전자 법인을 ‘LGCI’와 ‘LGEI’란 지주사로 각각 출범시킨 후, 2003년에 두 회사를 합쳐 통합 지주사인 ‘㈜LG’를 출범시켰다.

LG트윈타워는 한때 ‘범 LG가’의 모든 오너 일가가 근무를 했던 곳이기도 하다. 반대로 말하면 이곳에서 ‘아름다운 이별’이라는 재계에 모범사례를 만들어냈다.

아름다운 이별은 1992년 구본무 선대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구본식 회장 가계가 희성금속을 중심으로 한 희성그룹으로 독립한 것을 시작으로 진행됐다. 1999년에는 구인회 창업회장의 동생 구철회 회장 가계가 LG화재 등을 떼어내 LIG그룹으로, 2000년에는 구인회 창업회장의 3남인 구자학 회장이 LG유통(현 GS리테일) FS사업부를 맡아 아워홈으로 독립했다.

2003년에는 구인회 창업회장의 3, 4, 5째 동생인 구태회, 구평회, 구두회 가계가 LG산전 및 LG전선 등을 중심으로 한 LS그룹을 설립해 계열분리됐으며, 2007년에는 구인호 창업회장의 차남인 구자승 회장 가계가 LG상사의 패션사업부를 맡아 LF(구 LG패션)그룹을 설립했다.

2019년에는 구본무 선대회장,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동생 구본식 회장이 희성그룹에서 계열분리해 LT그룹으로 홀로서기를 했다. 2021년에는 구본무 선대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회장이 LX그룹으로 계열분리했다. 범 LG가의 계열분리는 LG트윈타워에서 결정됐으며, 이 과정에서 어떠한 잡음을 발생하지 않았다.

LG 직원들이 LG트윈타워 저층부 공용공간 ‘커넥트윈’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커넥트윈’의 대형 계단은 1층 로비와 지하 1층을 연결하며, 이동과 휴식의 기능을 결합한 독특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 공간은 임직원 공모를 거쳐 ‘거대한 계곡’을 의미하는 ‘그랑밸리(Grand Valley)’라 명명됐다. 사진=㈜LG
LG 직원들이 LG트윈타워 저층부 공용공간 ‘커넥트윈’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커넥트윈’의 대형 계단은 1층 로비와 지하 1층을 연결하며, 이동과 휴식의 기능을 결합한 독특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 공간은 임직원 공모를 거쳐 ‘거대한 계곡’을 의미하는 ‘그랑밸리(Grand Valley)’라 명명됐다. 사진=㈜LG

새로워진 LG트윈타워 키워드는 ‘연결’·


LG는 새롭게 오픈한 LG트윈타워 저층부 공용공간을 ‘커넥트윈(Connectwin)’으로 명명했다. 이 이름은 ‘트윈타워를 연결한다’는 의미의 ‘커넥트 트윈(Connect Twin)’과 ‘성공적인 회사 생활을 위한 연결’을 의미하는 ‘커넥트 투 윈(Connect to Win)’의 중의적 의미를 갖고 있다. LG 측은 ‘커넥트윈’은 공용공간의 새 이름을 공모하는 투표에서 임직원들로부터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LG는 이번 리모델링을 통해 LG트윈타워 내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 △‘공간과 공간’ 간의 ‘연결’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사람과 사람’ 간의 연결을 위해 ‘커넥트윈’ 곳곳에 휴식 공간과 미팅 장소가 대폭 늘어났다. 동관과 서관 1층 로비에는 고객사와 미팅이 가능한 회의실이 있고, 카페도 모두 4곳이다.

‘사람과 자연’ 간의 연결 강화에도 힘썼다. 1층 로비 공간의 내부 구조를 단순화하고 지하에 동남향 천장창을 만들어 자연채광과 개방감을 더했으며, 건물 출입구 앞에는 분수와 야외 정원을 만들어 LG트윈타워를 오고 가는 사람들이 자연을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건물을 이용할 때 기존 동선의 효율성이 낮아 불편하다는 임직원들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고려해 계단과 다리 등을 새로 만들어 임직원들이 업무공간과 편의공간을 쉽게 오갈 수 있도록 ‘공간과 공간’ 간의 연결도 강화했다.

많은 사람이 지나다니는 1층 로비에서 식음시설이 위치한 지하 1층으로 연결되는 대형 계단(그랜드 스테어, Grand Stair), 동관과 서관의 각 건물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 공간을 연결하는 계단, 동관 2층과 서관 2층을 잇는 다리(트윈 브릿지, Twin Bridge)를 만들었다. 동관 2층에는 피트니스센터가, 서관 2층에는 사내부속의원, 약국, 은행 등 편의시설이 들어선다. 피트니스센터와 사내부속의원은 신규 시설에 대한 수요조사에서 임직원이 가장 선호한 시설이며, 각각 5월과 7월에 운영을 시작한다.

LG는 ‘커넥트윈’을 리모델링하며 건축 디자인 차원에서 과거와 미래의 연결에도 집중했다. 이번 공사는 1980년대 초 LG트윈타워를 설계한 미국의 건축사무소 ‘SOM(Skidmore, Owings & Merrill)’이 공간 디자인을 다시 맡아 한국적 격자무늬를 모던하게 표현한 LG트윈타워의 기존 디자인 양식을 ‘라인 앤 그리드(Line & Grid, 직선과 격자무늬)’ 컨셉으로 재해석하고 리모델링 이전의 공간이 리모델링 이후의 미래에도 잘 계승될 수 있도록 했다.

