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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는 재계] 최태원 M&A 첫 작품 SKT ‘AI’ 시대 첨병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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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는 재계] 최태원 M&A 첫 작품 SKT ‘AI’ 시대 첨병 역할

1974년 공기업 한국이동통신 설립, 1994년 SK그룹이 인수
신세계 통신‧하나로텔레콤 인수하며 유무선 종합통신사 진화
하이닉스 인수, ‘통신·플랫폼·HW’ 아우르는 종합 ICT 기업
창립 40주년, 최 회장이 추진하는 ‘ASBB’의 핵심 역할 담당

지난 2023년 2월 27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23’ SK텔레콤(SKT) 전시관을 방문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T의 AI 반도체 ‘사피온 X220’을 들어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SK그룹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23년 2월 27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23’ SK텔레콤(SKT) 전시관을 방문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T의 AI 반도체 ‘사피온 X220’을 들어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SK그룹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회’다. 우리는 기업을 산 것이 아니라 통신사업 진출의 기회를 산 것이다. 기회를 돈만으로 따질 수는 없다.”

고(故)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은 1994년 1월. 공기업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 인수를 결정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경영권을 포함한 회사 지분 23%의 인수 금액은 4270억원. 애초 시장에서 예상했던 2000억원대에 비해 두 배는 비싼 돈이었다.
막대한 부담에 그룹 경영위원회 위원들이 검토를 요청했으나 최종현 선대회장은 10년 후의 미래를 내다봐야 한다는 지론에 따라 이를 밀어붙였다.

그는 ‘무리하지 않으면서 남이 개척하지 않는 분야에서 1등을 차지하는 경영전략’의 일환으로 1980년 유공(현 SK㈜)을 인수하며 ‘석유에서 섬유까지’ 수직계열화 목표를 완수했다.
당시 최종현 선대회장은 자동차, 가전, 중공업 등의 진출도 검토했으나 삼성과 현대, LG, 대우 등 선도 대기업이 참여해 경쟁체제가 이뤄졌으나 잠재력은 크지만, 대기업 참여가 미비했던 ‘무주공산’ 정보통신에 역량을 집중키로 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인수 7년 뒤 SK텔레콤은 연간 수익 1조원대를 기록하는 등 급성장했다. 이를 바탕으로 SK는 국내 4대 그룹 대열에 올라섰다,

1999년 12월에는 제2이동통신사업자인 ‘신세계 통신’을 합병했다. 당시 경영수업 중이던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때부터 SK그룹 총수로서 승부사 기질을 본격적으로 발휘했다. 최태원 회장은 SK그룹의 인수‧합병(M&A)은 “우리는 미래를 샀다”라는 선대 회장의 경영관을 따르고 있다. 신세계 통신 인수로 외형(가입자 수)을 키우고, 한국형 이동 통신 기술인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의 세계 최초 상용화 성공 등 기술 측면에서의 우위를 통해 글로벌 통신 거인과 겨를 수 있는 힘을 길렀다.

2007년 7월 정부가 유‧무선 결합상품 판매를 허용하자 SKT는 이듬해 국내 유선 통신 2위 사업자인 하나로텔레콤(현 SK브로드밴드, SKB)을 인수해 유무선을 아우르는 종합 통신사업자로 진화했다.

SKT는 2012년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를 인수하며 M&A 역사의 화룡점정을 찍는다. SK하이닉스 인수를 통해 SK그룹은 유무선 통신, 플랫폼 등 서비스를 포함한 소프트웨어(SW) 영역에 이어 하드웨어(HW, 반도체) 부문의 기반을 확보했다. ‘통신·플랫폼·하드웨어’를 아우르는 전 세계에서 거의 유일한 종합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면모를 갖추게 된 것이다.

SK하이닉스 인수 후 외연을 확장한 SK그룹은 삼성에 이어 국내 재계 2위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불혹(不惑, 나이 40세를 이르는 말로 세상일에 정신을 빼앗겨 갈팡질팡하거나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게 되었음을 뜻함)을 맞은 SKT는 최태원 회장이 추진하는 SK의 미래, 즉 ‘ASBB’(인공지능(AI), 반도체(Semiconductor), 배터리(Battery), 바이오(Bio))의 핵심 기업으로 역할이 커졌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와 미래 산업은 모든 분야를 하나로 묶는 연결성이 중요해졌다. 유무선 통신을 통해 연결의 중요성을 가장 많이 경험한 SKT가 가장 많은 노하우를 보유한 기업이다”며“AI를 기반으로 한 SKT의 플랫폼에 SK그룹 모든 계열사가 연결된다면 지금까지와 다른 전혀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조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KT는 회사의 모든 영역과 서비스에 AI를 접목해 세계 시장을 공략하는 ‘AI 피라미드 전략’을 추진하며 ‘글로벌 AI 컴퍼니(Global AI Company)’로 진화하고 있다. SK텔레콤과 도이치텔레콤, 이앤(e&)그룹, 싱텔그룹, 소프트뱅크 등 세계 50개국, 약 13억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글로벌텔코AI 얼라이언스(GTAA) 결성했다. 향후 텔코 특화형 LLM(통신사 특화형 거대언어모델)을 공동 개발하는 것을 시작으로 향후 글로벌 AI 시장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