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노동조합이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사무실이 있는 서울 광화문 D타워 앞에 집결했다. 이들은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진행하고 있는 고려아연 공개 매수를 규탄하며 회사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을 다짐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 노조원 약 70여명은 이날 오전 MBK파트너스 사무실이 위치한 광화문 D타워 앞에 모여 공개 매수 반대 항의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공개 매수 관련 기자간담회 개최를 예고함에 따라, 전날 밤 울산에서 서울로 올라와 집회를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려아연 노조 측은 "50년 역사를 가진 세계 최고의 비철금속제련회사인 고려아연이 기업사냥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게 회사를 빼앗기는 엄청난 위협 앞에 직면해 있다"며 "이들은 지난 50년간 근로자들의 피땀과 헌신으로 일군 고려아연을 오로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매수하려고 한다. 우리의 안정적인 일자리와 가족의 생계를 위협하는 적대적 공개매수를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인 이익만을 추구하며 건실한 기업들을 망가뜨리고 소속된 근로자와 국민들의 삶을 파괴하는 MBK파트너스는 오직 자신의 탐욕스러운 배를 더 많은 돈으로 채우기 원하는 약탈자"라며 "MBK파트너스는 이미 과거의 행태를 통해서 노동자의 권리와 생존권, 회사의 장기적인 발전, 나아가 국가 산업의 경쟁력 따위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음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또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제고를 핑계 삼아 회사를 장악한 뒤, 인력 감축, 투자 축소, 배당 이익 극대화, 그리고 외국자본에 매각하는 그야말로 국민의 삶을 좀먹고 국가의 자산을 파는 매국 자본일 뿐"이라며 "다른 회사의 고혈을 짜낸 더러운 자본으로 우리 노동자들이 지난 50년간 피땀을 흘리는 헌신으로 일군 고려아연을 착취하려는 시도는 매우 비인간적으로 파괴적인 행위"이라고 했다.
고려아연 노조 측은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 철회 선언, 고려아연 노동자와 그 가정의 생존권 위협 즉시 중단,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고려아연 노동조합과 2000명 근로자는 약탈자본 세력으로부터 회사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하고 어떠한 위협에도 굴하지 않을 것"이라며 "고려아연이 없으면 노동자도 없고, 노동자가 없으면 고려아연도 없습니다. 우리가 우리를 지킬 것입니다. 단결된 힘을 보여주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