지하 1층 중심부의 한켠에서는 리모델링 이전의 바닥 타일과 새로운 바닥 타일을 동시에 보여준다. 이곳에서는 내달부터 보는 사람의 시선에 따라 하나의 그림에서 과거의 혁신과 최근의 혁신을 교차해서 보여주는 렌티큘러 작품이 전시된다. 예를 들어 1966년 금성사(현 LG전자)가 국내 최초로 선보인 흑백 TV와 현재 확고한 세계 1등의 LG 올레드 TV가 하나의 그림에 같이 담겨 있다.

LG 직원들이 LG트윈타워 지하 1층에 새로 조성된 ‘틴들(Tyndall)’에서 햇빛이 들어오는 천장을 바라보고 있다. ‘구름사이로 빛이 쏟아지는 자연 현상’을 의미하는 ‘틴들’에서는 자연채광이 천장의 창을 통해 실내를 비춘다. 사진= ㈜LG이미지 확대보기
LG 직원들이 LG트윈타워 지하 1층에 새로 조성된 ‘틴들(Tyndall)’에서 햇빛이 들어오는 천장을 바라보고 있다. ‘구름사이로 빛이 쏟아지는 자연 현상’을 의미하는 ‘틴들’에서는 자연채광이 천장의 창을 통해 실내를 비춘다. 사진= ㈜LG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채널 통해 ‘소통’ 강화


LG는 이번 리모델링 과정에 임직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리모델링을 시작하며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채널 ‘뉴트윈 소통 페이지’를 온라인에 개설해 △신규 오픈 공간 이름 공모 △입점 식당 선호도 조사 △공사 진척도 안내 △신규 공간 안내 동영상 제공 등 임직원과 소통을 이어왔다.

LG트윈타워 구내식당은 기존에는 6가지 메뉴의 급식형 식당을 중심으로 운영됐던 것에 비해 이번에는 임직원 선호도 조사를 바탕으로 푸드코트를 추가로 구성하고 외부 브랜드도 입점시켰다. LG트윈타워에서는 점심에만 한식, 중식, 일식, 양식, 분식 등 20가지가 넘는 메뉴를 제공한다. 샐러드 등 건강식과 셀프라면 코너도 마련됐다.

LG는 ‘커넥트윈’ 주요 공간에 놓일 가구와 식당의 식기 선정, 공사 기간에 발생하는 불편 사항 해결 등에도 임직원 의견을 경청했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8명의 임직원 대표 ‘비트윈(B’twin)’ 멤버들은 정기적으로 모여 회의를 열고 회사 측에 임직원의 의견을 전달하며, 건의 사항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임직원과 함께 만들어가는 ‘공간문화’


LG는 리모델링을 마친 뒤에도 LG트윈타워를 임직원의 ‘워크-라이프 블렌딩’을 위한 공간으로 지속 발전시킬 계획이다.

LG는 LG트윈타워 재개장에 맞춰 4월 2일부터 3일 동안 재즈 피아니스트 조윤성, 심규민, 강재훈 등의 공연을 열고, ‘워크-라이프 블렌딩’을 주제로 외부 강사의 특강을 진행하는 등 임직원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개최한다.

‘커넥트윈’은 임직원이 즐길 수 있는 전시 공간이기도 하다. 4월 중순에는 지난해 LG트윈스의 29년 만의 통합우승을 기념하는 ‘LG트윈스 챔피언 팝업 전시’가 계획돼 있다. 이 전시에서는 LG트윈스의 우승 트로피, 한국시리즈 MVP 오지환 선수의 글러브와 롤렉스 시계, 우승 기념주인 아와모리 소주 등을 볼 수 있다.

LG 관계자는 “새롭게 공간을 리모델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임직원들이 새로운 공간에서 만나고 경험하고 나누는 것 또한 중요하기에 ‘커넥트윈’ 오픈은 리모델링의 또 다른 시작”이라며, “새 단장을 마친 LG트윈타워는 임직원에게 단순한 일터가 아니라 ‘일하며 생활하는 공간’이고, 이 공간을 임직원과 함께 채워가며 임직원의 삶에 활기와 영감을 불어넣어 LG트윈타워만의 ‘공간문화’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LG 직원들이 LG트윈타워 동관 2층에 신규 조성된 ‘트윈 피트니스’에서 운동기구를 체험하고 있다. 최대 110명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트윈 피트니스’는 신규 시설에 대한 수요조사에서 임직원이 가장 선호한 시설로 선정됐으며, 시범 운영을 거쳐 5월 초 정식 오픈한다. 사진=㈜LG이미지 확대보기
LG 직원들이 LG트윈타워 동관 2층에 신규 조성된 ‘트윈 피트니스’에서 운동기구를 체험하고 있다. 최대 110명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트윈 피트니스’는 신규 시설에 대한 수요조사에서 임직원이 가장 선호한 시설로 선정됐으며, 시범 운영을 거쳐 5월 초 정식 오픈한다. 사진=㈜LG

LG트윈타워 전용 모바일 앱 ‘커넥트 온’도 운영


LG는 임직원에게 새로운 ‘공간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디지털 전환’에도 힘썼다. 임직원들이 업무를 하는 중에도 시설과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LG트윈타워 전용 모바일 앱 ‘커넥트 온(Connect On)’을 지난 25일 내놓았다.

내달 1일 ‘커넥트윈’ 오픈을 앞두고 임직원들은 앱을 미리 다운로드 받아 사용 방법 등을 숙지할 수 있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임직원들은 ‘커넥트 온’을 통해 LG트윈타워의 모든 식음시설에서 ‘앱 결제’를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식음시설 이용 관련 △예약 △웨이팅 등록 △음식 포장 요청 등을 할 수 있으며, △회의실 예약 △사내부속의원 예약 △통근버스 스케줄 확인 등 시설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