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하반기 실적개선 전망…불확실성 줄고 파운드리 '부활'(종합)

삼성전자는 31일 2분기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공개하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실적개선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날 새벽 한미 관세협상 문제 해결로 불확실성이 줄어든 만큼 주력사업인 반도체부문에서 실적 개선을 이뤄내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올해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열고 매출 74조5663억원, 영업이익 4조6761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 수치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0.67%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55.23%가 감소한 수치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서버용 고부가 메모리 제품과 파운드리 주요 거래선에 대한 판매 확대로 전분기 대비 매출이 11% 증가했다”면서 “영업이익은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메모리 사업의 재고 자산 평가 충당금과 비메모리 사업의 대중 제재 영향에 따른 재고 충당 발생으로 전분기 대비 8000억원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스마트폰 신모델 출시 효과 감소와 TV 시장의 경쟁 심화로 전분기 대비 매출 16%, 영업이익도 1조4000억원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한 직접적인 원인으로 재고자산 충당금이 지목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주력사업인 반도체사업이 부진했다는 평가다. 업계는 특히 파운드리사업부가 이번 분기 2조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상반기에만 4조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상황은 하반기 점차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새벽 불확실성으로 지적되어 왔던 한미 관세협상이 15%로 합의되면서 불안요소가 사라졌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한미 양국간 협상 타결로 불확실성이 감소되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세부 사항들에 대한 양국 간 추가 논의 과정을 예의주시하고 이에 맞춰 대응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 동안 미국 상무부의 232조 조사과정에 직간접적으로 의견을 개진해왔다”면서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대응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미국 상무부가 이번에 합의된 한미 상호관세에서 예외됐던 반도체를 비롯해 전자와 스마트폰에 대한 품목별 관세를 8월부터 부과하겠다고 밝힌 만큼 상황이 완전히 종료된 것은 아니라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영업이익 하락의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던 파운드리사업부의 수주 소식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수주가)선단 공정 경쟁력을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매출·손익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주 테슬라로부터 약 23조원 규모의 8년5개월짜리 파운드리 계약 수주에 성공한 바 있다. 이에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테슬라의 차세대 AI6칩을 생산하게 된다.

AI6 생산을 책임지게 될 테일러 팹(Fab)에 대한 정보도 공개됐다. 삼성전자는 “테일러 팹은 2026년부터 본격 가동이 시작될 것”이라며 “적기 가동과 고객 대응을 위해 현지에서 실행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테일러팹에 대한 투자는 당초 계획대로 집행될 예정으로 내년 케펙스(설비투자) 규모는 더 늘어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삼성전자는 주력사업인 반도체사업이 하반기 더욱 성장할 것이라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D램의 비트그로스(비트 성장률)는 전분기 대비 10% 초반 성장해 가이던스를 달성했고 재고는 정상수준이하까지 감소됐다”면서 “지난분기 하락했던 평균판매가격(ASP)도 2분기부터 반등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낸드에 대해선 “서버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가이던스를 상회하는 20% 후반 수준의 비트그로스를 기록했다”면서 “재고 수준도 2개 분기 연속 대폭 감소했다”고 말했다.

하반기에는 “D램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한자릿수 후반, 낸드의 경우 비트그로스가 한자릿수 중반 증가할 것”이라 전망했다.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으로 주력제품으로 자리잡은 고대역폭메모리(HBM)에 대해선 “2분기 HBM 판매량은 전분기대비 30%수준 증가했다”면서 “HBM3E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0%후반까지 확대됐다”고 전했다. 이어 “하반기 HBM3E의 판매비중은 90%후반 수준을 상회할 것”이라면서 “HBM4는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한 상태”라고 부연했다.

삼성전자는 미래 지속성장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신사업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인수합병(M&A) 전략도 지속 전개해나간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뿐만 아니라 급변하는 글로벌 기술 트렌드에 적극 대응해 △AI 공조 △메디텔 △로봇 △전장 △핀테크 △부품 등 다양한 신성장 분야에서 후보 업체들을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